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 안선영(장곡중 교감)
지난달 2022년 출생아 수가 여기저기 채널의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내용의 핵심은 25만 명이 무너졌고 저출산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올해 교대가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 교대는 공부를 아주 잘해야 갈 수 있었고 인기도 꽤 높았던 곳이다. 그런데 학생들이 지원을 꺼리고 있다. 올해 교대에 입학한 사람이 졸업 후 바로 임용이 된다면 2027년에 초등학교 교사가 된다. 2027년 초등학교 입학생은 현재 초등학교 1학년 학생보다 10만 명이 적다. 초등 전체 인원도 약 4분의 1이 줄어드니 학급당 인원을 그대로 둔다는 전제로 교원도 그만큼 줄어야 한다. 이미 교사 1인당 학생 수도 OECD 평균과 비슷해(2018 OECD 교육지표) 학생 수 감소는 교원 수 감소와 직결된다. 교대를 졸업해도 신규임용이 없을 거라는 우려가 교대 지원을 꺼리게 만든 것이다. 올해는 병설유치원들을 몰아서 하나로 운영하는 곳들도 많다.
전문대를 포함하여 전국에 336개의 대학, 13,000여 개의 초·중등학교를 채울 ‘사람’이 없다. 10년 새에 출생아 수가 반으로 줄었고 앞으로 10년은 점점 더 상황이 악화할 거라고들 한다. 인구감소의 문제가 하나둘이 아니겠지만 비어가는 학교 공간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교육부가 2023 주요업무 계획으로 학교시설 복합화를 발표했다. 전 정부에서부터 추진해왔던 것을 이번 정부에서는 규제 완화 등을 포함하여 더 강력하게 추진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학교를 지역에 개방하여 함께 사용하는 사례는 이미 많이 있다. 경상남도교육청은 창원의 남중과 여중을 하나로 통·폐합하고 남은 학교를 행복마을학교로 만들었다. 폐교를 활용한 마을복합문화공간 탄생으로 지역사회의 학습장 역할을 하고 있다. 체육관은 지혜의 바다라는 도서관이 되었고 전국에서 벤치마킹을 올만큼 명성이 자자하다. 이렇게 인근의 학교를 통폐합 하거나 학생 수가 반으로 줄어 쓰지 않는 교사동 하나를 내어 놓는 경우 등 비어가는 학교를 지역사회가 함께 사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학교시설 복합화다. 반대로 신도시 개발로 학생이 몰려 특별실 등이 부족한 곳은 학교복합시설을 새로 지어 학생과 지역주민이 함께 사용할 수도 있다.
우리 학교도 신도시 개발로 학생 수가 늘어 인가 학급 수 보다 많은 학급이 운영되고 있다. 공간은 없고 아파트는 계속 올라가니 할 수 없이 급당 학생 수를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교실은 덩치 큰 고등학생들에게 너무 비좁고 과학실, 동아리실 등 특별실도 없으니 학교생활이 괴롭다. 이런저런 문제도 해결하고 편의 시설이 전혀 없는 동네 사정도 생각해 교육부의 학교시설복합화 발표가 매우 반가운 상황이다. 수영장, 체육관, 학생들이 제일 좋아하는 거울방(댄스실), 노래하고 악기 연주할 수 있는 밴드실, 뒹굴거리며 책 읽을 수 있는 뒹굴방, 늦게까지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는 쾌적한 스터디카페, 공연장... 학생들의 천국이요 동시에 지역 주민들도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문화예술 터로 활용할 공간을 만들고 싶어 교육 주체들이 모여 국회의원 면담을 요청했다. 다행히 지역의 국회의원과 도의원도 긍정적으로 반응했고 이런 계획이 발표돼도 선뜻 나서는 학교가 없어 학교 설득이 관건이었는데 학교가 먼저 손을 들어줘서 감사하다는 인사까지 들었다. 하지만 넘어야 할 큰 산이 있어 마음이 무겁다.
전 정부에서 추진했던 그린스마트미래학교는 40년 이상 된 노후 건물을 개축 또는 리모델링하는 사업이다. 인근 초등학교에서 신청을 하려 했지만 학부모들의 반대로 결국 무산되는 일이 있었다. 내 아이가 다니는 동안엔 절대 한 삽도 뜰 수 없다는 학부모들의 저항을 넘지 못한 것이다. 이런 논리라면 학교엔 늘 내 아이가 있는데 도대체 언제 무너져가는 학교를 손 볼 수 있단 말인가? 물론 학부모들의 우려를 경청하고 문제를 최소화하는 노력은 당연한 일이다. 지금 공사하면 내 아이는 공사로 인한 피해만 보고 정작 새로운 시설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논리로 선동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특히 학교 복합시설은 졸업 후 청년이 되어서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인데 장기적인 안목으로 마음을 모아 주었으면 좋겠다.
체육 시간에, 방과 후에, 주말에, 방학에 여러 개의 댄스실에서 K-댄서들이 재능을 불태우고, 스터디카페에선 하고 싶은 공부 실컷 하는 장면, 동네 사람들 수영하고 배드민턴 치며 가까워지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신나고 설렌다. 인구 절감의 시대, 학교의 역할이 무엇인지 앞으로 학교는 어떠한 모습이어야 하는지 생각해 본다.

