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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영(북디자이너), 추명구(대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오임술(민주노총 대전본부 노동안전국장), 임아연(당진시대 기자), 이채민(충남여성정책개발원 연구원), 임병안(중도일보 기자)님과 같은 지역의 현장 활동가들이 생활하면서 느끼는 인권현안에 대해 2주에 한 번씩 글을 기고하는 칼럼입니다.

돌아본 산업재해 현실

작성자대전충남인권연대 작성일19-03-06 14:02  |  253 읽음

돌아본 산업재해 현실

 

_오임술(민주노총대전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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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다섯 살 어린아이가 장례식장에서 뛰 놀고 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살고자 들어간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죽고 다치고 살아남은 유가족과 동료들은 깊은 정신적 트라우마로 시달린다. 동료가 죽어간 공정 라인과 기계에서 일을 해야 하고 몸뚱아리가 녹은 쇳물로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 대부분의 산재사고가 처참함 죽음이기에 유가족들은 볼 엄두로 내지 못한다. 성한 곳이 없는 시신을 부여 받은 유가족들에게 무슨 말로 위로하겠는가?

 

지난 214일 한화대전공장 폭발사고로 3명의 젊은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앞서 작년 5월에도 평균나이 27세의 젊은 노동자 5명이 목숨을 앗아간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 유가족들은 더욱더 땅을 치며 회사와 관계기관을 향해 분노한다. 자기 업무부서도 아닌 곳에서 졸업식을 하루 앞두고 죽음을 당한 인턴 1개월 차 형준이, 이삿날에도 휴가를 내지 못하고 일해야 했던 공채1기 태훈이, 딸아이와 빨리 들어가겠다며 통화 직후 사고를 당한 승회씨, 모두들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대기업에 들어갔다고 좋아 했지만 막상 목격한 작업현장은 시골 철공소 수준이라 유가족들은 놀랐다. 업무부서가 아닌 곳에서 왜 아이가 죽음으로 발견 되었는지 묻는 질문에 부서팀장은 잘 모르겠다. ‘인사하러 갔나등의 어이없는 발언과 주머니에 손을 넣고 짝다리로 선채로 귀찮다는 반응을 보인다. 한화대전공장의 관리자들의 태도는 방위산업체로 국가 안보와 작업장 보안을 강조하지만 노동자들의 안전과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켜주는 곳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정부가 첨단무기를 계속 발주해야 하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유가족들과 상의 없이 빈소를 마련하고 시신은 4일이 지나서야 인도 받았지만 누가 시신을 수습하고 어떤 과정으로 이동 되었는지 설명하지 못하는 회사와 관계 당국에 유가족들은 이대로 끝낼 수 없다.


작년 5월 사망사고 때 제대로 대응했었다면 이런 일이 반복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태안화력 발전소 하청노동자 김용균님의 어머니 김미숙님의 투쟁을 떠올리며 더 이상의 죽음을 발생 시키지 않기 위해 진상규명, 재발방지, 책임자 처벌을 스스로 요구하기 시작한다. 유가족들의 도움 요청을 받은 어용노조는 2번이나 이를 거절하고 급기야 유가족이 형사 책임자와 대화를 나누던 중 노조 썩었습니다’ ‘근로자 노조가 아닌 회사노조라며 비리를 전달하는 노동자 투서까지 전달되었다. 이런 후진적 사고 원인에는 기업과 관계정부기관 어용노동조합까지 한 고리로 연결 되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는 사례가 될 것이다.

 

산업재해로 1년에 2400명이 죽고 9만 여명이 다치고 매년 20조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발생시킨다. 그러나 대기업은 3년간 13천억원의 산재보험료를 할인 받는다. 미국의 현대자동차 하청노동자가 사망했을 때 현대자동차에게 벌금 30억원을 납부 시킨 사례와 너무나 많은 차이가 발생한다. 또한 영국은 산업재해사망시 영업이익의 10%안에서 벌금을 납부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상한선 없는 징벌적 벌금을 납부해야 한다. 영국은 2008년 기업살인법이 도입된 이후 급격한 산재사망사고가 줄어들었다. 기업 살인법과 비슷한 법이 있는 국가들도 원청에게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한민국처럼 산재사망율 1위의 나라임에도 원청과 사업주에게 책임을 부과 시키지 못하는 친자본 형태가 아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이 28년만의 김용균법이라 불리며 전면 개정되었지만 여전히 기업주와 원청에 대한 책임, 위험업무에 대한 규정, 하한형 도입실패 등의 한계가 여전히 존재하기에 많은 전문가들은 기업 살인법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또한 한화 사고 처럼 방사청, 노동청등 관계기관 공무원들의 업무해태가 사고의 원인으로 확인 돼도 처벌 하기 어렵다.

 

한 유가족 어머님의 강력한 형사 처벌의지에 안타까운 현실을 알려 드려야 했다. '현재의 법이 사측의 명백한 귀책 사유라 하더라도 징역형이 0.5%에 불과하고 대부분 집행유예, 기소유예로 처리되고 노동부가 조사해서 처벌의견을 검찰에 올려도 검찰이 재조사 요구를 내리거나 검사 구형이 높지 않을 뿐더러 재판에 가서도 징역형이 잘 나오지 않습니다'. '또한 관계기관이 말하는 종합적인 원인 결과가 나오려면 수개월이 걸리고 재판까지 가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어머님, 아버님 우리 아이가 잘못한 것이 아닙니다,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명백한 기업살인 입니다'. '사회적 타살입니다'!. '죽어간 아이들의 한 명 한 명의 이름과 회사가 공개되어야 합니다'. '유가족들이 나서지 않으면 대부분의 산재사고 처럼 00역 사고 0, 어디 사고 000 이름 없이 000으로 불려지는 것입니다'.

 

투쟁에 나서는 유가족분들의 한결같은 마음은 더 이상의 죽음을 볼 수 없다. 그것이 죽어간 자식들의 요구일 것이고 철저한 진상규명만이 명예를 회복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첨단시대, 수소 차, AI시대, 무슨 시대가 되어도 노동자들은 살기 위해 들어간 공장에서 죽어간다. 컨베이어 벨트에, 용광로에, 추락사에, 과로사 등으로 죽어간다. 안전 불감증이 원인이 아니라 안전 불감이 생기는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기업에 대한 처벌 강화, 관계공무원들에 대한 처벌을 포함해서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에게 현장 안전 개선 참여, 위험시 작업 중지와 대피에 대한 권한을 주어야 한다.

 

산업재해는 기업 살인이고 사회적 타살이다. 어쩔 수 없는 사고가 아니라 대부분은 방지 가능한 것임을 전사회적 인식으로 확립 해야 한다. 당신의 직장에서 당신과 우리가 죽을 수 있다. 횡단보도에서 빨간불에 건너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알려주어야 하는 것이 국가와 회사가 할 일이다. 노동자의 안전은 심각한 소음 현장에서 귀마개를 쓰지 않도록 작업환경을 만들어 주고 추락 방지와 과로사를 예방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다. 노동자 당신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그녀와 그가 단지 너무 열심히 일한 것일 뿐이다. 세계 1등 너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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