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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돌(고려대 교수), 심규상(오마이뉴스 기자), 양해림(충남대 교수), 장원순(공주교대 교수), 좌세준(변호사)님이 돌아가며 2주에 한 번씩 인권현안에 대해 기고를 하는 전문가 칼럼입니다.

'국가는 독성물질로부터 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한해 1,000명, 일터 유해물질로 사망…. 방지책은?

작성자대전충남인권연대 작성일20-09-16 15:16  |  316 읽음

글_심규상(오마이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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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_심규상 ⓒ
 


지난 6월 충남 천안에 있는 쿠팡 목천물류센터에서 조리보조원으로 일하던 노동자가 숨졌다. 유가족 측은 고인이 락스와 오븐 클리너 등 독성이 강한 약품을 몇 개 섞어 식당 홀을 청소하는 일을 했는데, 이 약품의 독성이 사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17년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한 해에 한국에서 993명의 노동자들이 업무상 질병으로 숨졌다. 진폐(439명), 암(96명), 각종 중독(34명) 등 대부분 일터의 유해물질이 원인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15일 현재 363명이다. 세계적으로는 1년에 98만여 명이 일터 유해화학물질 때문에 생긴 호흡기 질환(약 48만 명), 암(약 42만 명), 심혈관 질환(약 8만 명) 때문에 사망한다고 추정되고 있다.


유해물질로 인한 사망 노동자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는 유해화학물질 관리법 제 17조에 따라  ‘화학물질 배출.이동량(PTRT) 정보'를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환경부는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자에게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도록 명하거나 사업장에 출입하여 해당 화학물질의 배출량을 조사할 수 있다. 뉴스타파는 몇 년 전 화학물질 자료를 비공개하고 있는 1만 4,244개 기업 목록을 입수해 보도했다. 2016년 보도를 보면 대기업 594개, 중소기업 1만 3.631개가 사업장 화학물질 자료를 비공개했다. 이는 환경부에서 관리하는 대기업 사업장 수 총 642개의 92.5%,  중소기업 사업장 15,905개 중 85.7%에 이른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 52조에 자료를 제출한 자가 '비밀 보호를 위하여 화학물질의 성분 등에 대한 자료 보호를 요청하면 일정 기간 동안 비공개'하게 돼 있기 때문이었다. 기업이 영업비밀이라는 점을 들어 화학물질 공개를 꺼리면 그만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또 유해성이 확인되면 규제책을 마련하는 방식에서 우선 보호부터 하고 유해성을 알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물실험 등을 통해 유해성 여부를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유해성이 뒤늦게 확인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 2017년 미국화학학회에 따르면 널리 쓰이는 화학 물질이 10만 종인데 이 중 시급히 독성 평가가 필요한 물질은 1만 종이고 이 중 다양한 분야의 독성 평가를 거친 물질은 많아야 3천 종이다. 한국의 경우 4만 종의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있으나 독성을 파악하고 있는 것은 15%에 불과하다.


노동자 스스로 내 일터에서 어떤 물질을 사용하고 있는지 알고, 그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제대로 보호받고 있는지 수시로 점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2018년 9월, 제39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발표된 ‘유해화학물질과 폐기물에 대한 인권 특별보고관’의 보고서에는 유해화학물질로부터 노동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15개 원칙이 제시돼 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원칙은 '국가는 독성물질 노출을 예방하여 모든 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기업은 업무상 독성물질 노출을 예방할 책임이 있다'이다. '독성물질의 안전보건에 대한 정보는 결코 기밀이 될 수 없다'는 원칙도 들어 있다.


이중 모든 시민이 늘 숙지해야 할 원칙도 눈에 띈다.


'독성물질 노출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는 일은 그들의 가족과 지역사회 및 환경을 보호하는 일이다'

'모든 노동자는 알 권리를 갖고, 여기에는 자신의 권리에 대한 앎도 포함된다.'


<덧붙임> 지난 11일,  김용균씨가 숨진 태안화력에서 또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매년 한국에서는 2,400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죽어 가고 있다. 하루 7명 노동자가 출근해 퇴근하지 못하고 있던 셈이다. 한국의 산재 사망 만인율(만 명당 산재 사망 비율)은 OECD 국가 중 1위이고 교통사고보다 1.3배 높은 수준이다. 노동 인권단체들은 유해화학물질 등 산재사망을 막기 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는 1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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