글_ 안선영(장곡중 교감)
지난달 2022년 출생아 수가 여기저기 채널의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내용의 핵심은 25만 명이 무너졌고 저출산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올해 교대가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 교대는 공부를 아주 잘해야 갈 수 있었고 인기도 꽤 높았던 곳이다. 그런데 학생들이 지원을 꺼리고 있다. 올해 교대에 입학한 사람이 졸업 후 바로 임용이 된다면 2027년에 초등학교 교사가 된다. 2027년 초등학교 입학생은 현재 초등학교 1학년 학생보다 10만 명이 적다. 초등 전체 인원도 약 4분의 1이 줄어드니 학급당 인원을 그대로 둔다는 전제로 교원도 그만큼 줄어야 한다. 이미 교사 1인당 학생 수도 OECD 평균과 비슷해(2018 OECD 교육지표) 학생 수 감소는 교원 수 감소와 직결된다. 교대를 졸업해도 신규임용이 없을 거라는 우려가 교대 지원을 꺼리게 만든 것이다. 올해는 병설유치원들을 몰아서 하나로 운영하는 곳들도 많다.
전문대를 포함하여 전국에 336개의 대학, 13,000여 개의 초·중등학교를 채울 ‘사람’이 없다. 10년 새에 출생아 수가 반으로 줄었고 앞으로 10년은 점점 더 상황이 악화할 거라고들 한다. 인구감소의 문제가 하나둘이 아니겠지만 비어가는 학교 공간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교육부가 2023 주요업무 계획으로 학교시설 복합화를 발표했다. 전 정부에서부터 추진해왔던 것을 이번 정부에서는 규제 완화 등을 포함하여 더 강력하게 추진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학교를 지역에 개방하여 함께 사용하는 사례는 이미 많이 있다. 경상남도교육청은 창원의 남중과 여중을 하나로 통·폐합하고 남은 학교를 행복마을학교로 만들었다. 폐교를 활용한 마을복합문화공간 탄생으로 지역사회의 학습장 역할을 하고 있다. 체육관은 지혜의 바다라는 도서관이 되었고 전국에서 벤치마킹을 올만큼 명성이 자자하다. 이렇게 인근의 학교를 통폐합 하거나 학생 수가 반으로 줄어 쓰지 않는 교사동 하나를 내어 놓는 경우 등 비어가는 학교를 지역사회가 함께 사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학교시설 복합화다. 반대로 신도시 개발로 학생이 몰려 특별실 등이 부족한 곳은 학교복합시설을 새로 지어 학생과 지역주민이 함께 사용할 수도 있다.
우리 학교도 신도시 개발로 학생 수가 늘어 인가 학급 수 보다 많은 학급이 운영되고 있다. 공간은 없고 아파트는 계속 올라가니 할 수 없이 급당 학생 수를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교실은 덩치 큰 고등학생들에게 너무 비좁고 과학실, 동아리실 등 특별실도 없으니 학교생활이 괴롭다. 이런저런 문제도 해결하고 편의 시설이 전혀 없는 동네 사정도 생각해 교육부의 학교시설복합화 발표가 매우 반가운 상황이다. 수영장, 체육관, 학생들이 제일 좋아하는 거울방(댄스실), 노래하고 악기 연주할 수 있는 밴드실, 뒹굴거리며 책 읽을 수 있는 뒹굴방, 늦게까지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는 쾌적한 스터디카페, 공연장... 학생들의 천국이요 동시에 지역 주민들도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문화예술 터로 활용할 공간을 만들고 싶어 교육 주체들이 모여 국회의원 면담을 요청했다. 다행히 지역의 국회의원과 도의원도 긍정적으로 반응했고 이런 계획이 발표돼도 선뜻 나서는 학교가 없어 학교 설득이 관건이었는데 학교가 먼저 손을 들어줘서 감사하다는 인사까지 들었다. 하지만 넘어야 할 큰 산이 있어 마음이 무겁다.
전 정부에서 추진했던 그린스마트미래학교는 40년 이상 된 노후 건물을 개축 또는 리모델링하는 사업이다. 인근 초등학교에서 신청을 하려 했지만 학부모들의 반대로 결국 무산되는 일이 있었다. 내 아이가 다니는 동안엔 절대 한 삽도 뜰 수 없다는 학부모들의 저항을 넘지 못한 것이다. 이런 논리라면 학교엔 늘 내 아이가 있는데 도대체 언제 무너져가는 학교를 손 볼 수 있단 말인가? 물론 학부모들의 우려를 경청하고 문제를 최소화하는 노력은 당연한 일이다. 지금 공사하면 내 아이는 공사로 인한 피해만 보고 정작 새로운 시설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논리로 선동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특히 학교 복합시설은 졸업 후 청년이 되어서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인데 장기적인 안목으로 마음을 모아 주었으면 좋겠다.
체육 시간에, 방과 후에, 주말에, 방학에 여러 개의 댄스실에서 K-댄서들이 재능을 불태우고, 스터디카페에선 하고 싶은 공부 실컷 하는 장면, 동네 사람들 수영하고 배드민턴 치며 가까워지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신나고 설렌다. 인구 절감의 시대, 학교의 역할이 무엇인지 앞으로 학교는 어떠한 모습이어야 하는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