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레터_343호]인권교육, 가장 약한 존재의 곁에 설 때 교육은 비로소 완성된다

관리자
2026-07-30

소소레터 343호
(2026. 6. 18. 목)

[칼럼]
: 전인권_인권교육, 가장 약한 존재의 곁에 설 때 교육은 비로소 완성된다(양해림)
: 인권만사_황산이 지운 얼굴(이채민)
[신청] 2026 충청권 영화로 보는 인권
[안내] 6월 하필왈리 모임_유령의 시간(김이정 저)
[하필왈리의 시선] 게걸음으로(이상재)
[인권칼럼]
 1  전인권
인권교육, 가장 약한 존재의 곁에 설 때 교육은 비로소 완성된다
글_양해림(충남대 철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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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15일 대전시민사회 단체인 대전인권행동은 성광진 대전 민주·진보교육감 후보와 「대전 인권친화 학교 만들기 정책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 인권정책 협약은 단순한 정책 제안이나 선거 공약의 차원을 넘어, 대전의 모든 학교 구성원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권리를 존중받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약속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오늘날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이 아니다. 학교는 민주주의와 인권, 평등과 연대의 가치를 배우고 실천하는 삶의 공동체여야 한다. 교육의 목적 역시 단순히 높은 성적과 좋은 대학 진학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데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협약은 입시와 서열 중심 교육을 넘어 인간다운 교육의 방향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다.
지난 인권정책 협약에는 학생 인권 보장, 학교 노동자의 노동권과 자치권 보장, 장애학생이 소외되지 않는 책임교육과 통합교육 실현 등이 주요 과제로 담겨 있다. 특히 장애학생 인권 보장을 위해 ▲과밀·중증 특수학급 1교실 2교사제 실시 ▲통합학급 정원 감축 및 협력지원교사 배치 ▲특수학교 및 특수교육지원센터 행동지원 전담부서 설치 ▲특수교육 운영협의회 정례화 등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정책들이 포함되어 있다.
사실상 교육의 수준은 가장 우수한 학생이 아니라 가장 어려운 처지에 놓인 학생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의해 평가된다. 장애학생과 학습지원이 필요한 학생,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이 학교에서 차별받지 않고 자신의 가능성을 꽃피울 수 있을 때 비로소 교육은 공정해지고 사회는 더 정의로워질 수 있다.
정치 철학자 존 롤즈(John Rawls)는『정의론』에서 한 사회의 정의로움은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에 의해 판단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가장 뛰어난 학생 몇 명을 성공시키는 교육보다 가장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이 더 정의로운 교육이다. 교육의 진정한 가치는..
 2  인권만사

황산이 지운 얼굴

글_이채민(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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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리 유누스 테러 사건과 인도네시아의 민주주의 

인구가 1억이 넘는 인도네시아다. 매일이 뉴스로 가득찬 가운데 그냥  지나칠 수만은 없는 소식들. 지난 2026년 3월 12일 밤 11시 37분, 자카르타 살렘바 거리에서 한 오토바이가 27살 청년에게 황산을 끼얹고 달아났다. 그 청년의 이름은 안드리 유누스(Andrie Yunus). 인도네시아 실종자 및 폭력 피해자 위원회, 즉 콘트라스(KontraS)¹의 대외담당 부조정관이다.

