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박은영(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출처_ⓒ 대전 오월드 인근 야산서 발견된 늑대 '늑구' (대전=연합뉴스)
대전 오월드에 살던 늑대 '늑구'의 탈출로 떠들썩하다. 지난 4월 8일 오전 9시 18분쯤 철조망 밑 흙을 파서 밖으로 나간 늑구는 잠시 모습을 드러내긴 했지만 포획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늑대의 경우 땅을 파는 종 특성을 고려해서 울타리를 땅속 깊이 박아 설치했어야 하는데, 땅을 파서 헐거운 울타리 틈을 파서 나왔다는 것을 보면 종 특성을 반영한 충분한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을 확률이 크다. 동물들을 돌볼 충분한 인력이 투입되었는지도 의문이다. 지난 2025년 6월, 대전충남녹색연합이 정보공개청구로 받아본 자료에 의하면 곰사, 늑대 사파리 등 6개의 사육장을 5명의 사육사가 담당하고 있었다. 이렇게 적은 인원이 많은 동물을 돌보는 것도 현실적인 어려움이었을 것이다.
결국 이번 사건은 지난 2018년 퓨마 뽀롱이 사건 이후에도 종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부실한 시설과 적은 인원의 고강도 노동 등이 복합적으로 엮여서 일어난 구조적 문제로 보인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뽀롱이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살아서 돌아오길 바라는 시민들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대전 오월드를 관리하는 대전도시공사(이하 도시공사)는 3,300억을 투입해 ‘오월드 재창조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오월드를 국내 대표 테마파크 수준으로 만들겠다며, 기존 버드랜드 부지에 초대형 롤러코스터 4기 등을 설치하고, 늑대사파리와 연계한 글램핑장과 워터파크 설치, 사파리 면적 확대 등 체험형 관광시설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또한 보문산과 오월드 등을 잇는 케이블카와 모노레일 등 관광 교통수단을 만들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늑구의 탈출을 보며 도시공사가 '늑대사파리와 연계해 글램핑장과 워터파크'를 하겠다던 계획을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늑대사 관리조차 부실한데 그 옆에 시민들이 이용하는 시설을 만들겠다니 전국적으로 망신이 아닐 수 없다.
대전오월드는 공영동물원이다. 공영동물원은 종 보존, 연구, 교육을 주요 역할로 삼고 멸종위기종 보존뿐 아니라 그들의 서식지 보전을 고민하는 공간이다. 또 동물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생물다양성의 중요성 등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월드의 늑대들을 '수익을 내는 도구'로 취급하고, 인간의 유흥만을 위한 시설에 3천억이나 쏟아붓겠다고 호언장담을 한 것은, 야생동물을 한밭 오락시설의 부속품 취급하고 동물을 생명이 아닌 도구로 인식하는 '공영동물원 오월드'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최근 동물원은 종 복원과 더불어 해당 동물이 사는 지역의 서식지 보전에 기여하는 연구와 기부, 교육을 담당하는 역할로 가고 있다. 코스타리카와 같은 나라에서는 아예 공영동물원을 모두 없애고, 개인이 기르다 버려 유기되거나 다쳐서 구조된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생츄어리로 전환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대전 인근 청주동물원이 동물의 종 특성을 고려한 사육환경 개선과 외래 동물의 비번식, 민간동물원에서 방치된 동물을 구조하고 돌보는 등, 다친 동물들의 보호소로 전환하여 운영되고 있다. 동물원이 동물 특성에 맞게 생태적으로 전환하면서 기존의 단순 관람형 동물원으로 운영될 때보다 방문객이 20~30% 증가하기도 했다.
이번 늑구의 탈출 사태로 ‘오월드 재창조 사업'은 당연히 재검토 되어야 한다. 놀이공원이 아니라 숨 붙어있는 동물들이 살아가고 있는 공영동물원의 몫을 하는데 더 집중하는 것이 재발방지를 위한 태도일 것이다. 오월드가 인간에 의해 구경거리로 소비되고 버려질 동물을 보호하고 돌보며, 시민들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소로의 전환하는 긍정적 사례로 재검토 해볼 수도 있다. 동물원 운영 방향의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오월드 재창조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운영 주체로서 공영동물원의 역할과 책임을 고민해야 한다.
