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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만사는

김동석(사단법인 토닥토닥 이사장), 박은영(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오임술(민주노총 대전본부 노동안전국장), 이채민(충남여성가족연구원), 임병안(중도일보 기자), 안선영(경기도교육청 장학사)님과 같은 지역의 현장 활동가들이 생활하면서 느끼는 인권현안에 대해 2주에 한 번씩 글을 기고하는 칼럼입니다.

세상사 기준은 단순하다.

작성자대전충남인권연대 작성일22-05-03 23:34  |  56 읽음

글_오임술(민주노총 대전본부 노동안전국장)


 2022년 메이데이 세계 노동자의 날이 지났다. 며칠 전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이 지났다. 강경대 열사가 경찰의 쇠파이프에 맞아 죽었던 날도, 세월호가 침몰한 날도, 제주도 4.3항쟁이 있던 4월이 지났다. 우리는 그날을 기억하고 다시는 불행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추모하고 정신 계승과 함께 근본적 원인 해결을 촉구해 왔다.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하지만 5.18광주민중항쟁이 먼저 떠오르고 수많은 민주 열사와 노동 열사를 떠올리는 이들이 있다. 누구는 가정을 생각할 때 동료와 동지를 먼저 찾았던 이들이 있었다. 잊혀지지 않는 역사적 사건들 속에 아직도 과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며 질책하는 이들이 있어왔다. 누가 질책해야 하는지 시간의 흐름 속에 역전되기도 했다.


 청문회 정국이다. 질책하던 자들이 이제는 질책을 받는다. 내로남불을 외치던 위정자들의 도덕성과 전문성은 목불인견이다. 자녀 입시, 부동산, 전관 예우, 교통 법규 문제 등 온갖 부도덕한 인사들이 총리와 장관 후보자로 나왔다. 


 공정과 상식의 아이콘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인식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이 자들은 타인에 대해서는 쉬이 비난하지만 자신과 세력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그럼에도 이 정권이나 저 정권이나 똑같다면 새로운 선택지를 찾아야 하지만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을 선택하라는 선동에 매번 속고 또 속는다. 우리는 집단적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 


 이 사회 기득권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비슷하다. 재벌가, 고위 관료, 전문가 집단 들은 어떤 방식으로 이 사회를 유지해야 자신들의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는지 잘 알고 있다. 언제나 이들 기득권 세력과 분파는 노동 계급과의 싸움에서는 오월동주(吳越同舟)이자 기득권 동맹을 결코 포기 하지 않는다. 다만, 이미지 싸움만 할 뿐이다. 노동은 먹고 사는 문제이자 임금을 받고, 그 임금으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해 갈 수 있느냐의 단순한 문제는 사라져 버린다. 영끌도 할 수 없는 청년 노동자들의 수가 대다수임에도 임금 노동자들의 삶에 대한 걱정은 이미지만 남는다.


권력자들은 세상이 단순하지 않다며 점잖게 가르치지만, 세상은 노동과 자본의 이익 싸움이자, 진영 싸움일 뿐이다. 그 자들과 이 자들이 어느 위치에 서 있고 누구와 이익동맹을 꾀할 것인가의 사회적 존재는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의 차이로 나타나기도 한다.


 1886년 5월 미국 노동자들의 8시간 노동제를 요구하는 시위에 경찰들의 폭력에 의해 숨진 노동 운동가들을 기리기 위해 1889년 노동자들의 국제 연대조직인 제2인터네셔널 창립대회에서 5월 1일을 메이데이로 정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당시 노동 운동가들의 사상이 급진적이라는 이유로 체포, 구금, 사형을 내렸던 130년 전과 지금 한국에서의 노동 운동을 바라보는 시선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대한민국의 노동자들 중 저녁이 있는 삶, 8시간 노동으로만 살아가는 이들이 얼마나 되는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오히려 노동 시간을 늘리고,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탄력근로제, 유연근로제를 확대하려고 한다. 


 노동절에 전국경영자총연합회는 최저임금에 대한 지역별, 업종별, 노동자 수에 따른 차등 적용을 들고 나왔다. 저임금은 장시간 노동을 동반하게 된다. 지역 차별과 업종에 대한 낙인 효과, 지금도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영세업체 노동자들의 착취가 심화되는 것은 뻔한 일이다.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보이고 있는 노동에 대한 무지와 친자본가적 행보가 더욱더 우려스럽다. 수 많은 노동자들의 투쟁과 헌신으로 저지했던 사회 공공성 분야인 의료, 전기, 가스, 철도 등에 대한 민영화, 재벌 사유화에 대한 압박 또한 거세질 것이다. 서민들의 행복한 삶이 아니라, 능력 있는 자들을 위한 세상을 꿈꾸는 기득권 동맹이 노골화되는 것이다. 


  4월 28일은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이다. 1993년 태국의 한 공장에서 화재가 났지만, 고가의 인형 완제품을 훔쳐 갈까 봐 회사가 문을 걸어 잠그고 일한 탓에 노동자들이 대피하지 못하고 188명이 죽임을 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3년 후 전세계 노동조합 대표자들이 촛불을 들면서 추모의 날이 시작되었다. 대한민국의 노동자들의 산재 사망률은 압도적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어렵게 만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자본가 편의로 바꾸려 한다. 누구를 위함인가? 숨져간 전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들을 기억하지 못해도 한해 2,400명의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목숨을 빼앗기는 노동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노동자 인권이 더욱더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방 선거에서 최악과 차악이라는 프레임 속에 노동 정치와 노동 계급의 이해는 사라질 것이다. 역사는 기억하는 것의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계급 간 이해관계다.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다. 그것이 기준이다. 사람의 권리, 노동의 권리, 인권은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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