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全人權은

강수돌(고려대 교수), 심규상(오마이뉴스 기자), 양해림(충남대 교수), 장원순(공주교대 교수), 좌세준(변호사)님이 돌아가며 2주에 한 번씩 인권현안에 대해 기고를 하는 전문가 칼럼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19와 건강권

작성자대전충남인권연대 작성일20-03-03 20:08  |  147 읽음

양해림(충남대 철학과 교수)



  지난 2019년 말 중국 후베이 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19(우한폐렴)”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2020년 3월 초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는 전 세계 확진자 수는 거의 9만 명에 이르고 있고, 피해국도 진원지인 중국을 포함해 50개국을 넘어섰다. WHO에 따르면 가장 최신 통계 자료인 3월 3일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19 확진자는 8만 7천 553명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압도적으로 많아 사망자 2천 994명을 포함해 7만 9천 972명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31번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이후 대구 경북을 비롯하여 전국적으로 사망 28명, 확진자가  4천 335명에 이르렀다.


 지난 2019년 12월 말, 리원량(李文亮·34) 박사를 비롯한 우한의 의사들은 지난 2003년 중국 남부에서 발생했던 중증급성호흡증후군(SARS)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 그는 동료 의사들과의 채팅방에서 이 사실을 알리고 환자 검진 시 보호장구 착용을 권고했다. 그가 올린 글이 캡처되어 여러 커뮤니티로 퍼졌다. 중국 당국은 리 박사와 동료 의사 7명을 괴담 유포자로 몰았다. 공안은 이들을 소환해‘거짓 정보를 만들어 사회 질서를 심각하게 어지럽혔다’는 훈계서에 서명을 하게 했다. 한 달 후 신종코로나가 급속도로 전파하자 중국 당국은 뒤늦게 리 박사에게 사과했다. 리 박사의 사연이 SNS에 공개되면서 그는 괴담 유포자에서‘우한의 영웅’이 되었다. 이후에도 리 박사는 신종코로나에 감염된 환자를 진료하다 신종코로나에 걸려 끝내 숨졌다. 이 사례에서 보듯이, 중국 정부가 코로나 바이러스19 위험 요인을 은폐하려 하지 않았다면, 국제 사회는 중국 우한시의 적절한 방식으로 바이러스의 확산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 달 후에 게재된 한 온라인 게시물은 대법원이 우한 당국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대법원의 문제 제기는 처벌 받은 의료진을 옹호하는 내용으로 보도했다. 중국은 세계보건기구에 국제적 보건 비상사태 선포를 막고자 적극적인 로비 활동을 펼쳐오면서, 바이러스 발생의 심각성을 정부 최고위층에서 은폐하려고 했음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지금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에 대응하는 방식은 수백만 명의 인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에 그 심각성이 있다.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은 건강권이다. 세계인권선언이나 사회 규약권은“누구나 성취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을 누릴 권리”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인종차별철폐나 아동권리에 관한 협약 등 많은 곳에서 건강권을 언급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35조와 36조에도 건강에 대한 권리를 다루고 있고, 보건의료기본법은 모든 국민이“자신의 가족의 건강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지며, 부당하게 그 권리를 침해받지 않아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건강을 단순히 질병이나 불구가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well-being)한 상태“로 정의한다. 이것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상태이기도 하다. 최근 이외에도 코로나 바이러스 19로 인해 침해 받을 수 있는 권리는 도처에 널려 있다. 코로나바이러스19로 인한 인권침해와 건강권의 침해는 공중 보건 비상사태 대응을 저해하고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데에 그 심각성이 있다. 예컨대 최근 대한항공을 비롯한 항공사들은 각종 감염병의 최일선에 있는 항공 노동자의 감염 문제와 건강권에 대한 그 어떤 대책 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객실 승무원의 경우 밀폐된 공간에서 근무하는 특수한 환경으로 인해 중국 우한발 폐렴뿐만 아니라 각종 전염병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이는 승객의 안전과 건강도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게 부상하면서 중국 노선뿐 아니라 모든 항공편·공항에서 근무하는 객실승무원·현장 노동자(운송직원·객실정비사·청소노동자)에게 보호장구 착용을 의무화하도록 요구한 바 있다. 


  지난 2월 25일“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 단체연합(이하 보건연합)”이 최근 불거진 코로나 19 확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성명서는 눈여겨 볼만하다. 보건연합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인권 차별·배제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부실한 공공의료와 병상 및 인력문제, 인권 차별 및 배제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나게 됐다는 사실이다. 보건연합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으로 인해 수면위로 드러나게 된 인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첫째, 정신장애인 및 정신질환자 등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 보장, 둘째, 근거 없이 계속되는 중국인 차별이나 중국동포에 대한 혐오와 배제 중지, 셋째, 감염자와 특정 집단에 대한 비난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에 적극 지지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31번 확진자 이후 우리 사회에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혐오표현은 SNS를 통해 특정집단을 병적이고 열등한 존재로 낙인찍는 부정적 관념과 편견에서 비롯되어 차별을 조장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 


 따라서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사투(死鬪)가 검열, 차별, 혐오, 임의 구금과 인권침해를 동반해서는 더욱 안 될 것이다. 특정 집단이나 특정 민족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아니라 인류애와 연대를 통해 어려운 이 난관을 세계시민의 정신으로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결국 혐오표현은 현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대해 합리적인 대처방안을 늦출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대상 집단이나 특정 민족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거나 증오와 혐오를 선동하는 것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시급히 중단해야만 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