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안선영(장곡중 교감)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학교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근무한다. 크게는 교원, 교육행정직, 공무직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교원은 교장·교감·교사를 일컫고, 교육행정직은 주로 행정실에 근무하는 행정실장과 00급 공무원을 말한다. 공무직은 초등과 중등이 좀 다르긴 하지만 하는 일에 따라 다양하게 불린다. 대표적인 것이 실무사인데 교무실에서 근무하면 교무실무사, 행정실에서 근무하면 행정실무사라 한다.(이 또한 교육청별로 다르지만!) 과학 수업 관련 업무를 주로 하는 과학실무사, 특수학급을 지원하는 특수교육실무사, 급식실에서 근무하는 조리실무사가 있다. 그 밖에도 돌봄전담사, 방과후 코디네이터, 영어 회화 전문 강사, 학교스포츠클럽 강사, 밤에 숙직을 전담하는 분, 청소하는 분 등이 있다. 운동부가 있는 학교에는 코치와 감독이, 기숙사가 있는 학교는 사감이 추가된다. 이 외에도 학교 특성에 따라 더 많은 종류의 직종이 있을 텐데, 이들을 보통 공무직이라는 카테고리로 뭉뚱그려 부른다.
교원과 교육행정직, 공무직은 하는 일이 다르니 임금체계나 근무조건 또한 다르다. 그리고 직종 간 월급과 처우가 다른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문제는 직종은 다르지만 하는 일이 같은 사람들이 있고 하는 일이 같은데 처우는 확연히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상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겨울방학 동안 학교 석면 공사로 공무직 분들(실무사, 사서, 영양사)과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게 됐다. 평소 근무 공간이 달라 별로 마주칠 일이 없었는데 두 달여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며 이야기 나눌 기회가 많았다. 영양사님이 급식 식단 궁리를 하시길래 매일 나물 반찬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니 학생들이 싫어한단다. 깨갱. 사서 선생님께 읽고 싶은 책 미리 말씀드려 놓으면 사주실 거냐고 하니 고려해 주시겠고 한다. 급식과 도서실 얘기가 무궁무진했고 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 두 분의 노력도 보였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영양사와 영양교사의 학기 중 업무가 다를까? 사서와 사서교사는? 상담사와 상담교사는? 교원자격증 소지 여부에 따라 교원과 공무직으로 나뉘는데 실제 하는 업무의 차이가 얼마나 있을까? 서로의 입장이 있을 테니 섣불리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방학 내내 새 학기 준비를 하는 두 분을 보면서 41조 연수를 쓰고 학교에 나오지 않는 영양교사와 사서교사는 어디에서 어떤 새 학기 준비를 하고 계실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사들은 휴업일(방학)엔 학교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 휴업일 동안 학생들을 더 잘 가르치기 위한 다양한 연구와 자율연수를 받을 수 있는데(세간의 인식은 교사들은 방학에 쉰다고 생각하겠지만) 동일 업무를 하면서도 교사가 아닌 사람은 학교를 벗어난 곳에서 연구와 경험을 할 수 없다니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자격의 종류에 따라 근무조건이 다른 것이 새삼스러웠다. 물론 교원자격증이 있으면 학생들 수업이 가능하고 그렇지 않으면 수업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사서교사, 영양교사, 상담교사가 수업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결국 교원 자격을 가진 비교과교사(영양, 보건, 사서, 상담)와 자격증이 없는 비교과 공무직은 같은 업무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 둘의 처우는 너무나도 다르다. 월급 차, 방학 중 근무 형태, 정년 나이…. 참 이상해서 자꾸 이것저것 여쭈는데 정작 사서와 영양사님은 다른 처우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 더 이상했다. 물론 자격을 취득하는 과정이 달랐고 임용고사(임용고사를 보지 않고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더라도 대우는 같다.)를 보느라 애썼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동일 노동에 대한 대가가 이렇게 다른데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속상했다. 세상엔 이런 이상한 일들이 얼마나 많이 있을까? 방학의 끝자락…. 불편함을 좀 덜 느끼며 사는 사람들이 더 예민하게 불편하고 부당한 것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새 학기를 준비한다.
