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김동석(사단법인 토닥토닥 이사장)

오마이 뉴스
지난 10월, 대전시 서구 정림동의 한 학교에서 특수학교 분교장 설치 또는 특수학급 확대를 위한 설명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는 분교장 설치 등을 반대하는 이들의 장애비하발언이 난무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장애아동의 교육권 보장을 호소하려던 가족은 아무 얘기도 할 수 없었고, 심지어 교육청 관계자도 문제가 더 커질까 우려해 대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문제를 두고 정치권의 갈동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언론 등의 보도가 제대로 되지 않아 대전시민의 다수는 이런 상황을 모르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단순히 특수학교 분교장 설치라는 일부 지역의 해프닝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장애학생의 기본적 교육권 보장이라는 사회의 근본적 책무를 우리가 제대로 다하고 있는가라는 더 크고, 더 아픈 질문이다.
“설명 부족”을 이유로 한 반대, 과연 정당한가
일부 주민들은 교육청이 특수학교 분교장 설치를 미리 결정해놓고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정책 과정에서 소통은 중요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심각한 오해가 있다.
교육청은 이미 과밀화된 특수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해왔고, 해당 학교의 분교장 설치를 결정하고 주민설명회를 한 것이 아니다. 학교장과 운영위원회에 먼저 설명했고, 학교장의 요구에 따라 학교구성원과 주민들에게도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듣기 위해 진행된 것이었다. 더 심각한 오해는 주민 일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해서 장애학생의 권리 보장을 위한 조치가 무기한 보류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민 동의가 충분할 때까지’라는 요구는 결국 장애학생의 교육받을 권리가 일부 주민의 동의 여부에 종속되는 구조를 만들 위험이 있다. 더구나 이 사안이 정치적 이해관계와 결합되며 갈등이 인위적으로 커지고 있다. 교육이라는 신성한 가치가 지역 정치와 여론전 속에서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교육의 공공성과 보편성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교육청이 해야 할 일은 “모두가 찬성할 때까지 기다리는 일”이 아니라, 장애학생에게 필요한 교육 환경을 적시에 제공하는 일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장애학생과 함께하면 교육환경이 불안해진다”는 주장, 그 자체가 차별
일부 반대자들은 일반학생과 장애학생의 동선이 겹치고 출입문이 분리되지 않아 “교육환경이 나빠진다”고 주장한다. 얼핏 안전 문제를 말하는 것 같지만, 그 기저에는 ‘장애학생의 존재가 일반 학생에게 불편함이나 문제를 일으킨다’는 뿌리 깊은 편견이 깔려 있다.
이러한 주장은 통합교육이라는 시대적 가치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반시대적 인식이다. 장애학생을 ‘불안정 요소’로 규정하고 분리를 주장하는 행위는 명백한 장애 차별 발언이며, 그 자체로 교육의 정의를 해치는 일이다. 장애학생은 특별한 공간에 고립되어야 할 대상이 아니. 함께 생활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배우는 것이야말로 미래 사회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이다.
만약 동선이나 안전 문제가 실제 우려된다면, 이는 시설 보완이나 동선 조정으로 충분히 해결 수 있는 행정적, 기술적 사안이다. 그럼에도 장애학생의 존재 자체를 위험 요소처럼 취급하는 것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배제의 논리로 이어진다.
우리는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정말 필요한 것은 안전한 교육환경인가, 아니면 장애학생을 피하고 싶은 마음을 정당화할 명분인가?
장애학생의 교육권 보장은 모두의 의무
장애학생도 이 지역의 아이들이며, 우리 공동체의 구성원이다. 그들이 안정적이고 질 높은 교육을 받을 권리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다. 특수학교(또는 분교장) 설치는 ‘혜택 제공’이 아니라, 지금껏 충분히 보장되지 못했던 권리의 회복이다. 그리고 이 권리를 지키는 일은 교육청만의 역할이 아니다. 지역사회, 학교 구성원, 지방의회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
우리는 특수학교 설립 문제를 “우리 동네에 올 것이냐 아니냐”로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
이 문제는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가,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가치와 공동체의 모습을 물려줄 것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이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사회를 보여줄 것인가?
그것이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교육받을 권리가 흔들리고, 지역의 이해관계나 정치적 계산 앞에서 기본권이 양보되는 모습인가?
