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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돌(고려대 교수), 심규상(오마이뉴스 기자), 양해림(충남대 교수), 장원순(공주교대 교수), 좌세준(변호사)님이 돌아가며 2주에 한 번씩 인권현안에 대해 기고를 하는 전문가 칼럼입니다.

전두환의 죽음과 인권유린의 폭압통치

작성자대전충남인권연대 작성일21-12-08 12:59  |  568 읽음


                                                                                                          글_양해림(충남대 철학과 교수)



 지난 2021년 11월 23일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유혈 진압한 전두환 前(전)대통령(이하 전두환)이 끝내 어떤 사과도 없이 혈액암으로 투병하다가 9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전두환은 지난 41년간 피해자와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고 사죄할 기회가 있었으나 변명과 부인으로 일관해 왔다. 전두환의 인권유린의 흑역사는 한 트럭을 실어 날라도 시원치 않다. 주지하듯이, 전두환은 12.12 군사쿠데타(1979)로 정권을 장악했다. 이후 전두환을 비롯한 신군부는 입법, 사법, 행정의 3권이 집중된 국가보위 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를 만들어 전두환이 상임위원장이 되고, 12.12쿠데타 주역들이 상임위원회를 구성했다. 국보위는 5·18 광주 민주화 항쟁에 이에 대한 반응으로 국민들에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여 국민을 순치시킬 목적을 갖고 있었다. 전두환은 폭력배를 소탕한다는 명목으로 경찰과 계엄군을 앞세워 1980년 8월1일부터 81년 1월25일까지 인권유린을 자행했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거쳐 전두환은 유신체제의 유물인 통일주체국민회의를 통해 5공화국을 탄생시켰다 전두환의 폭압통치는 광주민주화운동 등 민주운동을 탄압하면서 정치권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전두환 신군부는 사회정화라는 명목으로 전국에서 6만여명이 검거되었고, 4만3599명이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군부대에 마련된 전국 곳곳의 삼청교육대에 끌려갔다. 교수 및 교사 등 8천명의 공직자가 해직된 시기도 이때였다. 지난 1988년 국방부 오자복 장관 이름의 발표에 따르면, 군부대 안에서 죽은 52명을 포함해 후유증 사망자 397명, 군인들의 무자비한 가혹행위로 정신이상자를 비롯한 상(장)해자가 2768명, 행방불명자 4명이 발생한 미증유의 인권유린의 대학살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치안본부(경찰청 전신)에서 밝힌 자료에서도 당시 끌려간 이들 가운데 고등학생·대학생 1400여명, 대학교수를 포함하여 공무원, 언론인, 의사, 약사, 기업체 사장 등 사업가가 3475명에 이른다. 외부에서 저항한 광주민주화 운동과는 다르게 삼청교육대는 군부대 안에서 은밀하게 자행된 미증유의 최대 인권유린 대학살극이었다. 


또한 전두환은 5·18 광주학살을 은폐하고 민심의 저항을 억누르기 위해 일체의 사상,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를 원천봉쇄했다. 전두환정권에 비판적 기사를 쓴 언론인, 교수들을 강제 해직시켰다. 전두환은 안기부 등을 통해 출판사, 신문사 등에 보도지침을 만들어 관제 기사를 강제로 작성하게 했다. 대학가에 군인과 보안사 요원을 상주시키고 감시와 사찰을 집권내내 자행했다. 김대중, 김영삼 등 비판적 야당 지도자, 정치인들을 자택구금 및 구금하고 정치활동을 금지시켰다. 이 과정에서 거리낌 없이 불법적인 검문 및 체포, 투옥, 고문 등 인권유린을 자행했다. 지난 1980년대 故(고) 박종철, 이한열 열사를 비롯해 공권력에 의해 죽음을 맞은 민주화 인사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국외에서도 지난 1960년대 중반 인도에서는 공권력에 의해 공산주의를 탄압하는 과정에서 50만 명이 넘는 민간이 학살되었다. 캄보디아에서는 폴 포트(Pol Pot)가 이끄는 크메르 루즈(Khmer Rouge) 정권에 의해 학살된 사람의 수가 적게는 30만, 많게는 2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1970년대 말 아르헨티나 군사정부 아래서는 9천명 이상이 실종되었다. 우간다에서는 이디 아민이 집권한 1972년〜 1978년까지 25만명이 넘게 살해되었다. 이라크에서는 1980년대부터 10년간 수십만의 민간이 보안군에 의해 살해되었다. 엘살바르에서는 1980년부터 1992년까지 계속된 내전으로 인해 전체인구의 약 2퍼센트가 정치적 살인으로 추정된다. 르완디에서는 1994년 한 해동안 50만명에서 100여만 명이 정부의 지시에 의해 살해되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보스니아, 체첸, 동티모르 등 세계 곳곳에서 이와 비슷한 일들이 벌어졌다. 1980년대 전두환정권에 항쟁한 5.18광주항쟁사망자는 모두 600명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105명은 항쟁 당시 숨졌고, 행방불명이 65명 사망추정자는 376명이다. 


이런 전두환을 지난 10월 19일 국민의 힘 대선후보 윤석열씨는 부산 해운대구 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전두환대통령이 쿠데타와 5·18만 빼면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는 분들도 있다. 호남 분들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분이 꽤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자국민을 학살하고 집권 내내 공안통치를 했던 인물에 대한 역사의 몰이해다. 인권을 존중한다는 문제인 대통령은“5·18을 폄훼하고 왜곡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응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진상을 제대로 규명해내는 것도 그런 폄훼나 왜곡을 더 이상 없게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왔으나 역사바로세기가 제대로 이루어진 것은 없다. 공권력에 의한 살인, 고문, 가혹행위를 비롯해 그 범행의 조작, 은폐와 같은 인권유린의 범죄행위에는 결코 시효를 두어서는 안 될 것이며, 오랜 시간의 흐름과 관계없이 이와 같은 범죄행위는 반인권적 국가폭력범죄로 처벌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공권력과 인격, 폭력과 평화와 같은 내용들을 되새기면서 이런 인권유린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인권에 대한 근원적 물음을 제기해야 한다. 따라서 전두횐 정권을 비롯한 국가공권력에 의해 자행된 반인권적 행위에 대해서는 제21회 국회에서 여야를 비롯해 차기 대통령후보들도 다함께 형사소송법상 공소시효를 반드시 없애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역사바로세우기이고 제21대 국회 및 차기 대통령 후보들이 앞장서서 완수해야 할 첫 번째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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