그는 그날 밤 자카르타 한 사무실에서 '인도네시아의 재군사화와 사법 심사'에 관한 팟캐스트 녹음을 마치고 오토바이를 몰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CCTV 영상에는 가해자들이 그가 사무실에 있던 오후 8시 40분부터 이미 미행을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얼굴, 눈, 가슴, 양손. 신체의 20퍼센트에 황산 화상을 입었다. 특히 오른쪽 눈은 빛을 인식하는 수준에 그치며, 정상 기능 회복이 불가능한 영구 장애로 확정됐다.²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나 익숙함을 느꼈다. 많은 이들의 희생과 저항으로 힘들게 쌓아온 민주주의도 한순간에 얼마나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 확인했기 때문이다. 안드리가 비판해왔던 것은 명확하다. 2025년 3월, 인도네시아 의회는 현역 군인이 14개 민간 국가기관 직위를 겸직할 수 있도록 군법을 개정했다.³ 수하르토 독재 시절로의 회귀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쏟아졌고, 안드리는 그 중심에 있었다. 그는 2025년 8월 전국 시위 당시 경찰과 군의 과잉 진압을 조사한 독립 진상조사위원회(KPF)의 일원이기도 했다. 범행 3일 전부터 정체불명의 전화가 반복됐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 소지품은 아무것도 없어지지 않았다. 강도가 아닌 것이다. 이 사건으로 군 정보기관인 BAIS(전략정보국) 소속 대위 1명과 중위 2명, 하사관 1명이 체포됐다. 안드리의 법률팀이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사건과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는 인물 16명이 추가로 추정됐다. 이 조직적 규모는 단순한 범행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기억해야 할 이름 — 문이르 (인도네시아 인권 탄압의 역사) 

안드리 유누스가 활동하는 콘트라스(KontraS). 이 조직의 공동 창립자는 바로 문이르 사이드 탈리브(Munir Said Thalib)다. 20여년 전인 2004년 9월 7일, 그는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교 국제인권법 석사 과정을 밟으러 가는 길이었다. 자카르타에서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는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기 안에서, 38세의 그는 조용히 숨을 거뒀다. 네덜란드 법의학연구소 부검 결과 사인은 비소 중독. 누군가 그의 음식에 독을 탄 것이다. 범인은 가루다 항공 부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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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하필왈리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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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왈리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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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이상재(대전충남인권연대 사무국장)

이 책은 1945년 1월 독일 피란민 9,000여 명을 태우고 항해 중이던 구스톨로프호가 소련 잠수함이 발사한 어뢰 세 발을 맞고 침몰하면서 여성과 어린이 대부분이 사망하고 1,000여 명 만이 살아남은 사건을 다룬 소설이다.

아무리 전쟁 중이지만 수천 명의 민간인이 죽은 사건이라면 한 번쯤 문학에서 다뤄졌어도 이상할 것이 없을 것 같은데 이른바 ‘구스톨로프호’ 사건을 다룬 이 소설을 출판사에서는 ‘독일 문단에서 금기시되었던 피란선 구스틀로프호 침몰 사건’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왜 금기였을까? 

2차 세계대전 동안 독일은 유대인과 소수자, 반체제 인사들을 전쟁터가 아닌 수용소와 후방에서 1.000만 명 넘게 살해하는 반인도적 범죄를 저질렀다. 이로 인한 전후 독일 정부와 정치권의 공식적인 입장은 ‘사과와 참회’였다. 이를 반대하고 나치를 지지하는 소수의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독일 정부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여전히 사과하는 중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노벨상 수상 작가인 세계적인 소설가 귄터 그라스가 독일 민간인 수천 명이 사망한 구스톨로프호 사건을 다룬 소설을 발표했으니, 당시의 충격과 논란은 이해되고 남음이 있다.

그러한 논란을 예견한 것인지 귄터 그라스는 책의 제목처럼 소설의 진행을 ‘게걸음’처럼 옆으로 가고, 느릿하게 가거나, 혹은 멈추면서 역사를 한쪽 면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사건과 개인의 삶도 충분히 주시하도록 주문한다.

이를 위해서 소설은 현재와 과거를 수시로 넘나들고 등장인물도 각자의 처지에 맞추어 최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끌고 간다. 

소설을 주로 이끄는 '나’라는 화자는 귄터 그라스로 지칭되는 ‘그 노인’, ‘고용주’, ‘그’에게 구스틀로프호 침몰을 조사할 것을 주문받는다. ‘나’의 어머니는 구스틀로프호가 침몰할 때 만삭이었는데 구조되자마자 ‘나’를 낳는다. 당연히 어머니는 구스틀로프호를 침몰시킨 소련에 적대적이고 구스톨로프호 침몰의 진상규명에 대해 적극적이다. 

또한 ‘나’의 아들 10대인 ‘콘라트’는 할머니의 영향으로 구스틀로프호 사건에 집착하고 홈페이지까지 운영하는 신나치즘 신봉주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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