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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만사는

추명구(대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오임술(민주노총 대전본부 노동안전국장), 임아연(당진시대 기자), 이채민(충남여성정책개발원 연구원), 임병안(중도일보 기자)님과 같은 지역의 현장 활동가들이 생활하면서 느끼는 인권현안에 대해 2주에 한 번씩 글을 기고하는 칼럼입니다.

지금은 시민참여 시대

작성자대전충남인권연대 작성일20-01-08 16:18  |  13 읽음

추명구(대전지속가능발전협의회)


   ‘포스트잇’(Post-it Note)은 재부착이 가능한 접착식 메모지다. 책상위의 메모 친구로 인기가 많지만 워크숍, 리빙랩 등 원탁 테이블에서 참가자들의 아이디어를 이끌어내거나 문제해결을 위한 의견을 모을 때, 그리고 모아진 의견을 다양한 조건으로 정리할 때 유용한 도구로 사용된다. 고착되어 있지 않고 새로운 조건에 따라 경계없이 이동·변화·삭제 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유엔지속가능발전목표는 인권 실현과 성평등을 추구하며 경제, 사회, 환경을 균형 있고 통합적인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한 행동계획이다. 17개 목표(1. 빈곤층 감소와 사회안전망 강화, 2. 식량안보와 지속가능한 농업, 3. 건강하고 행복한 삶, 4. 모두를 위한 양질의 교육, 5. 성평등 보장, 6. 건강하고 안전한 물관리, 7. 에너지의 친환경적 생산과 소비, 8. 좋은 일자리 확대와 경제성장, 9. 산업혁신과 사회기반시설 확충, 10. 모든 종류의 불평등 해소, 11. 지속가능한 도시와 주거지, 12.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 13. 기후변화대응, 14. 해양생태계보전, 15. 육상생태계보전, 16. 인권·정의·평화, 17. 협력적 거버넌스) 169개 세부목표로 구성되었다. 각 목표는 독립적인 목표처럼 보이지만 서로 연계되어 있거나 하나의 목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목표의 개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목표2. 지속가능한 농업에 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성농민에 대하여 성인지적 관점에서 검토해야 하며, 물·에너지·좋은 일자리·불평등·지속가능한 생산·기후변화·생태계보전·협력적 거버넌스 등 관련성이 있는 목표와의 교차 점검이 필요하다.


   이렇듯 지금의 사회문제는 복합적이고, 다원적이기 때문에 행정의 일방적인 강제력과 개입으로는 문제해결이 어려워졌고, 제도의 다양성을 통해서 다양한 구성원들의 참여와 시민사회·행정·기업의 네트워크와 협력으로 사회문제를 관리하고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행정 시스템의 전환과 혁신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작년 한 해 추진되었던 사업을 돌아보면 시민참여를 통한 그리고 다양한 그룹들이 참여하는 사업과 시도들이 많았다. 크게 정책사업과 기후위기에 따른 환경·에너지·공공교통사업이다.

   먼저 정책사업은 대전지속가능발전목표를 수립하기 위해 사회, 환경, 경제, 도시, 사회적자본 분야에 대한 시민포럼이 13회 개최되었고, 시민포럼의 의견을 가다듬기 위해 각 분야의 시민사회, 행정, 학계로 구성된 전문가포럼을 개최했다. 지속가능경영포럼을 통해서 기업을 선량한 시민으로 규정하고 사회, 경제, 환경,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가치)에 대해 토론했다. 특히 우리지역의 시설관리공단, 도시공사, 도시철도공사, 마케팅공사 등 담당자의 참여를 통해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GSR) 즉 재무적 성과지표 평가를 넘어 일자리 창출, 근로여건 개선, 지역사회 문제해결 등에 대해 지역 공기업이 어떻게 참여 할 것인가 토론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환경·에너지·공공교통분야에서는 그동안 수도권에만 적용되었던 대기관리권역이 올해 4월부터 중부권, 남부권, 동남권으로 확대됨에 따라 우리지역의 미세먼지 관리를 포함한 대기관리에 대한 논의와 지역의 에너지전환네트워크 준비모임과 제3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른 제6차 대전광역시 에너지계획 시민참여 방안 논의, 마지막으로 시민참여기반을 통한 대중교통 활성화 방안 등이다. 


