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김동석(사단법인 토닥토닥 이사장)

▲출처_오마이뉴스(진천군의 통합돌봄사업인 '우리동네 돌봄스테이션' 가정방문 진료 모습 ⓒ 진천군 제공)
2026년 3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 우리 사회는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장애인분들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익숙한 집과 지역사회에서 안심하고 돌봄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이는 고령화 사회의 대안일 뿐만 아니라 분리되어 있던 의료와 사회복지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매우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그러나 법 시행을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이 법이 의료의 역할을 축소하고 요양 및 복지 중심으로만 흘러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의료계의 밥그릇 싸움이 아닙니다. 이 우려의 본질은, 국민이 가장 필요로 하는 '의료'가 지역사회 돌봄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근원적인 위기감에 있습니다.
돌봄과 의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돌봄'은 일상생활의 지원행위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는 재활 운동이 필요하고, 장애인에게는 전문적인 물리치료, 작업치료 등이 필요합니다. 이는 모두 의학적 전문성이 필요한 의료 행위입니다. '의료'라는 핵심 엔진을 빼고 '복지'라는 차체만으로 운행한다면 결국 '통합돌봄'은 불가능하게 됩니다.
하지만 현행 제도와 법은 이러한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물리치료사 등 의료기사들은 '의사의 지도'를 받아야만 치료를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어, 의사가 없는 가정이나 학교에서는 효과적인 재활 서비스나 의료행위가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지도'는 의사가 옆에서 지켜보며 지시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병원에서는 의사가 같은 공간에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병원 밖에서는 바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의사가 매번 치료 현장에 함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시행에서 더욱 심각한 것은 학교에 있는 장애학생들은 통합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습니다. 의료가 학교에 들어가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돌봄이 어떻게 이뤄질 수 있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법은 한의사, 의사 등이 방문 진료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보상이 매우 낮아 의료기관의 참여를 유도하기 어렵습니다. 공공 병원이나 보건소 등을 제외하면 수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의료기관은 참여가 불투명합니다. 그러면 지역사회 돌봄은 의료가 빠진 채 복지 기관과 요양 서비스만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결국 국민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돌봄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법의 이상이 현실에서 구현되기 위해서는, 집에서 안전한 치료를 위해서는 지금 당장 다음과 같은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1. 모호한 '지도'를 명확한 '처방'으로 바꾸는 법 개정
통합돌봄의 핵심은 '집으로 찾아가는 의료'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의사의 책임 하에 구체적인 재활 계획을 담은 '처방전'이 필수적입니다. 이 처방전이 있어야만 방문 재활 전문가들은 법적 불안 없이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2. 보건-교육 부처 간의 벽 허물기
복지부와 교육부의 영역에 갇힌 채로는 온전한 돌봄이 불가능합니다.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 아동 장애인을 위한 방문 재활 서비스를 보편화하기 위해서는 양 부처가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법적 근거와 현실적인 지원 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3. 재가 의료 서비스에 대한 현실적인 수가 마련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의료진이 참여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방문 진료와 재활에 대한 합당한 대가, 즉 현실적인 수가를 보장해야만 의료기관이 적극적으로 통합돌봄에 참여하고, 이는 결국 더 많은 국민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입니다.
통합돌봄은 단순한 복지 정책이 아닙니다. 국민의 건강과 삶을 총체적으로 보살피는 미래 사회를 위한 안전망입니다. 이 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지려면, '의료'와 '돌봄'을 분리하려는 시대착오적인 우려를 불식시키고, 두 바퀴가 함께 굴러가는 진정한 통합 모델을 구축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법의 이름처럼, 모두가 안심하고 살던 곳에서 따뜻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진정한 통합돌봄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글_김동석(사단법인 토닥토닥 이사장)
▲출처_오마이뉴스(진천군의 통합돌봄사업인 '우리동네 돌봄스테이션' 가정방문 진료 모습 ⓒ 진천군 제공)
2026년 3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 우리 사회는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장애인분들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익숙한 집과 지역사회에서 안심하고 돌봄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이는 고령화 사회의 대안일 뿐만 아니라 분리되어 있던 의료와 사회복지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매우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그러나 법 시행을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이 법이 의료의 역할을 축소하고 요양 및 복지 중심으로만 흘러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의료계의 밥그릇 싸움이 아닙니다. 이 우려의 본질은, 국민이 가장 필요로 하는 '의료'가 지역사회 돌봄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근원적인 위기감에 있습니다.
돌봄과 의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돌봄'은 일상생활의 지원행위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는 재활 운동이 필요하고, 장애인에게는 전문적인 물리치료, 작업치료 등이 필요합니다. 이는 모두 의학적 전문성이 필요한 의료 행위입니다. '의료'라는 핵심 엔진을 빼고 '복지'라는 차체만으로 운행한다면 결국 '통합돌봄'은 불가능하게 됩니다.
하지만 현행 제도와 법은 이러한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물리치료사 등 의료기사들은 '의사의 지도'를 받아야만 치료를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어, 의사가 없는 가정이나 학교에서는 효과적인 재활 서비스나 의료행위가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지도'는 의사가 옆에서 지켜보며 지시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병원에서는 의사가 같은 공간에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병원 밖에서는 바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의사가 매번 치료 현장에 함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시행에서 더욱 심각한 것은 학교에 있는 장애학생들은 통합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습니다. 의료가 학교에 들어가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돌봄이 어떻게 이뤄질 수 있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법은 한의사, 의사 등이 방문 진료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보상이 매우 낮아 의료기관의 참여를 유도하기 어렵습니다. 공공 병원이나 보건소 등을 제외하면 수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의료기관은 참여가 불투명합니다. 그러면 지역사회 돌봄은 의료가 빠진 채 복지 기관과 요양 서비스만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결국 국민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돌봄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법의 이상이 현실에서 구현되기 위해서는, 집에서 안전한 치료를 위해서는 지금 당장 다음과 같은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1. 모호한 '지도'를 명확한 '처방'으로 바꾸는 법 개정
통합돌봄의 핵심은 '집으로 찾아가는 의료'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의사의 책임 하에 구체적인 재활 계획을 담은 '처방전'이 필수적입니다. 이 처방전이 있어야만 방문 재활 전문가들은 법적 불안 없이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2. 보건-교육 부처 간의 벽 허물기
복지부와 교육부의 영역에 갇힌 채로는 온전한 돌봄이 불가능합니다.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 아동 장애인을 위한 방문 재활 서비스를 보편화하기 위해서는 양 부처가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법적 근거와 현실적인 지원 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3. 재가 의료 서비스에 대한 현실적인 수가 마련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의료진이 참여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방문 진료와 재활에 대한 합당한 대가, 즉 현실적인 수가를 보장해야만 의료기관이 적극적으로 통합돌봄에 참여하고, 이는 결국 더 많은 국민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입니다.
통합돌봄은 단순한 복지 정책이 아닙니다. 국민의 건강과 삶을 총체적으로 보살피는 미래 사회를 위한 안전망입니다. 이 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지려면, '의료'와 '돌봄'을 분리하려는 시대착오적인 우려를 불식시키고, 두 바퀴가 함께 굴러가는 진정한 통합 모델을 구축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법의 이름처럼, 모두가 안심하고 살던 곳에서 따뜻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진정한 통합돌봄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