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레터_341호]"나의 할아버지는 죄인이 아닙니다" 조롱받는 역사를 위한 변론 75년의 침묵을 깬 청년의 고백, 이제 ‘법’이 응답할 차례

관리자
2026-05-21

소소레터 341호
(2026. 4. 16. 목)
[칼럼]전인권_"나의 할아버지는 죄인이 아닙니다"
                  조롱받는 역사를 위한 변론(심규상)
[칼럼]인권만사_공영동물원 오월드의 전환이 필요하다(박은영)
[안내] 5월 하필왈리 모임_게걸음으로(귄터 그라스)
[하필왈리의 시선]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구자현)
[인권칼럼]
 1  전인권
"나의 할아버지는 죄인이 아닙니다" 조롱받는 역사를 위한 변론
75년의 침묵을 깬 청년의 고백, 이제 ‘법’이 응답할 차례
글_심규상(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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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잡혀가 물고문을 받은 적은 있지만, 그 외엔 별다른 피해가 없었습니다."
지난 2일, 제주시청 앞 '4·3 특별법 개정 촉구 유족·시민 결의대회' 발언대에 시민대표로 선 청년 양희주 씨의 담담한 고백에 청중은 고개를 끄덕이며 깊은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수만 명의 목숨이 사라진 비극의 땅에서, '고문' 정도는 사소한 일로 치부됐던 제주 사람들의 비극이 그 문장 안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몇 년 전에서야 평생 침묵했던 외할아버지가 과거 목포 형무소에서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수형인이었다는 걸 알게 된 겁니다. 외할아버지도, 부모도 연좌제의 굴레를 피하기 위해 팔 남매 자식들에게조차 철저히 과거를 숨겼던 겁니다.
이 청년은 이날 "할아버지가 '숨겨야 할 죄인'이 아닌, 늦었지만 '국가폭력의 피해자'로 명예를 회복했다는 사실이 다행스러우면서도, 그 오랜 세월 말 한마디 못 했던 삶이 너무도 아프다"고 토로했습니다.
내후년이면 제주에서 4·3 항쟁이 일어난 지 80주년이 됩니다. 하지만 4·3 추념일 때마다 행사장 주변에서 제주의 비극을 주도했던 '서북청년단' 이름을 그대로 내걸고 극우 세력의 집회가 열립니다. 단순한 정치적 의사 표현이 아닙니다. '4·3은 폭동'이라 외치며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습니다. 피켓 대신 스마트폰을 들고 중계합니다.
내후년이면 제주에서 4·3 항쟁이 일어난 지 80주년이 됩니다. 하지만 4·3 추념일 때마다 행사장 주변에서 제주의 비극을 주도했던 '서북청년단' 이름을 그대로 내걸고 극우 세력의 집회가 열립니다. 단순한 정치적 의사 표현이 아닙니다. '4·3은 폭동'이라 외치며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습니다. 피켓 대신 스마트폰을 들고 중계합니다.
 2  인권만사
공영동물원 오월드의 전환이 필요하다
글_박은영(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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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오월드에 살던 늑대 '늑구'의 탈출로 떠들썩하다. 지난 4월 8일 오전 9시 18분쯤 철조망 밑 흙을 파서 밖으로 나간 늑구의 행방을 지금까지 수색 중이다. 지난 9일 오전 1시 30분경 열화상 카메라에 잡힌 이후 확실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늑대의 경우 땅을 파는 종 특성을 고려해서 울타리를 땅속 깊이 박아 설치했어야 하는데, 땅을 파서 헐거운 울타리 틈을 파서 나왔다는 것을 보면 종 특성을 반영한 충분한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을 확률이 크다.  동물들을 돌볼 충분한 인력이 투입되었는지도 의문이다. 지난 2025년 6월, 대전충남녹색연합이 정보공개청구로 받아본 자료에 의하면 곰사, 늑대 사파리 등 6개의 사육장을 5명의 사육사가 담당하고 있었다. 이렇게 적은 인원이 많은 동물을 돌보는 것도 현실적인 어려움이었을 것이다.
 결국 이번 사건은 지난 2018년 퓨마 뽀롱이 사건 이후에도 종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부실한 시설과 적은 인원의 고강도 노동 등이 복합적으로 엮여서 일어난 구조적 문제로 보인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뽀롱이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살아서 돌아오길 바라는 시민들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대전 오월드를 관리하는 대전도시공사(이하 도시공사)는 3,300억을 투입해 ‘오월드 재창조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오월드를 국내 대표 테마파크 수준으로 만들겠다며, 기존 버드랜드 부지에 초대형 롤러코스터 4기 등을 설치하고, 늑대사파리와 연계한 글램핑장과 워터파크 설치, 사파리 면적 확대 등 체험형 관광시설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또한 보문산과 오월드 등을 잇는 케이블카와 모노레일 등 관광 교통수단을 만들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늑구의 탈출을 보며 도시공사가 '늑대사파리와 연계해 글램핑장과 워터파크'를 하겠다던 계획을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늑대사 관리조차 부실한데 그 옆에 시민들이 이용하는 시설을 만들겠다니 전국적으로 망신이 아닐 수 없다.
 대전오월드는 공영동물원이다. 공영동물원은......
[5월 하필왈리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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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왈리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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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구자현(하필왈리 회원)