   그러나 준비 과정과 실행 과정에서 어려움과 예기치 못한 상황도 있었다. 지속가능발전목표의 경우 짧은 시간안에 각 목표에 대한 이해와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어떤 방법으로 촉진시킬 수 있을지, 시민참여 선정과정에서 참여자의 다양성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 어려웠고, 행정의 경우 지속가능발전목표에 대한 필요성과 의미에 대한 동의(법적인 강제성 유무) 그리고 하나의 목표 이지만 세부목표를 검토할 때 우리팀의 업무가 아니라서(월권 이라서) 검토를 못해 준다는 점(행정의 경우 각 목표에 따라 정책팀을 섭외했으나 정책팀이 모든 것을 관여하는 것은 아니고 취합의 형태임) 전문가 역시 당신의 분야에 대해서만 검토가 가능하다는 점. 예를들어 11번 도시목표의 경우 주거와 도시계획·재생, 교통 등 연관되어 있으나 서로 다른 전문분야라는 것이다. 더 아쉬운 것은 계획단계에서 시정의 종합기획을 담당하는 기획조정실과 협치가 있었다면 대전지속가능발전목표에 작성을 위한 더 조직적이고 촘촘한 포럼을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단체의 인지도 및 영향력, 강제할 수 있는 지속가능발전법 개정 등 우리단체의 과제이기도 하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환경·에너지·공공교통분야 사업에서는 환경·에너지·공공교통을 통합적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미세먼지 관련 토론회와 사업을 추진할 경우 환경관련 행정과 전문가로만 구성을 한다던지, 에너지 관련 토론회와 사업을 추진할 경우에는 환경관련 행정과 전문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광역시에서는 미세먼지 등 대기질, 에너지, 공공교통 및 수송은 서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따로 따로 떼어내서 정책을 펼치기 보다는 통합적인 정책과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스트잇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에너지의 경우 제6차 대전광역시 에너지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시민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3차에 걸쳐 시민워크숍을 진행했다.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서 시민의견을 반영하는 것은 처음이다. 지금 워크숍에서 제안된 시민의견이 담긴 보고서를 작성중인데 이 의견들이 6차 기본계획에 얼마나 반영될지 지켜볼 일이다.


   내가 민·관·기업의 협치기구에서 활동하면서 행정(지방정부)는 시민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더 나은 도시를 만들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갖추어져 있다는 것을 느낀다. 촌스럽게 표현하자면 인재도 많고, 돈도 있고, 조직력도 탄탄하다. 그리고 승부욕도 있다. 결국 이 능력을 얼마만큼 건강하게 시민들에게 전달하는냐가 과제다. 그러기 위해서는 행정의 건강한 지향점과 시스템이 필요하고 건강성을 유지하기 위한 파트너가 필요하다. 그 파트너가 바로 시민과 시민사회다. 정책과 의제의 독자적 추진을 위해 규제와 통제 중심에서 벗어나서 공공재 및 공공가치의 관리, 사회문제 해결 과정에서 시민들의 자발성을 높여주고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의 민주적인 참여 보장과 확대를 위한 추진전략과 추진체계도 필요해 보인다.

   “사람은 이익 앞에서 무너진다.” 이 명제에 나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래서 나를 개입할 수 있는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시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도시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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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너지시민기획단이 도출한 비전과 목표 2차 워크샵에서 에너지시민기획단에 도출한 2040 대전에너지비전과 5개 전략목표 ⓒ 대전에너지전환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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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이 직접 그린 대전지역에너지계획  대전에너지기획단 모습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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