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오임술(민주노총 대전본부 노동안전국장)
▲출처_오마이뉴스 ⓒ 이정민
특별한 기적을 기다리지 마 눈앞에 선 우리의 거친 길은
알 수 없는 미래와 벽 바꾸지 않아 포기할 수 없어
–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 가사 중 -
윤석열은 12월14일 대통령직에서 탄핵 되었다. 대전에서도 근래 보기 어려운 수 만명의 시민들이 참석하여 윤석열 탄핵, 국민의 힘당 해체를 주장했다. 윤석열 탄핵 가결이 알려지는 순간 월드컵 거리 응원에서 대한민국 팀이 골을 넣었던 것 이상의 눈물과 기쁨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탄핵 가결 후에도 전 차선을 가득 메우고 행진을 진행하고 K-팝 노래를 부르며 안전사고 없이 집회는 마무리되었다.
박근혜 탄핵 투쟁을 경험했던 나와 동료들은 기나긴 투쟁의 경험으로 인하여 제발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심정과 민주주의 실천과 교육의 장으로서의 집회와 광장정치가 더 오래갔으면 좋겠다는 염원이 충돌하기도 했다. 박근혜 퇴진 투쟁도 세월호 참사와 사회 공공성 파괴 등 장기간 쌓인 실정에 대한 민중의 분노를 민주노총이 광장을 열고 여학생들이 대거 합세하면서 분위기가 정점에 올랐었다. 이번 윤석열 탄핵 투쟁도 광장을 먼저 연 것은 민주노총과 윤석열퇴진 운동본부였다. 박근혜 탄핵 세대들이 응원봉을 들고 집회에 참석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는 데자뷰를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언론은 응원봉이 새로운 집회 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집회 문화를 바꿔 보기 위해서 20년 전부터 노력했지만 잘 변하지 않았던 상황이 쉽게 해결되기는 어렵겠지만 일부는 수용될 것이다.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민중가요라 부르기도 하지만 소위 운동권 노래를 배격 내지는 혐오하는 가운데 시작된 측면도 있고 자본주의 상업문화의 끝판왕이라는 비판도 있어 민중가요에 대한 논란도 나올 것이다. 또한 어려움 속에서도 노동자, 민중들과 동고동락하는 소위 노동, 민중가수들에 대한 응원도 나타날 것이다.
언론들이 간과하는 것은 응원봉과 다시만난세계가 집회 문화를 바꿨다기 보다는 윤석열의 무도함과 공포감이 다양한 모든 집회 형식을 수용하고 존중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집회 주관단체들이 대중의 실천적 행위를 바로 민주적으로 수용하여 쌍방향으로 힘을 상승시킨 광장 민주주의의 힘이 응원봉과 K팝을 등장시킨 원천이 된 것이다.
집회 현장에는 이전처럼 깃발 군중들이 있었고 투쟁 조끼를 입은 조합원, 해학적 깃발, 핸드폰 액정을 이용하고 소자보를 만든 사람들과 다양한 시위 물품을 갖고 참여한 사람들이 공존했다. 그들은 서로를 존중할 줄 알았다는 것이다. 윤석열의 파쇼적 행위에 비해 시민들은 현명했고 광장정치로 녹아 난 것이다. 박근혜 탄핵 때도 참가자들이 싫어한다며 깃발을 내리라는 요구가 있었으나 어느새 집회 참가자들은 깃발들을 직접 만들어 참여하고 브이포 가면등을 쓰고 참여했었다. 고등학생들은 야간자율학습을 중단하고 체육복 차림에 교실 방석을 갖고 집회에 참여하는 모습도 있었다.
어느 특정 부분을 부각시켜 보편화시키는 것은 광장과 집회 형식을 고정화시켜 다른 형식의 집회를 고립시키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집회가 너무 질서적이고 깨끗하게 청소되는 부분도 너무 강조되는 것 또한 무언의 압박이 된다. 형식도 중요하지만 집회 참여자들의 요구 내용이 우선 전달되어야 한다. 상업언론들은 집회 형식을 규격화시켜 내용을 쉽게 오염시키는 역할을 늘 상 해왔다.
