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돌(고려대 명예교수), 심규상(오마이뉴스 기자), 양해림(충남대 교수), 장원순(공주교대 교수), 좌세준(변호사)님이 돌아가며 

2주에 한 번씩 인권현안에 대해 기고를 하는 전문가 칼럼입니다.

인권교육, 가장 약한 존재의 곁에 설 때 교육은 비로소 완성된다

관리자
2026-06-17

글_양해림(충남대 철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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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_성광진 후보 facebook

 

지난 5월 15일 대전시민사회 단체인 대전인권행동은 성광진 대전 민주·진보교육감 후보와 「대전 인권친화 학교 만들기 정책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 인권정책 협약은 단순한 정책 제안이나 선거 공약의 차원을 넘어, 대전의 모든 학교 구성원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권리를 존중받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약속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오늘날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이 아니다. 학교는 민주주의와 인권, 평등과 연대의 가치를 배우고 실천하는 삶의 공동체여야 한다. 교육의 목적 역시 단순히 높은 성적과 좋은 대학 진학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데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협약은 입시와 서열 중심 교육을 넘어 인간다운 교육의 방향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다.

지난 인권정책 협약에는 학생 인권 보장, 학교 노동자의 노동권과 자치권 보장, 장애학생이 소외되지 않는 책임교육과 통합교육 실현 등이 주요 과제로 담겨 있다. 특히 장애학생 인권 보장을 위해 ▲과밀·중증 특수학급 1교실 2교사제 실시 ▲통합학급 정원 감축 및 협력지원교사 배치 ▲특수학교 및 특수교육지원센터 행동지원 전담부서 설치 ▲특수교육 운영협의회 정례화 등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정책들이 포함되어 있다.

사실상 교육의 수준은 가장 우수한 학생이 아니라 가장 어려운 처지에 놓인 학생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의해 평가된다. 장애학생과 학습지원이 필요한 학생,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이 학교에서 차별받지 않고 자신의 가능성을 꽃피울 수 있을 때 비로소 교육은 공정해지고 사회는 더 정의로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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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

정치 철학자 존 롤즈(John Rawls)는『정의론』에서 한 사회의 정의로움은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에 의해 판단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가장 뛰어난 학생 몇 명을 성공시키는 교육보다 가장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이 더 정의로운 교육이다. 교육의 진정한 가치는 경쟁에서 앞선 사람을 더욱 앞서게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다소 뒤처진 학생과 함께 걸어가는 데 있다.

비록 성광진 후보는 이번 대전교육감 선거에서 낙선했지만, 지난 정책협약에 담긴 인권과 평등교육의 정신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선거의 승패와 관계없이 장애학생과 소외된 아이들, 학교 노동자와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의 권리를 존중하는 인권교육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시대적 과제이다.

이제 대전교육의 책임은 새롭게 당선된 교육감에게 넘어갔다. 필자는 이번에 당선된 오석진 교육감이 지역 간 교육격차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 그리고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는 교육행정을 펼쳐 주기를 기대한다. 교육은 가장 강한 사람을 더 강하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가장 약한 존재의 곁에 서는 일에서 그 가치를 증명한다.

우리 사회는 종종 성적과 입시 결과로 학교를 평가하고, 경쟁의 결과로 교육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곤 한다. 그러나 교육은 경쟁의 승자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인간을 인간답게 성장시키는 일이다. 가장 약한 아이가 존중받고, 가장 소외된 학생이 배움의 기쁨을 누리며,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학교를 만드는 것. 그것이야말로 교육이 지향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지향이다. 따라서 교육의 진정한 품격은 성적표가 아니라 사람을 소중하게 대하는 태도에서 드러난다.

 대전교육이 향후에도 인간의 존엄과 인권, 연대와 배려의 가치를 잃지 않고 더욱 따뜻한 공동체로 성장해 가기를 진정 기대한다. 그리고 그 교육의 출발점은 언제나 가장 약한 존재의 곁에 서는 데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