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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만사는

손주영(북디자이너), 추명구(대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오임술(민주노총 대전본부 노동안전국장), 임아연(당진시대 기자), 이채민(충남여성정책개발원 연구원), 임병안(중도일보 기자)님과 같은 지역의 현장 활동가들이 생활하면서 느끼는 인권현안에 대해 2주에 한 번씩 글을 기고하는 칼럼입니다.

너에게 그리고 나에게 건투를 빈다.(1)

작성자대전충남인권연대 작성일19-05-29 10:22  |  236 읽음

추명구(대전지속가능발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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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처로 메일이 왔다. 발신자는 지난 해 우리 사무실에 방문한 모 대학교에서 조리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다. 당시 그는 나에게 학교에서 풀지 못하는 궁금증이 생겼고, 검색을 통해 우리 단체를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궁금증에 대해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의 궁금증은 이랬다. 조리를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음식을 조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음식을 만드는 재료의 종자, 생산과 유통 그리고 거시적으로 기후변화, 식량난, 인구문제, 식품산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산업화된 축산업이 문제라고 말하고, 공장식 축산에 대해 어떻게 하면 그 소비를 막을 수 있을지 물었다. 두 번째는 슬로우푸드가 지역 생산음식을 추구하고 더 나아가 지역농민을 살리고 먼거리 유통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를 줄이며, 사람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등 슬로우프드가 지속가능성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단체가 지역에서 농부들과 이러한 협력 활동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대전의 농부와 요리사의 협업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세번째는 지속가능성에 대해 학교에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코펜하겐의 예를 들면서 대전을 친환경 도시에 초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했을 때 어떠한 한계점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일단, 훅 들어오는 질문에 나는 당황 했다.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강의는 종종 들어왔지만 자신의 분야에 지속가능성, 지속가능발전이라는 담론에 대한 질문 또는 인터뷰는 처음이다. 나는 당황한 마음을 쓸어내리며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전하고 인터뷰 요청에 응했다. 또한 말미에 전문적인 내용이 필요하면 내가 관련 분야 전문가를 찾아서 알려드린다고 친절하게 코멘트 했다.

 

그렇게 그를 만나고 10개월 후 그에게 메일이 왔다. 메일에는 당신의 고민과 이력서가 동봉 되었다. 내용은 이렇다. 이번 학기를 마치면 졸업을 하고, 진로를 고민하는 중에 우리 사무처에서 일하면서 지속가능한 사회에 대해 배우고 관련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식 실무자가 아니더라도 파트타임이라도 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나는 내심 이러한 경우도 있구나하고 마음속 미소를 지었지만 그의 요청을 어떻게 해야 할까 조심스러웠다. 나는 지금에 대한 상황을 적어 보내고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전했다.

조리학을 전공하며 단순히 주방안에서 음식을 만드는 행위만이 조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속가능성 안에 조리업계를 담고 싶습니다.”그의 이력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다시 그를 만났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이제는 내가 그의 대한 궁금증을 물었다. (조리학)전공을 왜 선택하게 되었는지, 공장식 축산, 건강한 식생활, 지속가능성에 대해 문제의식이 어떤 계기로 갖게 되었는지, 그 과는 취업이 잘 되는지, 함께 공부한 학우들은 얼마나 그 업종으로 취업하는지, 전공을 잘 살려서 취업해도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은데 굳이 단체에서 활동을 하고 싶은지, 그리고 내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쓸데없는 걱정까지...

그는 먼저 조리학이 자신의 적성에 맞다고 했다. 군대에서 취사병을 하면서 식생활, 공장식 축산, 토종 종자 등 관련 서적을 접하면서 문제의식이 생겼다고 했다. 탕수육 100인분을 튀기면서 고기와 전분의 원산지, , 생산방식 등 이런 것들도 생각하지만 그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행복함을 더 소중히 생각했다. 교직을 이수하면서 조리과학고에서 교생실습도 했고, 학교에서 모임 활동도 했고, 레스토랑에서 자발적 실습도 했다.

 

조리학과에 들어왔지만 요리를 하면서 행복해하지 않는 학생들을 보면서 고민도 했다. 또한 조리에 대한 다양한 생각도 했다. 주방에서의 행위만 조리가 아니고, 요리와 건강, 요리에 대한 좋은 글쓰기와 영상 제작, 요리에 대한 재료 공부, 조리기구 제작 등 조리에 대한 다양한 행위가 곧 조리가 아닐까라고 자신만의 생각도 전했다. 그는 한식을 좋아했고, 한국인의 밥상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최고의 쿡방이고 교과서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지금 돈을 먼저 생각하면 더 넓은 세상도 못 볼뿐더러 가혹한 노동에 시달려 내 꿈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금은 조리외에 좀 더 많은 가치있는 것들을 접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모님으로부터 독립도 해야 하고, 스스로 생활을 해야 한다고 현실에 직면한 이야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길에 많은 꿈과 소망을 품은 청년으로 보였다.

 

[공동번역 : 마태오의 복음서 1916~22]

16. 한번은 어떤 사람이 예수께 와서 "선생님, 제가 무슨 선한 일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17. 예수께서는 "왜 너는 나에게 와서 선한 일에 대하여 묻느냐? 참으로 선하신 분은 오직 한 분뿐이시다. 네가 생명의 나라로 들어가려거든 계명을 지켜라." 하고 대답하셨다.

18. 그 젊은이가 "어느 계명입니까?" 하고 묻자 예수께서는 "'살인하지 마라. 간음하지 마라. 도둑질하지 마라. 거짓 증언하지 마라.

19. 부모를 공경하여라.' 그리고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 하는 계명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20. 그 젊은이가 "저는 그 모든 것을 다 지켰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무엇을 더 해야 되겠습니까?" 하고 다시 묻자

21. 예수께서는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어라. 그러면 하늘에서 보화를 얻게 될 것이다. 그러니 내가 시키는 대로 하고 나서 나를 따라오너라." 하셨다.

22. 그러나 그 젊은이는 재산이 많았기 때문에 이 말씀을 듣고 풀이 죽어 떠나갔다.

 

나는 그를 만나고머리만 크고 뇌는 없는, 배는 나왔으나 배짱은 없는내 자신을 발견하고 풀이 죽어 사무실로 되돌아왔다.


(너에게 그리고 나에게 건투를 빈다. 2.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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