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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만사는

추명구(대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오임술(민주노총 대전본부 노동안전국장), 최예린(한겨레 기자), 이채민(충남여성정책개발원 연구원), 임병안(중도일보 기자)님과 같은 지역의 현장 활동가들이 생활하면서 느끼는 인권현안에 대해 2주에 한 번씩 글을 기고하는 칼럼입니다.

코로나19로 엿보게 된 일상

작성자대전충남인권연대 작성일20-03-19 13:10  |  99 읽음

글_ 임병안(중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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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_ 세종시청)
 

코로나19 감염증이 우리지역을 휩쓸면서 새학기 봄기운은 사라지고 '확진환자', '자가격리'라는 께름칙한 소식이 뉴스를 잠식하고 있다지금처럼 누군가를 만난다는 게 부담스럽고 큰 용기가 필요하던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감염병의 공포를 단단히 겪고 있다.


이번 코로나19에서 우리는 한 번도 만나지 않았던 특정 이웃에 일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경험을 하고 있다보건당국이 확진자로 판정하면 해당 확진자가 근래에 방문하거나 만난 사람 그리고 지나간 길목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동선공개'라는 게 이뤄진다짧게는 사흘, 길게는 1주일 동안 한 사람이 어디서 누구를 만나 무엇을 했는지 손금 보듯이 동선이 공개됐다.


세종 첫 확진자는 전염성이 있었을지 혹시 모른다는 이유로 이후 발생한 확진자보다 더 오랜 기간에 생활동선이 공개됐다대단위 아파트에서나 이름이 공개되던 것도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자 소규모 오피스텔에 대해서도 확진자 발생 시 공개하고 있다주택에 위치와 몇 시에 어디를 방문했는지, 어느 곳을 지나갔는지 눈에 보기 좋게 안내된다.

일부 확진자는 거주지가 공개돼 큰 고통을 받았고, 확진자가 거쳐갔던 식당, 병원, 마트 등은 머문 시간과 마스크 착용여부에 관계없이 감염지역으로 분류돼 큰 피해를 호소했다.


해양수산부에서는 이런 일도 있었다19일 기준 세종 코로나19 확진환자 41명 중 28명이 해양수산부 공무원인데 확진자와 접촉한 직원을 찾기 위해서는 확진자의 신원공개가 불가피했다그래서 해수부 직원들에게는 확진 판정을 받은 동료가 무슨 부서에 누군지 안내됐으나, 같은 공간에서 해수부 공무원들을 접촉하는 기자들에게는 확진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기자들의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항의가 받아들여진 후에도 확진자의 부서와 직책까지만 비보도 전제로 공개되고 이름과 나이 등은 비공개할 정도로 개인정보는 중요한 현안이다.


일상을 뒤흔든 코로나19는 인권마저도 한 참 뒤로 밀어 놓았다특정 지역 주민들의 이용을 자제해 달라고 출입구에 붙이는 게 자기 보호를 위한 정당방위가 되고 특정 국가의 국민들의 입국을 원천 봉쇄하자는 현수막이 정당의 이름으로 내걸리고 있다세종에서는 감염병전담의료기관을 새롭게 지정했는데 인근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한 일도 있다.

주민들이 며칠 만 필요성을 인정하고 양해하는 것으로 가뜩이나 병원이 부족한 세종에서 전담 의료 기관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처럼 인류가 처음 마주한 바이러스 앞에서 놀라고 경계하는 대응을 넘어 관계를 지키고 이성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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