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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08 13:55
메이데이와 마르크스의 보편적 인권
 글쓴이 : 인권연대
조회 : 693  

메이데이와 

마르크스의 보편적 인권

                                                       

글_ 양해림(충남대 철학과 교수)


 지난 2018년 5월 5일은 마르크스(Karl Heinrich Marx, 1818-1883) 탄생 200주년이었다. 그리고 지난 5월 1일은 메이데이(May day), 세계 노동자의 날이었다. 노동자의 날은 마르크스주의의 제2인터내셔널(Second International) 국제기구에서 유래한다. 제2인터내셔널은 1889년 7월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마르크스주의를 이론상 근거로 하여 광범위하게 발전해 온 사회주의운동을 배경으로 성립했다. 여기서 제2인터내셔널은 1889년 대회에서 5월 1일을 노동절로, 1910년 대회에서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선포했고 하루 8시간 노동제 실시를 요구하는 국제 캠페인을 광범위하게 일으켰다.


 이러한 노동절의 배경은 마르크스의 보편적 인권, 즉 사회권의 이론에서 나왔다. 사회권은 17~18세기의 시민혁명들이 노동자계급과 여자들을 열등한 시민으로 취급했다. 그리고 지나간 수많은 혁명의 성과로부터 여성을 배제했다는 비판에서부터 출발했다. 즉, 사회권은 18세기의 시민혁명, 보통선거권, 사회보장과 복지, 노동과 직업의 권리, 건강과 쾌적한 생활의 권리, 교육권 등을 보장함으로써 경제적, 사회적 평등을 구현하고 이를 통해 인간의 존엄과 인격의 가치를 구현하는 노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홉스(Thomas Hobbes)의 자연 상태에서 만인 대 만인의 투쟁, 로크의 사회계약으로 인한 저항권의 인정, 루소의 인간불평등비판, 칸트의 인간의 존엄성, 마르크스의 사회주의 이념 등은 인간의 권리와 자유를 바라보는 시각을 현실적 삶의 수준으로 맞추었다. 이렇게 사회권은 기존의 시민법상의 인간관을 전제로 하여 이를 보충하는 형태로 전개되었다. 이제 사회권은 시민권의 일부로 받아들이면서 평등의 원리에 대한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던 것이다. 이를테면 불평등의 완화를 위해 사회권이 등장한 것이다. 그리고 점차 그 정당성이 확인되면서 교육과 의료 등 사회복지에서 핵심적인 문제들에 대한 불평등을 없애자는 주장이 제기되었고 사회권은 불평등에 대한 비판으로 확대되었다. 


 마르크스의 사회권은 정치적 해방을 가능하게 했지만, 경제적 영역에서의 불평등에 눈감으로써 사회적 해방, 인간 해방으로까지는 나가지 못했다. 정치적 공동체에서 시민의 권리는 보장했지만, 그것은 경제적 영역을 사회적 통제로부터 벗어나게 했다. 결국 경제적 불평등은 정치적 영역에서의 권리보장을 무력하게 만들었다. 인권은 소유권 이론에 기초해 있으며 그 당시 제한선거를 인정하여 참정권의 범위를 한정시켰다. 또한 인권은 소유권의 축적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불평등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렇게 근대적 사회권은 마르크스로부터 시작됐다. 마르크스는 사회적 존재(Gattungswesen)로서의 인간과 자기소외라는 개념이 초기《경제학-철학수고》(1844),《독일 이데올로기》(1845)를 비롯한 마르크스 사상에 중심에 놓여 있었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이란 이 세상의 처음부터 끝까지 타인 없이는 살아갈 수 없고,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를 말한다. 개별적 인간으로 사회적 존재가 될 경우에 인간은 고유한 힘을 사회적 힘으로 인식하고 조직하게 된다. 이러한 사회적 힘이 정치적 형태 안에서 분리되지 않았을 경우에 인간 해방이 완성된다. 따라서 인간은 함께 노동함으로써 새롭게 생명을 발현시키는 사회적 존재가 된다. 여기서 사회란 인간 상호간의 생산 공동체다. 이러한 인간과 사회관은 자본주의 사회의 이기적인 인간상과 이기적 인간관의 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빈곤문제를 극복하고 분열된 시민사회를 넘어서는 것이다.
 

이렇게 마르크스는 사회권, 즉“보편적 인권”을 어떻게 취득하고, 타인을 어떻게 인정할 수 있는가에 많은 고민을 한다. 마르크스는 보편적 인권사상을《유대인의 문제에 관하여》(1844)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권사상은 기독교 세계에서 지난 세기에야 비로소 발견되었다. 인권사상은 인간에게 선천적인 것이 아니다. 인권사상은 오히려 인간이 지금까지 훈육 받은 역사적 전통에 대한 투쟁을 통해 획득된 것이다. 그래서 인권은 자연의 선물이 아니며, 지금까지의 역사가 우리에게 쥐어준 지참금이 아니다. 오히려 인권은 탄생의 우연에 대한 투쟁을 통해, 그리고 세대를 걸쳐 역사가 지금까지 남겨둔 특권에 대한 투쟁을 통해 획득한 대가이다. 인권은 교양의 산물이다. 인권은 그것을 스스로 획득하고 누릴 자격을 갖춘 자만이 소유할 수 있다.


 마르크스는 보편적 인권, 곧 사회권이라는 것은 시민사회의 구성원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보편적 인권이란 인간 및 공동체로부터 분리된 이기적인 인간의 권리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며 투쟁을 통해 쟁취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마르크스의 사회권은 노동력 상품이라는 특수성을 반영하여 독일의 바이마르헌법에서 처음으로 헌법으로 규정되었다. 바이마르헌법은 노동과 자본의 공동원리에 따라 노동자층의 대표로서 노동조합이 승인되고, 단결권은 무조건 승인되었다. 바이마르헌법 제159조는“노동 및 경제조건을 유지하고 촉진하기 위한 결사의 지유는 모든 사람과 작업에 보장된다. 이러한 자유를 제한하거나 저해하는 협정과 조치는 모두 위협이다.”사회권은 자유권의 전제조건이지만, 자유권이 제대로 보장되어야만 사회권에 대한 요구가 성립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양자는 서로를 지지하고 강화한다.


이러한 마르크스의 사회권은 1889년 제2인터내셔널이 창립되었고, 8시간 노동의 보장은 자본에 대한 노동의 승리이기도 했다. 사회권의 등장은 마르크스가 주장한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마르크스의 이념은 1917년의 러시아혁명을 통해 확인되었다.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려는 사회권은 자유권에 한정되었던 기존의 인권 개념을 확대했다. 기존의 고립된 단자적 개인적 인권이 사회공동체에 참여하는 구성원으로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외연이 확장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