*대전KBS 5시N대세남 '감시자들' 코너에 출연한 내용입니다.(2026년 2월 10일 방송)
1.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오셨습니까?
-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우리나라 정치권은 정말 역동적이고 또 그만큼 시끄럽고 또 변화무쌍한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야당인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대표연설에 여러 가지 정책을 제안하는 가운데 올해 지방선거부터 만 16세 청소년에게도 투표권을 주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이 의견을 두고 정치권은 물론 당사자인 청소년 단체는 물론 시민의 의견도 분분한데요. 오늘은 16세 투표권의 의미와 투표권과 나이에 대한 관계에 대해서도 여러모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정치권에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은 가운데 놀랍고 어쩌면 좀 의외의 제안이 나온 것 같은데, 이런 제안을 한 이유는 뭐라고 하나요?
- 장 대표는 국회 연설에서“대한민국 청소년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사회적 판단력에 있어서 성인들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16세 이상이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직업을 가질 수 있고, 정당의 당원까지 될 수 있다.” 이어 "직업을 가질 수도 있고, 근로소득에 따른 세금도 납부한다"고 말하며 '만 16세'가 미성숙한 나이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며 선거권도 충분히 가질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3. 열여섯 살이면 생일이 지난 고등학교 1학년도 투표권을 가진다는 것이기 때문에 시민들 의견, 특히 학부모들은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 제가 이번 사안을 준비하면서 관련한 언론 기사를 찾아봤는데 모 언론사에서는 ‘16세 투표권’ 제안을 기사로 다루면서 아예 “선거권 나이를 만 16세로 하향',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투표 코너를 만들어서 기사를 읽는 시민들이 투표할 수 있게 해 놨더라고요. 물론 이 투표는 성별, 나이, 지역과 같은 것을 조율하는 정식 여론조사는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시민 의견의 한 단면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소개해 드리면 만 16세 선거권에 대해 찬성하는 비율이 11.16%이고 반대하는 비율이 88.84%로 압도적으로 반대하는 의견이 높았습니다.
기사에서 소개한 반대 이유를 살펴보면 "철없는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얘 우파래, 얘 좌파래' 하면서 싸우는 걸 상상하니 벌써 어지럽다."
"16세면 고등학교 1학년인데, 내 고1 시절을 떠올려봐도 걔한테는 투표권 못 준다"라면서 "16세가 투표하기엔 너무 미성숙하다."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반대 의견은 주로 이른 정치화로 인한 학업 방해와 선거권을 행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습니다. 사실 이런 반대 의견은 선거권이 만 18세로 하향될 때도 비슷했습니다.
장 대표는 이런 우려를 알고 있는 듯 "보수·진보 교원단체와 학부모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원칙을 확립하고, 주입식 정치교육을 엄격히 금지하는 가이드라인을 법제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출처_ⓒ한국NGO신문 (청소년-시민전국행동은국민의힘이 각 지역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점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4. 그러면 반대로 이번 16세 선거권 제안에 대해 찬성 의견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 우선 120개 단체가 모인 교육대개혁 국민운동본부와 청소년단체 '아수나로'가 지난 5일 성명을 내서 16세 선거권 하향을 실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성명에서 "장동혁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부터 선거연령을 만 16세로 낮추자고 제안했다. 그의 발언은 교육 현장의 오랜 염원을 반영한 지당한 결정"이라면서 "이것이 단순한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 않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즉각 실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했습니다. 이들은 또 "정당법상 16세 이상이면 당원 가입이 가능한 현실에서 투표권만 막아두는 것은 명백한 제도적 모순이며 권리의 반쪽을 박탈하는 처사"라고도 했습니다.
다만 이들은 단순히 선거권 연령을 낮추는 데서 그치지 말고 이번 기회를 학교에서의 민주시민교육 강화를 주장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성명에서 이들은 “16세 선거권을 실질적인 '민주시민교육'의 장으로 삼아야 한다. 학교가 이론적인 교육을 넘어 실제 삶과 직결된 정책을 토론하고 숙의하는 '살아있는 민주주의 실습장'이 되어야 한다"라면서 "16세에 부여되는 첫 투표권은 아이들이 비판적 사고를 하는 시민으로 성장하는 가장 강력한 교육적 기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이슈의 주무 부서인 최교진 교육부 장관도 찬성에 힘을 보탰습니다. 장동혁 대표의 제안 이후 최교진 장관은 인터넷 매체인 <오마이뉴스>와 만나 '선거연령 16세 하향 제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란 질문에 "그런 방향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학교에서 민주시민교육과 공정한 선거 교육이 제대로 되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지금 학교의 수준과 학생들의 상황을 봤을 때 그렇게 큰 염려를 할 필요는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5. 16세 선거권에 대한 반대와 찬성이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선거연령이 현재의 만 18세로 된 것은 언제부터인가요?