우리는‘다시 만난 세계’를 경험하고 있다. 자원봉사자와 집회 참여자들에게 온갖 종류의 선물들과 감사의 손글씨, 선결제 방식의 연대를 경험하고 있으며 50대 이상의 아저씨들이 소녀시대의 다시만난세계를 읊조리고 책임감이 없다고 오해 받았던 MZ세대들이 길거리에서 민중가요를 배우고 임을 위한 행진곡에 맞추어 팔뚝질을 하며 우리는 하나가 되어 가고 있다.
다만, 예전처럼 다양한 사회적 의제들이 많이 나오지 않고 있어 아쉬운 부분이 있다. 물론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의 오십보백보의 정책과 문재인정권의 난맥상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사회변화에 대해 냉소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사회변혁은 언제 어떻게 시작될지 모르기에 대중광장에서 끊임없이 외쳐야 한다. 사회공공성 강화, 노동기본권 쟁취, 차별철폐, 기후위기, 젠더문제, 세계평화, 인권 등 체제 전환에 대한 구호들이 탄핵 이후에는 더 많이 함께 외쳐져야 한다. 집회가 단지 축제처럼 끝날 수만 없는 것은 사회의 모순이 윤석열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광장에서 집과 직장으로 돌아간 현실의 지옥은 쉬이 각자도생으로 만든다.
다시 밥상을 차려야 한다. 깃발을 내리고 조끼도 벗고 흡연도 자제하며 최대한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을 보호하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인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윤석열퇴진 투쟁과 탄핵 투쟁에 앞장서 왔다. 노동자가 자결하고, 일터에서 수 천명이 죽임을 당하고, 목숨을 건 단식과 고공농성을 하는 현실은 어느 정권에서도 비슷하게 발생했다. ‘이번만큼은 다르다’라고 언제나 외치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등 보수 정당들에게 또 속고 끌려 다닌다면 응원봉과 다시만난세계는 다시 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부터는 헌재의 시간이 아니라 진짜 노동자, 시민, 민중들의 시간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안전을 파괴하는 일을 두 번 다시 보지 않기 위해 사회변혁을 위해 광장 실천 투쟁은 지속되어야 한다. 민주주의 최후 보루는 광장의 민중들이다. 민중들이 다시만난세계의 핵심이다.
글_오임술(민주노총 대전본부 노동안전국장)
▲출처_오마이뉴스 ⓒ 이정민
특별한 기적을 기다리지 마 눈앞에 선 우리의 거친 길은
알 수 없는 미래와 벽 바꾸지 않아 포기할 수 없어
–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 가사 중 -
윤석열은 12월14일 대통령직에서 탄핵 되었다. 대전에서도 근래 보기 어려운 수 만명의 시민들이 참석하여 윤석열 탄핵, 국민의 힘당 해체를 주장했다. 윤석열 탄핵 가결이 알려지는 순간 월드컵 거리 응원에서 대한민국 팀이 골을 넣었던 것 이상의 눈물과 기쁨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탄핵 가결 후에도 전 차선을 가득 메우고 행진을 진행하고 K-팝 노래를 부르며 안전사고 없이 집회는 마무리되었다.
박근혜 탄핵 투쟁을 경험했던 나와 동료들은 기나긴 투쟁의 경험으로 인하여 제발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심정과 민주주의 실천과 교육의 장으로서의 집회와 광장정치가 더 오래갔으면 좋겠다는 염원이 충돌하기도 했다. 박근혜 퇴진 투쟁도 세월호 참사와 사회 공공성 파괴 등 장기간 쌓인 실정에 대한 민중의 분노를 민주노총이 광장을 열고 여학생들이 대거 합세하면서 분위기가 정점에 올랐었다. 이번 윤석열 탄핵 투쟁도 광장을 먼저 연 것은 민주노총과 윤석열퇴진 운동본부였다. 박근혜 탄핵 세대들이 응원봉을 들고 집회에 참석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는 데자뷰를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언론은 응원봉이 새로운 집회 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집회 문화를 바꿔 보기 위해서 20년 전부터 노력했지만 잘 변하지 않았던 상황이 쉽게 해결되기는 어렵겠지만 일부는 수용될 것이다.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민중가요라 부르기도 하지만 소위 운동권 노래를 배격 내지는 혐오하는 가운데 시작된 측면도 있고 자본주의 상업문화의 끝판왕이라는 비판도 있어 민중가요에 대한 논란도 나올 것이다. 또한 어려움 속에서도 노동자, 민중들과 동고동락하는 소위 노동, 민중가수들에 대한 응원도 나타날 것이다.