글_박은영(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출처_ⓒ 대전 오월드 인근 야산서 발견된 늑대 '늑구' (대전=연합뉴스)
대전 오월드에 살던 늑대 '늑구'의 탈출로 떠들썩하다. 지난 4월 8일 오전 9시 18분쯤 철조망 밑 흙을 파서 밖으로 나간 늑구는 잠시 모습을 드러내긴 했지만 포획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늑대의 경우 땅을 파는 종 특성을 고려해서 울타리를 땅속 깊이 박아 설치했어야 하는데, 땅을 파서 헐거운 울타리 틈을 파서 나왔다는 것을 보면 종 특성을 반영한 충분한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을 확률이 크다. 동물들을 돌볼 충분한 인력이 투입되었는지도 의문이다. 지난 2025년 6월, 대전충남녹색연합이 정보공개청구로 받아본 자료에 의하면 곰사, 늑대 사파리 등 6개의 사육장을 5명의 사육사가 담당하고 있었다. 이렇게 적은 인원이 많은 동물을 돌보는 것도 현실적인 어려움이었을 것이다.
결국 이번 사건은 지난 2018년 퓨마 뽀롱이 사건 이후에도 종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부실한 시설과 적은 인원의 고강도 노동 등이 복합적으로 엮여서 일어난 구조적 문제로 보인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뽀롱이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살아서 돌아오길 바라는 시민들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대전 오월드를 관리하는 대전도시공사(이하 도시공사)는 3,300억을 투입해 ‘오월드 재창조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오월드를 국내 대표 테마파크 수준으로 만들겠다며, 기존 버드랜드 부지에 초대형 롤러코스터 4기 등을 설치하고, 늑대사파리와 연계한 글램핑장과 워터파크 설치, 사파리 면적 확대 등 체험형 관광시설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또한 보문산과 오월드 등을 잇는 케이블카와 모노레일 등 관광 교통수단을 만들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늑구의 탈출을 보며 도시공사가 '늑대사파리와 연계해 글램핑장과 워터파크'를 하겠다던 계획을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늑대사 관리조차 부실한데 그 옆에 시민들이 이용하는 시설을 만들겠다니 전국적으로 망신이 아닐 수 없다.
대전오월드는 공영동물원이다. 공영동물원은 종 보존, 연구, 교육을 주요 역할로 삼고 멸종위기종 보존뿐 아니라 그들의 서식지 보전을 고민하는 공간이다. 또 동물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생물다양성의 중요성 등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월드의 늑대들을 '수익을 내는 도구'로 취급하고, 인간의 유흥만을 위한 시설에 3천억이나 쏟아붓겠다고 호언장담을 한 것은, 야생동물을 한밭 오락시설의 부속품 취급하고 동물을 생명이 아닌 도구로 인식하는 '공영동물원 오월드'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최근 동물원은 종 복원과 더불어 해당 동물이 사는 지역의 서식지 보전에 기여하는 연구와 기부, 교육을 담당하는 역할로 가고 있다. 코스타리카와 같은 나라에서는 아예 공영동물원을 모두 없애고, 개인이 기르다 버려 유기되거나 다쳐서 구조된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생츄어리로 전환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대전 인근 청주동물원이 동물의 종 특성을 고려한 사육환경 개선과 외래 동물의 비번식, 민간동물원에서 방치된 동물을 구조하고 돌보는 등, 다친 동물들의 보호소로 전환하여 운영되고 있다. 동물원이 동물 특성에 맞게 생태적으로 전환하면서 기존의 단순 관람형 동물원으로 운영될 때보다 방문객이 20~30% 증가하기도 했다.
이번 늑구의 탈출 사태로 ‘오월드 재창조 사업'은 당연히 재검토 되어야 한다. 놀이공원이 아니라 숨 붙어있는 동물들이 살아가고 있는 공영동물원의 몫을 하는데 더 집중하는 것이 재발방지를 위한 태도일 것이다. 오월드가 인간에 의해 구경거리로 소비되고 버려질 동물을 보호하고 돌보며, 시민들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소로의 전환하는 긍정적 사례로 재검토 해볼 수도 있다. 동물원 운영 방향의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오월드 재창조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운영 주체로서 공영동물원의 역할과 책임을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