- 사실 선거권을 누가, 몇 살에 가지느냐의 역사는 곧 민주주의 발전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특권층만 가지던 참정권을 일반시민으로 확대하고, 남성들만 가지던 선거권을 여성의 오랜 투쟁 끝에 다수의 나라가 갖게 된 것도 사실 불과 1세기 전후의 일입니다.
우리나라는 잘 아시다시피 1948년 제헌의회에서 투표권을 남녀 모두 만 21세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다가 1960년에 실시된 '제5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기존 만 21세이던 선거권 연령이 만 20세로, '2005년 하반기 재보궐 선거'에서 만 19세로,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만 18세로 세 차례에 걸쳐 하향됐습니다. 우리나라가 만 19세 투표권이 있던 시기에 OECD 국가 중에 19세 이상만 투표권을 가진 나라는 단 2개 국가였는데 그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과 일본이었습니다. 일본은 1947년 이후 70여 년간 만 20세 이상을 유지하다가 2015년에 와서야 만 18세 이상으로 낮아졌습니다.
6. 그런데 18세 선거권 하향 때만 해도 투표 연령을 낮추는 것은 진보 진영의 주장이었는데 이번에는 보수정당의 대표가 투표 가능 연령을 낮추자는 의견을 제안했습니다. 어떤 배경이 있을까요?
- 앞서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나라 투표권이 20세에서 18세까지 낮추는 기간 동안 꾸준히 이 주장을 해 온 것은 진보적인 시민단체와 청소년 단체, 그리고 상대적으로 진보적 성향의 정당에서 이 주장을 해 왔습니다.
실제로 2000년대 이후 보수정당은 선거연령 하향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열린우리당의 선거연령 18세로 낮추자는 제안에 한나라당이 반대해서 19세로 후퇴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엔 18세 선거연령 하향 안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반대해, 민주당과 다른 진보정당이 법안을 처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투표 나이 하향에 대해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이 입장을 변경한 이유에는 10·20세대의 보수화 현상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이는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됩니다. 지난달 29일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발표한 '1월 연령별 정당 지지도' 조사를 보면, '18세~29세'와 '30대' 연령층의 국민의힘 지지도가 각각 22%, 25%를 차지해 전 연령대 중 가장 비율이 높았습니다.
특히 '남성 18세~29세'의 국민의힘 지지도가 31%의 수치를 보이며 17%인 더불어민주당 지지도에 비해 크게 앞서는 수치를 보였습니다. 그래서 선거권 하향에 대한 국민의힘의 태도 변화를 정치적 유불리만 따지는 '속 보이는 제안'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런데 앞서 18세 선거연령 하향을 주장했던 진보성향의 정당들도 정치적으로 유리했기 때문에 주장을 했을 것이기 때문에 별반 차이가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7. 그럼 16세 선거권을 정치적 기준이 아니라 인권 기준으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간단하게 말씀해 주시죠
- 현재 지구촌에서 16세 전면 선거권을 가진 나라는 오스트리아와 몰타, 쿠바, 니카라과 정도이고 영국, 독일, 스위스, 에스토니아는 지방선거에서만 16세 투표권을 주고 있고 대부분의 나라가 18세 투표권을 주고 있습니다.
투표권을 단지 정당의 선거 유불리로만 접근하지만 말고 학교의 민주주의 교육, 청소년의 권리 측면에서 같이 고민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현재와 같이 왜곡된 정보를 SNS, 쇼츠 영상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단지 투표권만 하향한다고 권리가 확충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장동혁 대표가 4일 선거연령을 16세로 낮추는 방안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겠다"라고 밝힌 나흘 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중앙선관위 등과 협력한 교육부의 선거 교육 계획' 등에 대해 "민주시민교육 확대, 교실의 정치화 우려스럽다"라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렇게 투표권은 줘도 되는데 선거 교육은 반대한다는 것은 어느 정치인의 비판처럼 "운전 연습은 막으면서 실제 운전부터 하자는 소리"인 것입니다.
교육과 입시, 노동, 기후위기 등 핵심 미래 의제의 당사자는 청소년입니다. 그들에게 충분한 교육과 제대로 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민주시민교육과 함께 선거권 논의가 이뤄졌으면 합니다.
