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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돌(고려대 교수), 심규상(오마이뉴스 기자), 양해림(충남대 교수), 장원순(공주교대 교수), 좌세준(변호사)님이 돌아가며 2주에 한 번씩 인권현안에 대해 기고를 하는 전문가 칼럼입니다.

대면예배의 한시적 금지는 종교의 자유 침해일까?

작성자대전충남인권연대 작성일21-01-14 10:22  |  278 읽음

                                                             좌세준(변호사)


코로나 3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기간이 지속되면서 코로나 방역을 위한 대면예배 제한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논란이 있다. 최근 일부 교회에서는 행정소송, 헌법소원까지 제기한 상황이다. ‘팬데믹(pandemic)’은 말 그대로 감염병의 ‘범지구적’ 유행을 말하는 것인데, 코로나19의 범지구적 유행은 인류의 일상생활 영역에서 자유의 제한을 초래하고 있다. 코로나 방역조치로 인한 종교의 자유 침해 논란 또한 우리 사회의 일만은 아니다. 같은 문제가 사회적 논란 끝에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 사례가 독일과 미국에서도 있었다. 


우선 작년 4월 독일연방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래 내용은 <법률신문>(2020. 4. 20.)에 소개되었던 박중욱(독일 뮌헨대 박사과정)의 글을 중심으로 요약한 것이다. 


독일 판결에서 문제가 된 사례는 작년 3월 17일 독일 헤센주가 코로나 방역을 위해 “교회, 이슬람 사원, 유대교회당 등에서의 종교집회를 금지”한 행정명령이었다. 이 행정명령은 대면 종교집회는 금지했지만 “사람의 집회와 결부되지 않은 대안적 형식의 종교 활동, 예를 들어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것은 모든 종교단체의 재량”이며 “개인 기도를 위해 공간은 열어 둘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고, 그 기간은 4월 19일까지 효력을 갖는 한시적인 것이었다. 내용만을 놓고 보면 최근 서울을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의 대면 종교집회 금지 조치와 거의 비슷하다. 

 위 헤센주 행정명령을 문제 삼은 것은 로마 가톨릭 신자로 자신의 종교적 의무에 따라 정기적으로 미사에 참여했던 L이라는 사람이었다. 청구인 L은 “독일 기본법(헌법)에 규정되어 있는 종교의 자유는 무제한의 기본권으로서 제한될 수 없는 것이고, 헤센주의 행정명령은 부활절 미사에 참석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것인데, 이것은 종교의 자유가 생명·신체의 기본권 뒤로 완전히 밀려나 있는 것으로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에서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어떤 판결을 했을까.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의 사회적 중요성을 고려하여 이례적으로 신속한 판결을 내놓았다. 사건이 접수되자마자 바로 판결을 한 셈이다. 결론부터 살펴보면 독일 판결은 “종교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현재와 같은 긴급한 상황에서는 생명권, 건강권이 우선한다.”고 선언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독일 판결이 위와 같은 결론을 도출한 판결 이유 부분이다. 어떤 논리가 작동해서 위와 같은 판결을 이끌어낸 것인지를 살펴보는 것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종교의 자유 침해’ 논란을 바라보는데 참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독일 판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고 있다. 첫째,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험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는 현재로서는 신앙의 자유에 우선한다. 둘째, 팬데믹 초기 단계에서는 의료시스템의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해 광범위한 접촉금지를 통해 감염병의 확산을 가능한 한 느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헤센주의 행정명령은 4월 19일까지만 유효한 한시적 조치이므로, 이 행정명령은 팬데믹의 새로운 진행경과에 따라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청구인 L은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헤센주 행정명령에 대해 집행정지 신청까지 했는데 독일 판결은 이를 기각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교회에서의 집회금지가 임시로 집행정지 될 경우 예상컨대 매우 많은 사람이 부활절에 교회로 모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바이러스 감염위험, 감염·확진, 의료기관의 과부하, 그리고 나아가 최악의 경우 사망 사건을 상당히 증가시킬 것이다. 이러한 위험은 자발적으로 미사에 참가한 사람에게만 제한되지 않고 매우 많은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준다.”   

 독일 판결이 이 제시하고 있는 이유는 ‘독특한’ 것이라거나 ‘어려운’ 법리가 아니다. 조금만 살펴보면 알 수 있지만 독일 판결이 제시하고 있는 세 가지 이유, 집행정지를 기각한 이유는 최근 우리 사회의 논란에 대한 판단기준이 될 수 있는 것들이다. 


 반면, 작년 11월 25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종교행사 참석자 수를 10명 또는 25명으로 제한한 뉴욕주지사의 행정명령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결했다. 9명의 대법관 중 5대4로 위헌 의견을 낸 대법관이 한 명 더 많았다. 이 판결은 작년 9월 18일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사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임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이 사실상 캐스팅 보트가 되었다는 점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긴즈버그 대법관 재임 당시 거의 비슷한 네바다주와 캘리포니아주 사례에서는 4대5로 합헌 판결이 났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종교시설의 경우 참석자를 10명으로 제한하면서 슈퍼마켓이나 애견용품 판매점 등은 규제하지 않는 것”을 지적하면서 “감염병 사태에서도 헌법이 뒤로 밀리거나 잊혀 져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독일 판결이 제시하고 있는 논리와 미국 판결이 제시하고 있는 “감염병 사태에서도 헌법이 뒤로 밀리거나 잊혀 져서는 안 된다.”는 원칙은 모두 맞다. 종교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 영역에서 독일 판례와 미국 판례가 보여주는 ‘차이’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어찌 보면 대한민국 헌법에 규정되어 있는 ‘종교의 자유’와 독일, 미국 헌법에 규정되어 있는 ‘종교의 자유’의 역사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종교의 자유가 가지는 사회적 맥락과 역사적 배경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방역조치와 종교의 자유 논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독일 판결과 미국 판결은 모두 하나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 


종교의 자유는 물론이고 코로나19가 가져올 자유의 제한에 대한 해답을 찾아나가는데 있어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면 극단의 논리를 지양하고 우리 사회의 건전한 상식에 기초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 이 원칙 하나면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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