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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돌(고려대 교수), 심규상(오마이뉴스 기자), 양해림(충남대 교수), 장원순(공주교대 교수), 좌세준(변호사)님이 돌아가며 2주에 한 번씩 인권현안에 대해 기고를 하는 전문가 칼럼입니다.

불평등한 선진국, 누가 대통령 적격자인가?

작성자대전충남인권연대 작성일22-02-23 12:24  |  408 읽음

 양해림(충남대 철학과 교수)


 여야 대선후보들이 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등록 첫날(2월 13일)에 모두 중앙선관위에서 후보 등록 절차를 마쳤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위기 극복과 국민통합, 경제성장과 민생 회복의 길로 담대하게 가겠다"고 밝혔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측은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대장정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두 후보의 표현은 다소 다르게 쓰고 있지만, 공정을 친숙한 대선의 화두로 이끌고 있다. 이철규 국민의힘 선대위 전략기획부 총장은 "보다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 또 국민들이 마음 놓고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이런 나라를 만드는 대장정에 섰습니다."라고 공정을 대선의 기치로 내걸었다. 이재명 대선후보도 지난 2021년 12월 21일‘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서로 유명한 마이클 샌들 교수와 대전환의 시대 대한민국은 어떻게 공정의 날개로 비상할 것인가? 라는 주제로 화상대담을 하는 자리에서 이제‘공정’이 유행담론이 되어버린 우리 사회가 공정을 초월하는 가치에 관해 보다 더 깊이 있게 성찰하고 고민해야 할 화두를 던진 바 있다.


 이제 다가오는 3월 9일 대한민국은 선진국이 된 나라에서 대선을 치른다. 주지하듯이,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지난 2021년 7월 2일 대한민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UNCTAD가 1964년 설립된 이래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가 변경된 나라는 한국이 처음이다. 이는 문재인 정권의 치적이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랑스럽고 뿌듯한 일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 불평등한 나라인가? 유감스럽게도 대한민국의 불평등 지표인 가처분소득과 지니계수, 상대적 빈곤율은 OECD 회원국 가운데서 최하위에 있다. 이러한 문제는 대한민국이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해서 해소되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오는 동안 간과해 왔던 노동, 청년, 중앙과 지역의 불평등, 소득의 불평등은 무엇인가? 독일 유력 주간지인 디 차이트(Die Zeit)가 지난 2월 17일 "청년 기본 소득(Grundeinkommen für Einsteiger)"이라는 제목으로 한국 대통령 선거에 관한 기사에서 선진국가인 한국은 철저한 자본주의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현대 선진국가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회라는 분석한다. 즉, 현재 선진국이 된 한국은 사회복지국가로서는 후진국 수준이라는 것이다. 복지 예산은 국내총생산 대비 10%에 불과해서 다른 모든 선진국보다 낮은 상황이다. 또한 소위 재벌들의 막대한 권력이 한국의 복지정책을 약화시키는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 재벌 기업이 자신들의 힘을 이용하여 저임금 비정규직 비율을 1/4이상으로 높였으며, 한국의 개인 가계 부채 비율이 선진국이라면 있을 수 없는 수준인 국내총생산 대비 104%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이번 한국의 대통령 선거는 한국 사회의 대전환점, 선진 복지국가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보도한다. 


 최근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올해 둔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는 "세계가 국가 간, 국가 내 커지는 소득 불평등을 맞닥뜨리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지난해 1인당 소득이 선진국은 5% 증가한 반면 저소득국은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국에서도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고통은 커졌지만, 부자도 대폭 늘어났다. KB경영연구소의 '2021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개인은 39만 2천명으로 1년 사이에 3만 9천명 늘었다. 주식가치 급등 덕분으로, 전체 인구에서 이들 부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0.76%로 0.07%포인트 커졌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부의 불평등이 한 국가만이 아닌 지구촌 문제로 커짐에 따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이 한층 중요해진 것이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각종 배제와 소외에 놓인 여성, 노인 그리고 소수자의 삶은 어떠한가? 선진국 대한민국의 국민은 과연 행복한가? 왜 그들은 언제나 힘들고 불안한 삶을 살고 있는가? 그들은 어떤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으며, 그렇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이는 곧 마르크스의 언급을 빌리지 않다라도 불평등의 근원인 노동의 문제로 귀결된다. 대한민국의 다층적인 노동 현실, 나아가 불평등의 중심에 있는 청년 문제를, 소득과 교육 불평등의 구조화에 있다. 


  그러면 우리 사회의 불평등 문제는 어떻게 해결되어야 하는가? 먼저 대한민국의 불평등은 위에서 언급한 최소한의 통계에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현실에 대한 고민의 시작이며 대안에 대한 모색이기 때문이다. 분열과 경쟁, 차별과 혐오 그리고 갈등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한국에서, 공동체적 상생의 관계를 삶의 원리로 정착시키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시급한 과제다. 협력보다 경쟁, 위기 극복 보다 분열, 평화보다 전쟁, 공정을 앞세운 불공정 원리로 사회를 운영하려는 이런 사고로는 어떤 사회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빈부 격차, 불공정, 부의 불평등과 같은 언어들은 대선의 정치적 표밭과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지금까지 소득 불평등 해소를 위해서, 말만 무성하게 소득주도경제성장을 내세우기도 했지만, 그 결과는 유감스럽게도 참혹한 성적표다. 최근 우리 현실에서 보아 왔듯이,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지 않으면 자본주의 경제도, 민주주의 정치도 제대로 실현하기 어렵다. 더 더욱 정부 통계(통계청)에서도 코로나19이후 우리 자영업자 45%가 스스로 폐업을 고민할 정도이고 많은 국민들이 자신을 하층민이라고 여기는 숫자도 증가일로에 있기 때문에 소득 불평등 해소를 위한 경제민주화는 시급한 실정이다. 코로나19이후 50% 안팎의 국민들이 미래 희망이 더 이상 보이질 않는다면 무엇이 큰 문제란 말인가? 특히 결혼과 출산 연령대인 젊은 층의 부정적 인식은 더 높다. 


 3월 9일 20대 차기 대선의 적격자는“묻지마식 정권교체”가 아닌 근본적인 소득 불평등 해소 정책을 통해 소외되고 저소득층을 위한 인물이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밥그릇은 더 만들어 고르게 나누어 가지는 정책을 만들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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