*대전KBS 5시N대세남 '감시자들' 코너에 출연한 내용입니다.(2026년 2월 10일 방송)
1.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오셨습니까?
-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우리나라 정치권은 정말 역동적이고 또 그만큼 시끄럽고 또 변화무쌍한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야당인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대표연설에 여러 가지 정책을 제안하는 가운데 올해 지방선거부터 만 16세 청소년에게도 투표권을 주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이 의견을 두고 정치권은 물론 당사자인 청소년 단체는 물론 시민의 의견도 분분한데요. 오늘은 16세 투표권의 의미와 투표권과 나이에 대한 관계에 대해서도 여러모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정치권에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은 가운데 놀랍고 어쩌면 좀 의외의 제안이 나온 것 같은데, 이런 제안을 한 이유는 뭐라고 하나요?
- 장 대표는 국회 연설에서“대한민국 청소년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사회적 판단력에 있어서 성인들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16세 이상이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직업을 가질 수 있고, 정당의 당원까지 될 수 있다.” 이어 "직업을 가질 수도 있고, 근로소득에 따른 세금도 납부한다"고 말하며 '만 16세'가 미성숙한 나이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며 선거권도 충분히 가질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3. 열여섯 살이면 생일이 지난 고등학교 1학년도 투표권을 가진다는 것이기 때문에 시민들 의견, 특히 학부모들은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 제가 이번 사안을 준비하면서 관련한 언론 기사를 찾아봤는데 모 언론사에서는 ‘16세 투표권’ 제안을 기사로 다루면서 아예 “선거권 나이를 만 16세로 하향',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투표 코너를 만들어서 기사를 읽는 시민들이 투표할 수 있게 해 놨더라고요. 물론 이 투표는 성별, 나이, 지역과 같은 것을 조율하는 정식 여론조사는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시민 의견의 한 단면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소개해 드리면 만 16세 선거권에 대해 찬성하는 비율이 11.16%이고 반대하는 비율이 88.84%로 압도적으로 반대하는 의견이 높았습니다.
기사에서 소개한 반대 이유를 살펴보면 "철없는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얘 우파래, 얘 좌파래' 하면서 싸우는 걸 상상하니 벌써 어지럽다."
"16세면 고등학교 1학년인데, 내 고1 시절을 떠올려봐도 걔한테는 투표권 못 준다"라면서 "16세가 투표하기엔 너무 미성숙하다."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반대 의견은 주로 이른 정치화로 인한 학업 방해와 선거권을 행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습니다. 사실 이런 반대 의견은 선거권이 만 18세로 하향될 때도 비슷했습니다.
장 대표는 이런 우려를 알고 있는 듯 "보수·진보 교원단체와 학부모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원칙을 확립하고, 주입식 정치교육을 엄격히 금지하는 가이드라인을 법제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출처_ⓒ한국NGO신문 (청소년-시민전국행동은국민의힘이 각 지역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점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4. 그러면 반대로 이번 16세 선거권 제안에 대해 찬성 의견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 우선 120개 단체가 모인 교육대개혁 국민운동본부와 청소년단체 '아수나로'가 지난 5일 성명을 내서 16세 선거권 하향을 실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성명에서 "장동혁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부터 선거연령을 만 16세로 낮추자고 제안했다. 그의 발언은 교육 현장의 오랜 염원을 반영한 지당한 결정"이라면서 "이것이 단순한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 않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즉각 실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했습니다. 이들은 또 "정당법상 16세 이상이면 당원 가입이 가능한 현실에서 투표권만 막아두는 것은 명백한 제도적 모순이며 권리의 반쪽을 박탈하는 처사"라고도 했습니다.
다만 이들은 단순히 선거권 연령을 낮추는 데서 그치지 말고 이번 기회를 학교에서의 민주시민교육 강화를 주장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성명에서 이들은 “16세 선거권을 실질적인 '민주시민교육'의 장으로 삼아야 한다. 학교가 이론적인 교육을 넘어 실제 삶과 직결된 정책을 토론하고 숙의하는 '살아있는 민주주의 실습장'이 되어야 한다"라면서 "16세에 부여되는 첫 투표권은 아이들이 비판적 사고를 하는 시민으로 성장하는 가장 강력한 교육적 기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이슈의 주무 부서인 최교진 교육부 장관도 찬성에 힘을 보탰습니다. 장동혁 대표의 제안 이후 최교진 장관은 인터넷 매체인 <오마이뉴스>와 만나 '선거연령 16세 하향 제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란 질문에 "그런 방향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학교에서 민주시민교육과 공정한 선거 교육이 제대로 되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지금 학교의 수준과 학생들의 상황을 봤을 때 그렇게 큰 염려를 할 필요는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5. 16세 선거권에 대한 반대와 찬성이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선거연령이 현재의 만 18세로 된 것은 언제부터인가요?
