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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사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작성자대전충남인권연대 작성일20-12-16 11:20  |  212 읽음

글_안선영(경기도 교육청 장학사) 


  내년 3월에 우리 동네에 국제학교가 생긴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국제학교 하면 어떤 이미지를 떠올릴지 궁금하다. 공부 잘하고 집에서 밀어줄 능력(관심과 재력)이 있어야 다닐 수 있는 학교? 이 나라 저 나라에서 한국에 오긴 왔는데 한국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진 학교? 아마 대부분 사람은 국제학교를 해외 명문대 입시를 준비하거나,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자녀들을 위한 학교 정도로 생각할 것이다. 다시 말해 특별한(?)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라고 생각하는 쪽이 많을 거라는 말이다. 

  실제 국제학교는 외국에 주재하는 외교관이나 주재원 자녀들을 위해 설립된 학교다. 현지의 학생 중 현지 학교와 다른 교육과정이 필요한 학생들도 국제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외국인학교'는 외국에 3년 이상 살았다는 증빙을 해야 입학할 수 있다. 국제학교에 보내고 싶은 학부모들은 어떻게 해서든 증빙을 만들고 사교육이라도 동원해 외국어 테스트를 통과하려고 애를 쓴다. 그런데 실제 외국에서 3년 이상 살았고 외국어 능력이 출중한 다문화 학생들의 대다수는 국제학교에 진학하지 않는다. 아니 진학할 수 없다.


  국제학교에 대해 이렇게 장황하게 늘어놓는 이유는 우리 동네에 개교하는 국제학교는 지금까지의 개념과는 조금 다른 의미로 개교를 하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미래 사회를 예측하며 몇 가지 유형의 미래학교를 추진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다문화 학생이 집중해 있는 지역에 공립대안학교로 국제학교를 개교하는 것이다. 미래에는 더 많은 나라에서 더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에 올 것이다. 말 그대로 오 천년 단일 민족이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사회. 그게 왜 좋은지를 되묻는 사회가 될 것이다. 어른들 눈에는 가난한 나라에서 돈 벌러 온 다문화가 위기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 학생들을 친구로 삼아 자란 아이들이 어른이 되는 미래에는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미리 접할 수 있었던 기회가 될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우리 학교는 다문화 학생이 많아서 수업이 어려워요.” 다문화 학생들이 많은 지역은 저소득층 밀집 지역, 부모와 소통이 어렵고 부모로부터 학생들이 충분히 지원받지 못하고 있음을 내포하는 말이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이 같은 다문화 학생이라도 서래마을에 사는 다문화와 우리 동네(반월·시화공단 인근)에 사는 다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다문화를 각 나라(민족)의 문화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동양과 서양, 주거환경, 직업 등으로 문화의 수준을 가늠하며 수준의 다문화로 바라보는 것인지 아닌지 의심스럽다. 


  며칠 전 미래학교 개교를 앞두고 새로 발령을 받은 교직원 대상 연수가 있었는데 늦어 허겁지겁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려고 보니 마스크가 없었다. 주변에 편의점이 있는지 살피는 내 표정이 꽤 급해 보였는지 재활용센터에 앉아 계시던 아저씨가 뭐 찾냐며 내다보셨다. 아시아 어느 나라쯤에서 오셨는지 생김새는 비슷한데 말씀은 어눌했다. 마스크가 없어서 편의점을 찾는다고 하자 급하면 이거 쓰라며 가게에 있던 마스크를 하나 내어주셨다. 코로나가 다시 창궐하는 요즘 마스크 하나가 귀할 텐데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게 선뜻 마스크를 내어주시는 아저씨께 꼭 다시 들르겠다고 인사했는데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다른 사람이 되어 버렸다. 이번 주말엔 꼭 커피 한잔 사서 찾아 뵈어야겠다. 


다문화 사회 기회인가? 위기인가? 여러분의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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