글_김동석(사단법인 토닥토닥 이사장)
오마이 뉴스
지난 10월, 대전시 서구 정림동의 한 학교에서 특수학교 분교장 설치 또는 특수학급 확대를 위한 설명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는 분교장 설치 등을 반대하는 이들의 장애비하발언이 난무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장애아동의 교육권 보장을 호소하려던 가족은 아무 얘기도 할 수 없었고, 심지어 교육청 관계자도 문제가 더 커질까 우려해 대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문제를 두고 정치권의 갈동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언론 등의 보도가 제대로 되지 않아 대전시민의 다수는 이런 상황을 모르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단순히 특수학교 분교장 설치라는 일부 지역의 해프닝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장애학생의 기본적 교육권 보장이라는 사회의 근본적 책무를 우리가 제대로 다하고 있는가라는 더 크고, 더 아픈 질문이다.
“설명 부족”을 이유로 한 반대, 과연 정당한가
일부 주민들은 교육청이 특수학교 분교장 설치를 미리 결정해놓고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정책 과정에서 소통은 중요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심각한 오해가 있다.
교육청은 이미 과밀화된 특수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해왔고, 해당 학교의 분교장 설치를 결정하고 주민설명회를 한 것이 아니다. 학교장과 운영위원회에 먼저 설명했고, 학교장의 요구에 따라 학교구성원과 주민들에게도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듣기 위해 진행된 것이었다. 더 심각한 오해는 주민 일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해서 장애학생의 권리 보장을 위한 조치가 무기한 보류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민 동의가 충분할 때까지’라는 요구는 결국 장애학생의 교육받을 권리가 일부 주민의 동의 여부에 종속되는 구조를 만들 위험이 있다. 더구나 이 사안이 정치적 이해관계와 결합되며 갈등이 인위적으로 커지고 있다. 교육이라는 신성한 가치가 지역 정치와 여론전 속에서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교육의 공공성과 보편성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교육청이 해야 할 일은 “모두가 찬성할 때까지 기다리는 일”이 아니라, 장애학생에게 필요한 교육 환경을 적시에 제공하는 일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장애학생과 함께하면 교육환경이 불안해진다”는 주장, 그 자체가 차별
일부 반대자들은 일반학생과 장애학생의 동선이 겹치고 출입문이 분리되지 않아 “교육환경이 나빠진다”고 주장한다. 얼핏 안전 문제를 말하는 것 같지만, 그 기저에는 ‘장애학생의 존재가 일반 학생에게 불편함이나 문제를 일으킨다’는 뿌리 깊은 편견이 깔려 있다.
이러한 주장은 통합교육이라는 시대적 가치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반시대적 인식이다. 장애학생을 ‘불안정 요소’로 규정하고 분리를 주장하는 행위는 명백한 장애 차별 발언이며, 그 자체로 교육의 정의를 해치는 일이다. 장애학생은 특별한 공간에 고립되어야 할 대상이 아니. 함께 생활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배우는 것이야말로 미래 사회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이다.
만약 동선이나 안전 문제가 실제 우려된다면, 이는 시설 보완이나 동선 조정으로 충분히 해결 수 있는 행정적, 기술적 사안이다. 그럼에도 장애학생의 존재 자체를 위험 요소처럼 취급하는 것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배제의 논리로 이어진다.
우리는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정말 필요한 것은 안전한 교육환경인가, 아니면 장애학생을 피하고 싶은 마음을 정당화할 명분인가?
장애학생의 교육권 보장은 모두의 의무
장애학생도 이 지역의 아이들이며, 우리 공동체의 구성원이다. 그들이 안정적이고 질 높은 교육을 받을 권리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다. 특수학교(또는 분교장) 설치는 ‘혜택 제공’이 아니라, 지금껏 충분히 보장되지 못했던 권리의 회복이다. 그리고 이 권리를 지키는 일은 교육청만의 역할이 아니다. 지역사회, 학교 구성원, 지방의회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
우리는 특수학교 설립 문제를 “우리 동네에 올 것이냐 아니냐”로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
이 문제는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가,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가치와 공동체의 모습을 물려줄 것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이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사회를 보여줄 것인가?
그것이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교육받을 권리가 흔들리고, 지역의 이해관계나 정치적 계산 앞에서 기본권이 양보되는 모습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