- 사실 선거권을 누가, 몇 살에 가지느냐의 역사는 곧 민주주의 발전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특권층만 가지던 참정권을 일반시민으로 확대하고, 남성들만 가지던 선거권을 여성의 오랜 투쟁 끝에 다수의 나라가 갖게 된 것도 사실 불과 1세기 전후의 일입니다.
우리나라는 잘 아시다시피 1948년 제헌의회에서 투표권을 남녀 모두 만 21세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다가 1960년에 실시된 '제5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기존 만 21세이던 선거권 연령이 만 20세로, '2005년 하반기 재보궐 선거'에서 만 19세로,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만 18세로 세 차례에 걸쳐 하향됐습니다. 우리나라가 만 19세 투표권이 있던 시기에 OECD 국가 중에 19세 이상만 투표권을 가진 나라는 단 2개 국가였는데 그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과 일본이었습니다. 일본은 1947년 이후 70여 년간 만 20세 이상을 유지하다가 2015년에 와서야 만 18세 이상으로 낮아졌습니다.
6. 그런데 18세 선거권 하향 때만 해도 투표 연령을 낮추는 것은 진보 진영의 주장이었는데 이번에는 보수정당의 대표가 투표 가능 연령을 낮추자는 의견을 제안했습니다. 어떤 배경이 있을까요?
- 앞서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나라 투표권이 20세에서 18세까지 낮추는 기간 동안 꾸준히 이 주장을 해 온 것은 진보적인 시민단체와 청소년 단체, 그리고 상대적으로 진보적 성향의 정당에서 이 주장을 해 왔습니다.
실제로 2000년대 이후 보수정당은 선거연령 하향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열린우리당의 선거연령 18세로 낮추자는 제안에 한나라당이 반대해서 19세로 후퇴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엔 18세 선거연령 하향 안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반대해, 민주당과 다른 진보정당이 법안을 처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투표 나이 하향에 대해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이 입장을 변경한 이유에는 10·20세대의 보수화 현상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이는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됩니다. 지난달 29일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발표한 '1월 연령별 정당 지지도' 조사를 보면, '18세~29세'와 '30대' 연령층의 국민의힘 지지도가 각각 22%, 25%를 차지해 전 연령대 중 가장 비율이 높았습니다.
특히 '남성 18세~29세'의 국민의힘 지지도가 31%의 수치를 보이며 17%인 더불어민주당 지지도에 비해 크게 앞서는 수치를 보였습니다. 그래서 선거권 하향에 대한 국민의힘의 태도 변화를 정치적 유불리만 따지는 '속 보이는 제안'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런데 앞서 18세 선거연령 하향을 주장했던 진보성향의 정당들도 정치적으로 유리했기 때문에 주장을 했을 것이기 때문에 별반 차이가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7. 그럼 16세 선거권을 정치적 기준이 아니라 인권 기준으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간단하게 말씀해 주시죠
- 현재 지구촌에서 16세 전면 선거권을 가진 나라는 오스트리아와 몰타, 쿠바, 니카라과 정도이고 영국, 독일, 스위스, 에스토니아는 지방선거에서만 16세 투표권을 주고 있고 대부분의 나라가 18세 투표권을 주고 있습니다.
투표권을 단지 정당의 선거 유불리로만 접근하지만 말고 학교의 민주주의 교육, 청소년의 권리 측면에서 같이 고민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현재와 같이 왜곡된 정보를 SNS, 쇼츠 영상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단지 투표권만 하향한다고 권리가 확충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장동혁 대표가 4일 선거연령을 16세로 낮추는 방안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겠다"라고 밝힌 나흘 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중앙선관위 등과 협력한 교육부의 선거 교육 계획' 등에 대해 "민주시민교육 확대, 교실의 정치화 우려스럽다"라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렇게 투표권은 줘도 되는데 선거 교육은 반대한다는 것은 어느 정치인의 비판처럼 "운전 연습은 막으면서 실제 운전부터 하자는 소리"인 것입니다.
교육과 입시, 노동, 기후위기 등 핵심 미래 의제의 당사자는 청소년입니다. 그들에게 충분한 교육과 제대로 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민주시민교육과 함께 선거권 논의가 이뤄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