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사단법인 토닥토닥 이사장), 박은영(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오임술(민주노총 대전본부 노동안전국장), 
이채민(KOICA 해외봉사단 코디네이터), 임병안(중도일보 기자), 안선영(군포중학교 교장)님과 같은 
지역의 현장 활동가들이 생활하면서 느끼는 인권현안에 대해 2주에 한 번씩 기고하는 칼럼입니다.

경계인이 본 태국정치 2 - 같은 듯 다른 듯

관리자
2023-07-26

글_이채민(KOICA 해외봉사단 코디네이터)

출처_KBS '세계는 지금' -최연소 총리 선출 불발, 태국의 미래는? (KBS_319회_2023.07.22.방송)


모두의 예상을 깨고 단연 이번 태국 총선의 주인공은 의심할 여지없이 행동전진당(이하 전진당)의 피타 림짜른랏 대표(이하 피타)다. 행동전진당은 사회민주주주의, 진보주의 등을 표방하며 군사독재, 왕실 개혁을 주장해왔다.


2020년 2월 20일 신미래당이 태국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된 이후 신미래당 소속 의원 중 일부가 전진당으로 이적하여 사실상 전진당은 신미래당의 재창당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신미래당 출신 의원이 바로 피타다. 그는 '하버드대 출신 40대 기수'로 이미 태국 사회에서는 유명인사로 이번 총선에서 태국 국민들을 줄 서서 투표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전진당은 태국 사회의 역린인 왕실모독죄 (형법 112조) 개정 방침을 밝혀 보수, 군부 진영 상원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이에 단독 후보로 나선 피타 대표는 과반 375표 중 324표를 얻는 데 그쳐 총리 도전에 실패했다. 결국 7월 19일 2차 투표에서도 피타를 후보로 하는 재지명이 허용되지 않아 무산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피타 대표때문에 2차 투표를 무산시킨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2023년 7월 태국 정치는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차 투표에서도 총리가 되기에 충분한 표를 얻지 못한다면 프아타이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피타의 말을 받아 프아타이당은 성명을 통해 “전진당과 함께 정부 구성을 함께 만들어나갈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프아타이당에서 총리가 나오려면 보수 세력과도 손을 잡아야 한다. 이는 사실상 전진당과의 결별을 의미한다. 이를 대변하듯 프아타이당 유력한 총리 후보는 “형법 112조 개정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고는 다른 정당과 상원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뜨거운 5월, 그것도 일요일에 실시되었던 총 선거에서 숨이 턱에 차는 일상을 제쳐두고 피타에게 투표했던 국민들의 열망은 또 다시 길을 헤매고 있다. 때마침(?) 폐업한 한 미디어 회사의 지분을 피타 대표가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이와 관련된 고소에서 헌법재판소 재판관 9명 중 7명이 그의 직무정지에 동의, 최종판결까지는 3-4개월이 걸리지만 최악의 경우 그의 의원 자격이 박탈될 가능성도 있다. [1]


머나먼 나라 태국 정치가 어째서 이토록 익숙할까? 정치혐오를 부추기고 어렵게 만든 공든 탑을 무너뜨리고자 하는 시도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혼탁의 시대, 동탁의 시대라.. 법을 칼 삼는 공포정치에 삼국지 속 지혜라도 구하고 싶을 때다.


출처 : https://www.bangkokpost.com/thailand/politics/2611225/pita-fails-to-secure-support

[1] 태국은 국회의원이 언론 기관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피타 대표는 “42,000주의 주식이 고인이 된 아버지 유산의 일부로 유언 집행인이 관리했으며 그 후 친척들에게 이전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처 : https://www.bangkokpost.com/thailand/politics/2585541/pita-has-sold-itv-shar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