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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7-04 10:48
세상의 모든 어른은 선생(先生)입니다
 글쓴이 : 인권연대
조회 : 48  
세상의 모든 어른은 선생(先生)입니다


글 _ 안선영(시흥교육청 장학사)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이가 등하교 시 학교 앞 도로를 혼자 건너는 것이 불안하니 교통봉사 하시는 분들이 집에 와서 아이의 등교에 동행해 달란다. 어머님께서 직접 하시면 되지 않냐고 답을 했다가 날벼락을 맞았다. 학교에 집요하게 요구했고, 교장선생님이 업무를 못할 지경이었다고 한다. 그래도 학부모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교육지원청 장학사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이 교실을 너무 어지르고 전혀 치우지 않는 학생의 어머님을 학교로 불렀다. 전화로 내용을 들은 엄마는 우리 애가 그럴 리가 없다며 당장 학교로 달려왔고 선생님이 아이가 앉은 자리 주변을 보여 드렸다. 아이가 하루 종일 가위로 색종이를 오려 뿌려 놓았는데 집에서도 하는 행동이란다. 집에서는 어머님이 다 치워주는데 이런 걸 아이한테 치우라고 하면 어쩌냐고 선생님을 나무랐단다.  

  요즘은 신규교사가 발령장을 받으러 교육청에 올 때 엄마가 차에 태우고 같이 오는 경우가 많다. 직장 회식을 하는데 엄마가 나타나서 회식비를 결제하고는 과장님께 우리 아들 잘 부탁한다는 당부를 했다는 사례도 들었다.

  부모노릇은 어떻게 언제까지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 첫 번째 사례에 나온 학생은 교실에서 학생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한다고 한다. 늘 혼자 동떨어져서 아이들 노는 모습을 구경한단다. 두 번째 사례의 학생은 친구들에게 매우 폭력적이란다. 기분 좋고 나쁨의 기복이 크고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반응이 다르니 친구들이 아예 옆에 가지도 않으려고 한단다. 이런 이야기를 전해줘 봤자 우리 아이의 잘못이 아니라 친구들이 나쁜 거라고 핏대를 세우는 엄마 앞에서 교사는 할 말을 잊는다. 4월에 신규교사 연수를 5회에 걸쳐서 했는데 지역이 넓고 대중교통편이 좋지 않아 한 곳에서 연수를 진행하면 매번 멀리 이동해야 하는 교사들이 불편 할 것 같아 3개 권역으로 나눠 연수 장소를 정했다. 오늘 내가 불편하면 누군가 좀 편하게 연수 장소에 올 수 있다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불편을 나누자고 양해를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신규교사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왜 연수 장소를 옮기냐? 처음 공문에는 교육지원청에서 5회 다 하는 것으로 안내되지 않았냐? 교육지원청에 오는 교통편이 좋지 않고 멀어서 특정지역 선생님들은 매번 너무 힘드니 불편을 나누자고 양해를 구하지 않았냐고 해도 막무가내다. 받기만 했던 사람은 무언가를 나누는 것에 대해 납득을 못한다. 당연히 내가 누려야 할 것이고 다른 사람의 불편은 내 알바가 아닌 교사가 교실에서는 어떤 모습일까? 걱정스러웠다. 

  분명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커야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법도 사랑받는 법도 잘 모르는 듯 한 부모들이 많다. 부모의 잘못된 사랑법으로 아이는 오히려 교실 구석으로 내몰리고 친구들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 안타깝다. 그렇게 왜곡된 사랑을 받고 자란 사람이 어른이 되면 누구를? 왜? 어떻게? 사랑해야하는지 모르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자녀를 둔 부모에게 간절히 전하고 싶다. 당신 자신을 먼저 사랑하라고. ‘나’는 없고 오직 ‘자녀’만 있고 자녀에게 삶을 올인 하게 되면 세상의 이치가 보이지 않는다고. 부모를 포함해 세상의 어른은 모두 선생이다. 선생(先生)의 의미가 ‘삶을 앞서 살았다.’는 뜻이니 세상의 모든 어른이 아이들에게, 학생들에게, 청소년들에게 선생이어야 한다. 먼저 살아 본 사람들이 뒤 따르는 자들에게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오늘 나의 뒷모습을 돌아보는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부모가 어디에 돈을 쓰는지 보면서 자식은 부모의 가치관을 자연스럽게 학습 받는다. 세상의 선생들이 ‘요즘 애들’을 한탄할 것이 아니라 ‘요즘 아이들’이 왜 어른들의 눈에 차지 않는지 나 자신을 돌아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