저는 영화 "타짜"(2006, 최동훈)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구렁텅이에 떨어진 주인공이 재야의 은둔고수 스승을 만나 절차탁마하여 성공한 후에 외나무다리에서 스승의 원수이자 최고수를 만나 끝내 스승의 복수를 해낸다는 무협지적인 플롯 이면에, 90년대 초중반 특유의 세기말 분위기에서 열정과 쾌락의 끝까지 몸을 담갔다가 끝내 아무런 의미를 찾지 못하는 주인공 '고니'의 쓸쓸함이 묻어나는 매력적인 영화지요. 고니는 '아귀'와의 마지막 한 판 승부를 앞두고 돌아오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직감한 채, 여자친구에게 다시 돌아올 수 있다면 그 때는 너와의 의리를 지키겠다는 음성 메시지를 남깁니다.
여기 시대의 풍파를 두 번이나 온 몸으로 받아내며 한평생을 의리로 함께 한 커플이 있습니다. 이들은 법적으로 완벽한 부부이면서도, 두 달 가까운 피난선 생활에서 커플들에게 주어지는 호의인 은밀한 공간에서 아무 짓도 하지 않고 다른 남자 얘기만 합니다. 긴 결혼생활동안 각자 한 번씩은 외도를 하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이들은 진짜 사랑했었다는걸 느끼게 됩니다. 어떤 관계인 걸까요? 이사벨 아옌데의 소설 "바다의 긴 꽃잎"입니다.
소설은 20세기 초중반 이념대립의 최전선이었던 스페인 내전 한복판에서 시작합니다. 당시 스페인은 공산주의·사회주의·아나키즘의 불안한 동맹으로 이루어진 공화파 정권을, 왕당파와 보수 가톨릭의 지지를 등에 업은 군부가 전복시키려는 시도 아래 내전이 벌어졌습니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같은 편인줄 알았던 이들끼리 분열하여 총구를 겨누기도 하고, 민간인 학살과 같은 잔학한 전쟁범죄가 진영과 무관하게 벌어지는 모습은 "카탈로니아 찬가"(조지 오웰, 1938)에서도 잘 묘사됩니다. 주인공 '빅토르 달마우'는 의대생으로 의료 지원 업무를 맡아 전장에 있으면서, 시체와 부상병 사이에서 그리고 인간성 상실의 장에서 점점 스스로를 잃어갑니다.
또 다른 주인공 '로세르 브루게라'는 강인한 사람입니다. 빅토르의 동생 '기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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