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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9-05 22:13
내부 적폐와 비정규직 유령
 글쓴이 : 인권연대
조회 : 252  

내부 적폐와 비정규직 유령


오임술(민주노총대전본부)   


비정규직이라는 유령이 떠돌아 다녔다.

비정규직이라는 유령을 정착시킨 것은 10년 참여정부때의 일이다. 돌아보면 비정규직보호법을 반대하는 민주노총과 진보사회단체는 노동귀족이라는 작위까지 하사 받으며 정부정책에 사사건건 반대하는 극좌파세력처럼 규정되었다.

비정규직은 자본의 이윤이 줄어들면서 자본주의 위기가 심화되자 신자유주의 정책을 도입하면서 발생했다. 한국에서는 97년 IMF 외환위기 후 급속히 증가했고 비정규직들의 투쟁으로 사회, 인권문제로 대두되자 2007년 비정규직보호법이라는 이름과 함께 시민권을 부여 받았다.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 사용을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꼴만 만들 것이다’라는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권과 보수정당들은 민주노총 총파업과 진보정당의 반대를 힘으로 누르고 법을 통과 시켰었다. 그리고 2017년 문재인대통령은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했다.

첫 단추는 잘 못 끼워졌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 할 수 있을까?

 

예전에 잘 사용되던 말 중 ‘동무’라는 말과 ‘인민’이라는 말은 지금 거의 쓰지 않는다. 그러나 그 유명한 육영재단에서 발간한 잡지 제목이 ‘어깨동무’였으며 헌법초안에 국민을 대신하여 인민으로 쓰여 있기도 했다. 촛불광장에서 헌법 제1조의 노래 가사를 ‘모든 권력은 인민에서 나온다.’로 불렀을 것이다. 북한에서 쓴다는 이유로 단어하나 말 하나도 시간이 흘러 분단 고착화 된 것이다. 고착화는 기득권이라는 수많은 적폐를 양산했고 촛불혁명을 통해 극복해 가는 과정에 있다. 하지만 노동적폐 청산은 갈 길이 멀다.

 

노동적폐는 자본과 권력의 이해로 시작 되었지만 그것을 공고화 시킨 것은 노동자 내부에게도 책임이 있다. 민주노조 말살 시도에 부역한 노동자, 비정규직철폐에 반대하는 노동자, 연대하지 않는 노동자, 자신들의 사업장만 생각하는 노동자, 노동자들의 연대와 단결을 거부하는 노동자들은 부역자일까? 아닐까? 영화 ‘암살’에서 배우 이정재는 ‘조선이 독립될 줄 몰랐다, 알았으면 배반 했겠냐!’라고 말한다. 그리고 현재 모 장관 후보자는 역사의 무지를 반성한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다.

 

공공부분 현장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논의가 한참이다. 그런데 직종이 다른 경우 보다 같은 직종의 정규직 전환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청소, 시설, 경비 업무의 경우 용역업체를 두지 않고 직접고용하거나 자회사에 고용하는 방식(이와 같은 정규직 전환 방식은 임금과 복지, 인사에 있어 차별이 존재하기에 문제점이 많다)은 기존 정규직원들과의 업무가 다르고 동선이 겹치지 않아 현실감이 떨어지고 금전적 손해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그러나 동일한 공간에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경우 한정된 예산 때문에 임금을 손해 보거나 채용 방식이 다른 것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공기관 중 가장 많은 비정규직을 포함하고 있는 학교 또한 예외는 아니다. 기간제교사와 강사직군의 정규직전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 정책의 실패, 노동권, 교육철학의 문제가 얽혀 있기도 하지만 자본주의 정글 경쟁에서 승리한 선민의식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물론 이와 같은 직종차별은 조직 형태의 문제이기도 하다. 유럽의 경우 직종별노조에서 산업별노조(만능은 아니다) 전환에 성공하여 노동자계급의 임금격차를 줄이고 평등을 위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초기 산업노동자들의 노조형태를 벗어나지 못하며 분열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언론노조가 공정방송 쟁취를 위해 파업에 돌입했다. 촛불혁명 취재 당시 일부 기자들은 방송사 로고를 숨겨야 했을 정도로 위험과 자괴감을 느꼈을 것이다. 공정방송이 노동조건 개선이라는 것도 정규직, 비정규직 카메라 기자들이 함께 이해하게 되지 않았을까? 방송국, 언론사 안의 수많은 비정규이라는 적폐를 남겨 놓고서는 온전한 진실방송, 공정방송이라 할 수 없다. 국정원 댓글공작에 프리랜서 아나운서도 가담했다는 기사에 대해 외부방송인일 뿐이라며 계약직 아나운서가 아니라는 선 긋기식 주장을 하는 방송사가 있는 반면 파업을 지지하며 방송을 내려놓는 프리랜서아나운서도 있다. 자본의 언어로서의 외부방송인보다 노동의 언어로서 같은 동종 업계 노동자로서의 시선으로 보아야 한다.


 기자이고 교사이고 박사, 의사, 간호사를 먼저 생각 할 것인가? 노동자라는 단어를 먼저 생각할 것인가? 노동력을 판 대가로 임금을 받아 살아가는 노동자계급으로 단결해야 세상은 바뀌어 진다. 없어져야 할 단어는 인민과 동무가 아니다. 잘못된 시민권을 부여받은 비정규직과는 이젠 안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