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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人權은

강수돌(고려대 교수), 심규상(오마이뉴스 기자), 양해림(충남대 교수), 장원순(공주교대 교수), 좌세준(변호사)님이 돌아가며 2주에 한 번씩 인권현안에 대해 기고를 하는 전문가 칼럼입니다.

'거꾸로' 가자고 요구하는 사람들

작성자대전충남인권연대 작성일22-04-20 14:10  |  79 읽음

'거꾸로'.

가는 방향이 반대로 바뀔 때 사용되는 단어다.


대전에서 옛 도로를 따라 공주에 가다 보면 '민간인 희생지'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1950년 7월 초 공주형무소 재소자와 인근 주민 400여 명이 이곳으로 끌려와 집단 살해됐다. 이들을 불법 살해한 주체는 공주지역 경찰과 이곳에 파견된 군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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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 직전 찍은 사진은 참혹하다. 굴비 엮듯 손을 묶인 민간인들이 트럭에 실려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중 한명이 고통스러운 듯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총을 둔 군인과 경찰이 이들에게 촉구를 겨누고 있고 그중 한사람이 개머리판으로 누군가를 내리치는 모습도 보인다.


사진 속 민간인들은 모두 인근 산으로 끌려가 집단 학살됐다. 지난 2009년과 2013년 유해를 수습했는데 모두 397구에 달했다. 이 중에는 10대로 추정되는 유해도 다수 확인됐다. 부모·형제를 잃은 유가족들은 빨갱이라는 누명 속에 시신마저 수습하지 못했다. 주변의 손가락질과 편견을 견디다 못해 대부분은 고향을 등졌다.


지난 2010년 정부는 사건 발생 60년 만에 공식 사과했다. 죄 없는 민간인들을 집단 살해한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사죄했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작년, 공주시가 집단희생지 앞에 작은 위령비(약 5.15평)를 건립하겠다고 나섰다.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화해·상생을 도모하는 의미에서다.


하지만 위령비는 아직도 건립되지 못했다. 대신 그 자리에는 '추모위령비 시공 반대', '공주시청 앞마당에 위령비 세워라', '세금 낭비하는 공주시장 각성하라' 등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인근 주민들이 내걸었는데 "빨갱이들이 죽은 곳에 무슨 위령비냐"고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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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비 시공 반대' 컬러 현수막은 70여년 전 흑백사진 속 총구를 겨누고 개머리판으로 내리치는 군경의 모습과 닮았다. 사회적 인식이 '거꾸로' 가고 있다고 느껴지는 대목이다.


< 충남교육감 예비후보들, 체벌 금지, 차별 금지 반대? >


학생인권조례는 제 방향을 찾기까지 많은 논란을 벌었다. 찬반 토론회는 물론 헌법재판소의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2019년 헌재는 '학생인권조례가 '종교와 학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에 대해 "학생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기본적 사항을 담고 있을 뿐이며, 헌법상 차별금지의 원칙을 이행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또 "차별·혐오 표현을 금지하는 것은 헌법상 인간의 존엄성 보장 측면에서 긴요하다"고 명시했다. 헌재 판결로 긴 논란이 사그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근래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대전충남을 비롯 전국 각지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 목소리가 크다. 교육감 예비후보들이다.


충남의 경우 중도 보수를 표방한 충남교육감 예비후보들이 충남학생인권조례를 폐지를 내걸었다. 한 후보는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학생들이 책임을 지지 않고 윤리의식도 없고, 선생님들이 교육하기가 너무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후보는 '학생 편향적인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 권리와 의무를 담은 '교육가족조례'를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학생인권조례는 학교에서, 학생이 인간으로서의 당연히 누려야 하는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만든 조례다. 그 내용도 체벌 금지, 차별 금지 등 내용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학생을 최우선으로 섬기겠다는 교육감 후보들이 체벌과 차별을 하지 말라는 데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역시 교육 방향을 세대를 거슬러 '거꾸로' 제시했다고 보여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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