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사단법인 토닥토닥 이사), 박은영(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오임술(민주노총 대전본부 노동안전국장), 
이채민(KOICA 해외봉사단 코디네이터), 임병안(중도일보 기자), 안선영(군포중학교 교장)님과 같은 
지역의 현장 활동가들이 생활하면서 느끼는 인권현안에 대해 2주에 한 번씩 기고하는 칼럼입니다.

곽튜브의 눈물

관리자
2024-08-07

글_안선영(장곡중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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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실태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TV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곽튜브가 우는 장면이 포착됐다. 저 밝은 사람이 왜 울지? 채널을 고정했는데 유재석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본인의 학창 시절 학교폭력을 당했던 일을 이야기하며 눈물로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중학교 때 너무 많이 괴롭힘을 당해 고등학교는 자기를 아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며 멀리 갔는데 거기서도 한 학기 만에 다시 괴롭힘이 시작됐단다. 2년 간의 은둔생활, 자살 검색…. 그러면서 마지막에 한 말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가해자는 자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조차 모릅니다. 하지만 당한 사람은 평생을 씻을 수 없는 고통 속에 삽니다. 

우리 학교는 학교폭력이 없다고 하시는 분께 학교폭력이 없는 게 아니라 관심이 없는 것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방송을 보기 전날 전입생 상담을 했다. 시흥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안산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했다가 한 학기만 다니고 다시 시흥에 있는 학교로 전학하기를 희망하는 학생이었다. 

“왜 시흥에 있는 학교에 가지 않고 00고에 갔어요?”

“저를 아는 사람이 없는 학교에 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왜 다시 시흥으로 전학을 오고 싶어요?”

“친구들이 너무 거칠고 괴롭힘이 심해요. 이대로 있으면 점점 더 심해질 거예요.”

“학폭 신고를 하지 그래요?”

“신고했어요. 지금 학폭 심의 기다리고 있는데 그래서 더 무서워요.”


학생과 학부모님을 보내고 전·입학 담당자와 상의하는데 담당자는 전입 허가에 반대 입장이었다. 

‘학생을 생각하면 받아야 하고 학교를 생각하면 망설여지네요.’라고 답하고 이틀만 더 생각해 보고 결정하자고 했다.

시흥은 고교 비평준화 지역이다. 전입 규정도 평준화에 비해 까다롭고 학교장에게 많은 권한이 있다. 전입을 받을지 말지를 학교장이 결정할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관내 중학교를 졸업하고 거주 이전 없이 타 지자체 학교에 입학했다가 다시 관내로 전입을 희망하는 경우는 전입을 허락하지 않는 것이 암묵적인 룰이다. 요즘 방학이라 전입 문의가 많다. 그런데 학교와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학생의 전입 문의에 왜 근처에 있는 학교에 가지 않고 이렇게 멀리 있는 학교에 오려고 하냐고 물었더니 이미 집 근처 학교는 다 문의했지만, 자리가 없다고 했단다. 경기도교육청 전·입학 포털에서 전입 가능한 자리를 한눈에 볼 수 있는데 자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학교가 전입을 불허하니 밀리고 밀려 멀리 있는 학교에까지 문의하는 것이다. 

전학 사유가 이사든 친구들과의 갈등이든 사정이 있어 하는 것일 텐데 학교는 전입생 받기에 매우 신중하다. 이미 학급당 인원수가 33~34명이라 포화상태인 데다 전입생이 학교에 적응하는 동안 교사들이 쏟아야 할 에너지를 생각하면 신중함이 이해는 된다. 그나마 잘 적응해 주면 다행인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으니 더 그렇다. 곽튜브의 눈물과 친구들의 괴롭힘을 피해 우리 학교 문을 두드린 학생이 오버랩되며 괴롭다. 

‘당한 사람은 평생 씻을 수 없는 고통 속에 삽니다.’

선생님들과 전입 허가 관련 회의를 해야겠다. 곽튜브의 눈물이 치열한 찬반 토론이 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