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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만사는

추명구(대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오임술(민주노총 대전본부 노동안전국장), 최예린(한겨레 기자), 이채민(충남여성정책개발원 연구원), 임병안(중도일보 기자)님과 같은 지역의 현장 활동가들이 생활하면서 느끼는 인권현안에 대해 2주에 한 번씩 글을 기고하는 칼럼입니다.

코로나 19와 어머니 지구의 권리

작성자대전충남인권연대 작성일20-04-01 13:56  |  84 읽음

추명구(대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사건을 겪으면서 97년 IMF 외환위기의 공포와 불안이 급습했다. 당시 나는 정학과 휴학을 번갈아 가며 막연하게 좋은 세상을 꿈꾸는 1년차 4학년(나는 3년차 4학년때 졸업을 한다.)이었다. 우리집의 돈줄이셨던 아버지는 민영화와 함께 명퇴를 하셨다. 아버지와 친구분들은 갑자기 생긴 목돈(퇴직금)으로 개미사장(개미투자자), 치킨사장, 편의점사장 등 경험없는 자영업을 시작하셨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삶의 질은 회복되지 못했다. IMF 외환위기는 근로자파견, 아웃소싱, 비정규직 등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소득 양극화, 고용위기, 경제·사회·지역 격차 등 우리와 우리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바이러스가 되었다. 그리고 그 바이러스는 끊임없는 변이하여 지금도 우리에게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한다.


   IMF 외환위기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는 지구의 생태적 취약성과 사회의 민낯을  드러냈다. 모 언론에 의하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동이 통제되면서 늑대와 퓨마와 같은 야생동물이 주거지에 출몰했는데 그 이유가 사람이 살기 전에 야생동물의 서식지였다는 것이다. 극심한 교통 체증으로 대기오염이 심한 멕시코시티는 차량이 줄면서 대기질 수준이 양호해 졌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천지라는 신흥종교의 신도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신천지의 예배방식, 비윤리적이고, 무차별적인 전도방식 등이 수면위로 올랐다. 미국에서의 총기 및 탄환 사재기와 병에 걸려도 혼자서 견뎌야 하는 취약한 의료 시스템에 대해 의아해했다. 세계 곳곳의 종교시설에서는 종교 집회 자제에 대하여 박해로 받아들이는 종교적 무지 등을 보였다. 또한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적 위기는 고스란히 사회적 약자와 자영업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직격탄이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실업이 급증하고 있다.


   IMF와 같은 경제재앙은 여러형태로 반복되었다. 그리고 1981년 제2의 흑사병으로 불렸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1994년 인도에서 발생한 페페스트, 1976년 에볼라바이러스병(EVD)(이후 1995년과 2014년에 재출현) 1996년 병원성대장균 O-157, 2002년 사스(SARS),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A(H1N1), 2012년-2015년 메르스(MERS), 2019년 코로나-19(COVID-19), 그리고 구제역, 조류독감 등 환경재앙(재난)도 반복되고 있다.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재앙(재난) 대해서 우리는 충격을 감내하며 적응해야만 하는 것일까? 지속가능한 지구적 삶을 위해 새로운 삶의 태도, 사회적 실천, 지구적 시스템을 전환할 수는 없는 것일까?


   지난 50년간 발생한 신종질병의 원인에 대한 분석은 동물들의 서식지 파괴와 기후변화의 결과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에이즈(AIDS)는 1920년대 아프리카 육식 사냥꾼들이 침팬지 고기를 먹는 과정에서 전염되었고, 아마존 숲 4%가 감소하면서 그 지역 말라리아 발생률이 50% 증가했다고 한다. 라임병의 원인 역시 숲의 감소(야생동물의 서식지를 농경지로 바꾸는 등)로 인한 생태계 먹이사슬의 깨짐으로 보고 있다. (*출처 우석영)  

   또한 기후변화에 의한 기온 급상승은 모기와 진드기 등 위생해충의 번식 속도를 빠르게 했고 개체수 증가에 따라 서식지도 넓어지면서 그에 따른 질병도 확산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1980년대초 사라렸던 말라리아 환자가 1993년 다시 발생하여 1998년-2000년에는 연간 4,000명까지 급증했다는 보고(현재는 퇴치단계로 말라리아 위험지역 인구 1,000명 당 1건 미만 발생 유지)가 있다.

 

   지구상에는 약140만종에서 170만 종의 생물(우리나라의 경우 국가생물종목록은 52,628종,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267종)이 확인되었다. 전체 종의 86% 정도가 열대지방에 분포되었을거라고 예상하는데 그 이유는 생태계의 기본이 되는 식물종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생물다양성은 생물들간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생태계 기능을 유지한다. 그리고 그 상호작용을 통해 우리는 생태적 서비스(지구시스템 유지, 심리적인 안정, 의학 치료제 제공 등)를 제공받는다. 이러한 의미에서 인간만의  발전을 위해 무차별적으로 파헤쳐지고, 채굴하고, 생산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전환과  생물에 대한 평등한 생명권에 대해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지금의 현행법상으로는 단체소송을 비롯한 자연의 권리 소송(도룡뇽, 산양 등), 미래세대를 위한 소송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는 지금의 상황을 “전쟁 중”, “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라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전쟁 이후 우리는 어떻게 전후를 복구해야 할까? 바이오산업을 발전시켜 바이러스에도 끄덕없는 불로초를 만들어내는 것이 주요 의제가 되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사람 또한 지구생명체의 한 종으로 인식하고 인간중심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모든 생명체를 돌보고 지속시키는 어머니 지구(Right of mother earth)에 대한 법적 틀을 마련하고 그 권리를 인정하여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존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일까? 이제 우리는 이 구체적인 상황에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올해(2020년) 7월 1일부로 전국의 4,421곳에 달하는 도시공원이 해제된다. 즉 도시공원일몰제가 시행된다. 도시공원일몰제란 도시관리 계획으로는 공원 용지로 지정돼 있지만 20년 이상 장기간 공원을 만들지 못할 경우 공원부지를 공원 용도에서 자동 해제토록 한 제도이다. 우리 대전도 예외는 아니다. 대전의 경우 공원으로 결정된 전체면적 중 실제 조성된 공원의 비율은 54.3%, 일몰대상 공원중 공원조성 계획률은 55.6%, 19년도 대비 예산투입률은 9.2%로 그나마 공원 일몰제에 대한 대비는 17개 광역지자체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최근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77.9%가 공원일몰제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우리국토의 63.5%가 산림이라 눈에 보이는 것이 산이고 늘 우리 곁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생활권 도시림은 국토의 0.5%, 전체 도시림 면적의 3.7%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일몰제 이후 도시의 허파인 숲은 더 줄어들 것이다. 우리는 식물 서식지의 파괴가 동물 서식지의 파괴로 이어지고 동물 서식지의 파괴는 곧 우리의 삶과 직결되는 것을 경험했다. 일몰제 등 지구생물체 서식지에 대한 문제에 대해 이제는 사람의 이성으로 판단하지 말고, 나무와 동물의 감성으로 논의를 시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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