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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사단법인 토닥토닥 이사장), 박은영(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오임술(민주노총 대전본부 노동안전국장), 이채민(충남여성가족연구원), 임병안(중도일보 기자), 안선영(경기도교육청 장학사)님과 같은 지역의 현장 활동가들이 생활하면서 느끼는 인권현안에 대해 2주에 한 번씩 글을 기고하는 칼럼입니다.

학교가 제일 위험한 이유?

작성자대전충남인권연대 작성일21-12-08 13:16  |  451 읽음

학교가 제일 위험한 이유? 

- 2021 대전학생생활규정 전수조사를 마치며-


글_김선(인권실천충남교사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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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활동은 학생의 권리인 동시에 의무임을 각성하고 교수·학습활동에 인내심과 복종심을 가지고 참여한다.” 

“학생답지못한, 품행이 방정하지 못한 행위, 불미스러운 행동, 불손한, 성행이 불량한, 불온, 불순한 ”

“교사에게 버릇없게 행동하거나 말로 대들거나, 불온문서를 은닉·탐독, 학생을 선동하여, 불순세력에  연계되어 불순행위나 정치성을 띤 활동, 교칙을 문란하게, 백지동맹·동맹휴학·학생선동·불법집회·불량써클 참가 등 징계”

“교복을 착용할 때는 항상 단정하고 청결해야 하며, 상의는 흰색의 속옷을 입도록 한다.”

“여학생의 스타킹은 살구색, 회색, 검정색으로 그 색상을 제한한다.”

“순결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는 순결교육과 생명의 존엄성과 책임의식을 일깨우는 성교육을 이수”

“남녀학생 간의 어떠한 신체접촉도 하지 않는다.”

“용의복장검사는 사전 예고 없이 평상시 전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할 수 있으며 두발검사는 매월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추위를 막기 위해......  외투는 담당 교사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착용할 수 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바지를 착용해야 하는 경우는 담임이나 의사소견서를 학생안전부에 제출하여 학교장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밤색 바지 허용)”

“두발의 앞머리는 누르지 않고 눈썹꼬리 하단까지로 옆머리는 귀에 닿지 않게 뒷머리는 옷깃에 닿지 않게 한다.  옆머리는 9mm 이상으로 깎아야 하며 밑에서 쳐올린 머리가 눈썹선 위를 넘지 않아야”

“제O조 두발 2) 파마, 염색, 스프레이, 무스 등의 사용은 불허한다.(만약 염색했을 경우 완전한 검정색이 될 때까지 검정색으로 염색하여야 함) 3) 머리에 무스, 스프레이, 헤어로션, 헤어 젤 등의 이물질은 바를 수 없다.(위반했을 경우 즉시 머리를 감게 한다.)”

“학생 생활 중에는 반드시 묶음 머리 형태를 유지하도록 한다.(단, 묶음머리의 형태를 유지하지 않아 지도를 받은 경우 뒤 칼라 밑단에 해당하는 길이로 자르도록 한다.)”

“본교 교사는 필요에 따라 소지품 검사를 할 때 학생 본인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고 할 수 있다.”

“ 휴대전화를 허가받지 않고 소지하다 적발 시 학년 말까지 학생안전부에 휴대전화를 보관한다.”

“본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을 때는 학생안전부와 선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직원회의에 회부한 후 학교장의 재가를 받아 개정할 수 있다.”

“ 12~18명의 학생으로 구성한 선도부를 운영하며 그 임무를 1. 등ㆍ하교 지도, 2. 용의 복장 지도, 3. 정숙 지도, 4. 교내 안전 지도, 5. 특별히 관리가 필요한 구역의 청소 지도, 6. 행사 질서 지도,  7. 기타 학교에서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부분”

“교사의 정당한 지시 및 요구 불이행(자신의 학번이나 이름을 말하지 않는 경우 포함) 벌점10점” 

“학생을 선동, 주동하거나 동참하여 질서를 문란하게 한 학생(불법집회를 조직, 모의, 참석, 가입한 학생)”은 퇴학까지 징계가능”, “모든 징계는 전체 학년에 걸쳐 누적되어 적용한다.”