언론들이 간과하는 것은 응원봉과 다시만난세계가 집회 문화를 바꿨다기 보다는 윤석열의 무도함과 공포감이 다양한 모든 집회 형식을 수용하고 존중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집회 주관단체들이 대중의 실천적 행위를 바로 민주적으로 수용하여 쌍방향으로 힘을 상승시킨 광장 민주주의의 힘이 응원봉과 K팝을 등장시킨 원천이 된 것이다.
집회 현장에는 이전처럼 깃발 군중들이 있었고 투쟁 조끼를 입은 조합원, 해학적 깃발, 핸드폰 액정을 이용하고 소자보를 만든 사람들과 다양한 시위 물품을 갖고 참여한 사람들이 공존했다. 그들은 서로를 존중할 줄 알았다는 것이다. 윤석열의 파쇼적 행위에 비해 시민들은 현명했고 광장정치로 녹아 난 것이다. 박근혜 탄핵 때도 참가자들이 싫어한다며 깃발을 내리라는 요구가 있었으나 어느새 집회 참가자들은 깃발들을 직접 만들어 참여하고 브이포 가면등을 쓰고 참여했었다. 고등학생들은 야간자율학습을 중단하고 체육복 차림에 교실 방석을 갖고 집회에 참여하는 모습도 있었다.
어느 특정 부분을 부각시켜 보편화시키는 것은 광장과 집회 형식을 고정화시켜 다른 형식의 집회를 고립시키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집회가 너무 질서적이고 깨끗하게 청소되는 부분도 너무 강조되는 것 또한 무언의 압박이 된다. 형식도 중요하지만 집회 참여자들의 요구 내용이 우선 전달되어야 한다. 상업언론들은 집회 형식을 규격화시켜 내용을 쉽게 오염시키는 역할을 늘 상 해왔다.
우리는‘다시 만난 세계’를 경험하고 있다. 자원봉사자와 집회 참여자들에게 온갖 종류의 선물들과 감사의 손글씨, 선결제 방식의 연대를 경험하고 있으며 50대 이상의 아저씨들이 소녀시대의 다시만난세계를 읊조리고 책임감이 없다고 오해 받았던 MZ세대들이 길거리에서 민중가요를 배우고 임을 위한 행진곡에 맞추어 팔뚝질을 하며 우리는 하나가 되어 가고 있다.
다만, 예전처럼 다양한 사회적 의제들이 많이 나오지 않고 있어 아쉬운 부분이 있다. 물론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의 오십보백보의 정책과 문재인정권의 난맥상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사회변화에 대해 냉소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사회변혁은 언제 어떻게 시작될지 모르기에 대중광장에서 끊임없이 외쳐야 한다. 사회공공성 강화, 노동기본권 쟁취, 차별철폐, 기후위기, 젠더문제, 세계평화, 인권 등 체제 전환에 대한 구호들이 탄핵 이후에는 더 많이 함께 외쳐져야 한다. 집회가 단지 축제처럼 끝날 수만 없는 것은 사회의 모순이 윤석열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광장에서 집과 직장으로 돌아간 현실의 지옥은 쉬이 각자도생으로 만든다.
다시 밥상을 차려야 한다. 깃발을 내리고 조끼도 벗고 흡연도 자제하며 최대한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을 보호하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인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윤석열퇴진 투쟁과 탄핵 투쟁에 앞장서 왔다. 노동자가 자결하고, 일터에서 수 천명이 죽임을 당하고, 목숨을 건 단식과 고공농성을 하는 현실은 어느 정권에서도 비슷하게 발생했다. ‘이번만큼은 다르다’라고 언제나 외치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등 보수 정당들에게 또 속고 끌려 다닌다면 응원봉과 다시만난세계는 다시 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부터는 헌재의 시간이 아니라 진짜 노동자, 시민, 민중들의 시간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안전을 파괴하는 일을 두 번 다시 보지 않기 위해 사회변혁을 위해 광장 실천 투쟁은 지속되어야 한다. 민주주의 최후 보루는 광장의 민중들이다. 민중들이 다시만난세계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