글_안선영(장곡중 교감)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학교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근무한다. 크게는 교원, 교육행정직, 공무직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교원은 교장·교감·교사를 일컫고, 교육행정직은 주로 행정실에 근무하는 행정실장과 00급 공무원을 말한다. 공무직은 초등과 중등이 좀 다르긴 하지만 하는 일에 따라 다양하게 불린다. 대표적인 것이 실무사인데 교무실에서 근무하면 교무실무사, 행정실에서 근무하면 행정실무사라 한다.(이 또한 교육청별로 다르지만!) 과학 수업 관련 업무를 주로 하는 과학실무사, 특수학급을 지원하는 특수교육실무사, 급식실에서 근무하는 조리실무사가 있다. 그 밖에도 돌봄전담사, 방과후 코디네이터, 영어 회화 전문 강사, 학교스포츠클럽 강사, 밤에 숙직을 전담하는 분, 청소하는 분 등이 있다. 운동부가 있는 학교에는 코치와 감독이, 기숙사가 있는 학교는 사감이 추가된다. 이 외에도 학교 특성에 따라 더 많은 종류의 직종이 있을 텐데, 이들을 보통 공무직이라는 카테고리로 뭉뚱그려 부른다.
교원과 교육행정직, 공무직은 하는 일이 다르니 임금체계나 근무조건 또한 다르다. 그리고 직종 간 월급과 처우가 다른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문제는 직종은 다르지만 하는 일이 같은 사람들이 있고 하는 일이 같은데 처우는 확연히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상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겨울방학 동안 학교 석면 공사로 공무직 분들(실무사, 사서, 영양사)과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게 됐다. 평소 근무 공간이 달라 별로 마주칠 일이 없었는데 두 달여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며 이야기 나눌 기회가 많았다. 영양사님이 급식 식단 궁리를 하시길래 매일 나물 반찬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니 학생들이 싫어한단다. 깨갱. 사서 선생님께 읽고 싶은 책 미리 말씀드려 놓으면 사주실 거냐고 하니 고려해 주시겠고 한다. 급식과 도서실 얘기가 무궁무진했고 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 두 분의 노력도 보였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영양사와 영양교사의 학기 중 업무가 다를까? 사서와 사서교사는? 상담사와 상담교사는? 교원자격증 소지 여부에 따라 교원과 공무직으로 나뉘는데 실제 하는 업무의 차이가 얼마나 있을까? 서로의 입장이 있을 테니 섣불리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방학 내내 새 학기 준비를 하는 두 분을 보면서 41조 연수를 쓰고 학교에 나오지 않는 영양교사와 사서교사는 어디에서 어떤 새 학기 준비를 하고 계실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사들은 휴업일(방학)엔 학교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 휴업일 동안 학생들을 더 잘 가르치기 위한 다양한 연구와 자율연수를 받을 수 있는데(세간의 인식은 교사들은 방학에 쉰다고 생각하겠지만) 동일 업무를 하면서도 교사가 아닌 사람은 학교를 벗어난 곳에서 연구와 경험을 할 수 없다니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자격의 종류에 따라 근무조건이 다른 것이 새삼스러웠다. 물론 교원자격증이 있으면 학생들 수업이 가능하고 그렇지 않으면 수업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사서교사, 영양교사, 상담교사가 수업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결국 교원 자격을 가진 비교과교사(영양, 보건, 사서, 상담)와 자격증이 없는 비교과 공무직은 같은 업무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 둘의 처우는 너무나도 다르다. 월급 차, 방학 중 근무 형태, 정년 나이…. 참 이상해서 자꾸 이것저것 여쭈는데 정작 사서와 영양사님은 다른 처우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 더 이상했다. 물론 자격을 취득하는 과정이 달랐고 임용고사(임용고사를 보지 않고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더라도 대우는 같다.)를 보느라 애썼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동일 노동에 대한 대가가 이렇게 다른데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속상했다. 세상엔 이런 이상한 일들이 얼마나 많이 있을까? 방학의 끝자락…. 불편함을 좀 덜 느끼며 사는 사람들이 더 예민하게 불편하고 부당한 것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새 학기를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