“징계된 학생의 명단은 필요에 따라 게시물을 이용하여 전교생에게 공고함으로써 예방을 목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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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10월 대전의 150개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국가인권위대전사무소, 대전광역시인권센터, 대전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준)에서 실시한 학생생활규정 전수조사에 자문위원과 집필자로 참여하며 확인한 학생생활규정의 조항들이다. 비단 대전에 있는 학교들만 이렇겠는가? 이것이 대한민국 학교의 현주소다.


  교육기본법 제2조에서 밝히고 있는 교육의 목적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유엔아동권리협약 제28조 제2항은“학교규율이 아동의 인간적 존엄성과 합치하고 이 협약에 부합하여 운영되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아동이 교문을 통과했다고 하여 그 인권을 잃는 것은 아니라면서 학생인권 보장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또한 2020년 2월25일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9조의 일부개정으로 학생생활과 관련된 사항 중 용모(두발, 복장), 소지품검사, 전자기기 사용 등 세부적 예시 사항을 삭제했다. 이때 교육부는 공문을 통해 용모(두발, 복장), 소지품검사, 전자기기 사용 등 세부적 예시 사항이 학교현장에서 학생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확인되어 학생의 인권 침해를 예방하기 위해 개정한다고 밝혔다. 이제 학생생활규정은 징계와 선도를 위한 규정이 아니라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고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학생의 학교생활에 관한 사항을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민주적 절차를 거쳐 자율로 정하고 학교자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자치규범인 것이다. 억압적인 조항을 가진 학교들도 학생생활규정의 목적은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고 학생들이 공동체 속에서 바람직한 역할과 책임의식을 갖춘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하는데 있다고 밝히고 있다. 


  김누리교수는 “지난 100년 동안 존엄한 인간을 기르는 교육, 성숙한 민주주의자를 키우는 교육을 해본 적이 없다. 30년 일제 시대는 황국신민을 기르는 것을, 해방 후 40년 독재 시대는 반공투사 혹은 산업전사를 키우는 것을, 30년 민주 시대조차 ‘인적 자원’을 기르는 것을 교육의 목표로 삼았다. 일제의 제국주의 교육, 독재 정권의 국가주의 교육, 민주 정부의 신자유주의 교육으로 점철된 한국 교육 100년은 그대로 반교육의 역사였다. 지난 백년의 교육에 일관된 것은 능력주의(meritocracy) 교육이다. 시대마다 지향하는 목표는 달랐지만 추구하는 방식은 같았다. 이제 능력주의 교육은 ‘존엄주의’(dignocracy)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존엄한 인간을 기르는 것을 교육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 100년동안 어떤 교육을 해왔는지를 볼 수 있는 증표가 바로 학생생활규정의 조항들이라 생각한다. 학교에 갈 때는 인내심과 복종심을 챙겨야 하고, 여학생이 바지를 입으려면 의사소견서를 첨부해 학교장의 허락을 받아야 하며, 추울 때 외투는 교사의 허락을  받고 입어야 하고 본인 동의 없이 소지품 검사가 가능한 학교, 검은 색 머리가 될 때까지 염색해서 검사받아야 하고 헤어무스라도 바르면 즉시 감게 하고, 정치적인 생각이나 선동은 퇴학도 가능하며 ‘두발의 앞머리는 누르지 않고 눈썹꼬리 하단까지로 옆머리는 귀에 닿지 않게 뒷머리는 옷깃에 닿지 않게  옆머리는 9mm 이상’으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정해주고, 거기에 더해 속옷색깔까지 지정한대로 입으라고 강요하고 남녀학생 간 어떠한 신체접촉도 하면 안되는 학교, 휴대전화를 허락받지않고 소지했다 적발되면 학년말까지 압수하고 징계라도 받으면 전교생에게 공고하여 일벌백계하는 학교...... 이런 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라고 말하며 그래도 참고 견디라고 말하는게 최선인가?


  인생에서 가장 좋은 시기인 10대에 학교를 통해  권위적이며 전근대적이고 억압적인 교육에 짓눌린 아이들이 온전한 개성을 가진 인격체로, 존엄한 인간으로,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이 가능한가? 초·중·고등학교의 12년 학교교육을 마치고 나면 모멸감을 내면화하고 망가지고 상처투성이에 우울증에 시달리는 약한 자아로,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대한민국의 일원이 되는 이유는 바로 학교교육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것이 학교가 세상에서 제일 위험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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