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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돌(고려대 교수), 심규상(오마이뉴스 기자), 양해림(충남대 교수), 장원순(공주교대 교수), 좌세준(변호사)님이 돌아가며 2주에 한 번씩 인권현안에 대해 기고를 하는 전문가 칼럼입니다.

하버드대 램지어 교수의‘태평양전쟁에서 성계약’과 강요당한 성노예

작성자대전충남인권연대 작성일21-02-24 11:04  |  111 읽음

                                                          양해림(충남대 철학과 교수)

 

 최근 2021년 2월 들어 존 마크 램지어 미쯔비시 하버드대 로스쿨 일본법 석좌교수는 '태평양전쟁에서의 성계약'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당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발적이며 공인된 성노동자(sex workers)"였기 때문에 일본에 납치돼 매춘을 강요당한 '성(性)노예'가 아니라고 주장(위안부=매춘부)하여 논란을 일으키면서 논문 철회 요구가 국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서 "여성들은 전쟁터로 가기 때문에 단기 계약을 요구했고, 업자는 여성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계약”을 요구했다. 또한 그는 일본군 위안부들이 강제적 성노예(sex slave)가 아니라 모집을 보고 자발적으로 계약을 맺은 "성노동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논문은 오는 3월 출간 예정인 국제학술지‘국제법경제리뷰(IRLE)’제65권에 실릴 예정이지만, 논문 철회 및 비판 등이 쏟아지자‘우려 표명'(Expression of concern)’을 공지하고 “가능할 때 추가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공지문을 올려둔 상태다. 


 이러한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해 동료 하버드대 교수의 비판 등 논문을 싣기로 한 학술 저널에 미국 역사학자들이 속속 반박문을 보내고 있다. 예컨대 에이미 스탠리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한나 세퍼드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원, 사야카 카타니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데이비드 앰바라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교수, 첼시 센디 샤이더 일본 아오야마 가쿠인대 교수 등 일본사 연구자 5명은 지난 2월 18일 발표한 33쪽짜리 논문에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램지어 교수는 문제의 8쪽짜리 논문‘태평양전쟁 당시 성매매 계약’에서 한국의 성매매, 일본과 한국에서 위안부 모집, 위안소 운영, 결론 등이 담긴 4~7쪽에서 29건이나 발견됐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램지어 교수 논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료에 대한 핵심 증거의 부재, 자료의 오독, 그리고 선택적 인용 등으로 지적됐다. 스탠리 교수 등은 램지어 교수 논문이 저지른 1차·2차 자료의 오독 및 선택적 인용 사태를 10가지로 분류하면서 위안부 피해자 故 문옥주 할머니(1924~1996)의 증언과 ‘일본군 위안소 관리인의 일기’ 인용 방식이 아주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이렇게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정확한 그 당시 역사적 배경, 역사적 사료 근거가 누락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시각을 담지 않았다는 역사적 사실도 커다란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또한 기록상 최초의 위안부 인신매매 피해자라는 일본 내 기록과 일본 학자들의 연구도 무시했다는 점도 반박 근거로 제시됐다.

 하지만 램지어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발적 매춘부라고 결론 내린 자신의 논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학문의 자유’ 논리로 방어하고 있지만, 연구의 불성실성 및 연구 윤리 위반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램지어 교수는 박유하 교수가 쓴 책 <제국의 위안부> 일본어판 451쪽에서 인용했다고 표기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위의 책은 336쪽 분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램지어 교수가 명시한 참고자료의 출처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거나 정확한 쪽수를 표기하는 대신에 자료의 제목만 명시한 경우도 많았다. 이렇게 램지어 교수는 논문의 구성내용뿐만 아니라 형식적 결함에 대한 쏟아지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난 2월 19일 미국 국무부도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여러 차례 밝혔듯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한 성적 목적의 여성 인신매매는 지독한 인권 침해"라는 입장을 밝혔다. 램지어 교수의 논문은 기본적으로 "유엔 인권위원회, 국제앰네스티 등 국제 인권기구 뿐 아니라 한국, 일본, 미국의 수많은 주목할 만한 학자들의 연구 및 보고서가 명시적으로 기록한 것들을 무시하고 있다. 특히 램지어 교수가 위안부 문제를 가리켜 계약 관계로 언급하는 것은 유엔과 국제앰네스티가 '반인류 범죄'로 규정한 사실을 역사에 적용하는 것은 그야말로 파렴치한 행위이다. 지난 2007년 미국 하원에서도 일본 정부에 전쟁시 여성 인권 범죄로 위안부 문제의 책임을 요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하버드대 로스쿨 한인 학생회(KAHLS) 및 그 밖의 미국 내 로스쿨 학생 800여명은 지난 2월 4일 성명을 내고 "램지어 교수는 이 주제에 관한 풍부한 자료인 한국의 연구와 시각은 거의 살펴보지 않았고, 결론적으로 "인권 침해와 전쟁 범죄를 의도적으로 삭제했다"고 규탄한 바 있다.


따라서 램지어 교수 논문은 학문의 진실성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속속들이 드러났고 명백한 역사적 사실을 거리낌 없이 왜곡했다. 비록 이 논문이 램지어 교수 한 개인의 연구에 국한된다고 할지라도 위안부 문제는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권침해 문제와 깊숙하게 연관되어 있고,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심각하게 왜곡한 것이라면, 정부가 자라나는 세대를 위해서라도 발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것이 맞다. 따라서 우리 역사학계 및 외교부, 여가부, 국회 등 범 정부차원에서도 학문을 빙자한 궤변의 친일 논문들이 우리의 정신을 혼미하게 하고 명백한 역사의 사실을 왜곡하는 곡필이 더 이상 판칠 수 없게 보다 적극적이고 발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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