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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배재대 교수), 장수명(한국교원대 교수), 좌세준(변호사), 양해림(충남대 교수), 강수돌(고려대 교수), 심규상(오마이뉴스 기자), 장원순(공주교대 교수)님이 돌아가며 2주에 한 번씩 인권현안에 대해 기고를 하는 전문가 칼럼입니다.

10년간 검증한 4대강 가짜뉴스

작성자대전충남인권연대 작성일19-05-28 12:58  |  239 읽음


글_김종술(오마이뉴스 기자)



“여러분, 웃지 말고 이번엔 제대로 합시다. 인상 쓰지도 말고 화끈하게 외쳐봅시다. 아니, TV조선은 아까 왔는데, MBC는 왜 이리 늦었어요? KBS는 이제 왔네요. 자... 이제 한번 해봅시다. ‘대책 없는 환경부는 각성하라’ ‘공주보 철거 결사 반대한다’. 기자님들, 이젠 됐지요? 조금만 있다가 다시 할게요.”


지난 2월 26일 충남 공주보 사업소 2층 회의실에서 ‘공주보 민관협의체 3차 회의’가 열리던 시각, 바깥에서는 500여 명의 농민과 주민들이 ‘공주보 철거 반대’라고 적힌 붉은 머리띠를 두르고 집회를 열었다. 사물놀이패도 등장했다. 대형 트럭 위에 오른 사회자는 방송사 카메라 기자들의 요구에 응하면서 구호를 외쳤다. 그는 막간을 이용해 뽕짝도 불렀다.


트럭 뒤쪽에는 ‘물 없는 유네스코 관광도시 웬말이냐’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바르게살기운동 공주시협의회는 집회장 옆쪽에 ‘공주보 철거하면 관광수입 누가 보장해주나’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든 피켓에는 ‘가뭄 대책 없는 공주보 철거 반대한다’, ‘교통대책 없는 공주보 철거 반대’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지난 2월 22일 4대강사업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발표한 ‘금강과 영산강의 보 처리 방안’을 발표했다. 세종보 해체, 공주보 공도교 유지 수문만 부분해체, 백제보 상시개방, 영산강 죽산보 해체, 승천보 상시개방 발표 후 확인되지 않는 유언비어가 떠돌면서 가짜뉴스가 퍼져나갔다. 


정부 발표 후 정진석 지역구 의원은 나경원 원내대표와 황교안 당대표를 비롯해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공주와 세종으로 불러 들렸다. 이에 동조하는 일부 주민들은 공주보철거반대투쟁위원회라는 조직을 결성하고 지역의 토호세력인 관변단체를 끌어들여 몸짓을 키웠다. 이 들이 보 철거를 반대하는 주장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짚어보고자 한다. 


[가짜뉴스] 현수막 수백 장 나붙어 

 

우선 ‘공주보 물을 예당저수지까지 공급한다’는 주장, 이는 사실이 아니다. 백제양수장에서 예당저수지로 공급하는 도수로는 2016년 충남 서북부에 42년 만에 가뭄이 발생하여 재난 상태에 따른 가뭄에 대처하고자 긴급하게 만들었다. 강물을 취수하는 곳은 공주보 3km 하류에 있다. 공주보 수문 해체와 전혀 무관한 장소다. 철거 반대 투쟁위의 말처럼 도수로 공급을 위한다면 공주보가 아닌 백제보 개방을 반대해야 한다.


‘공주보 공도교는 하루 5000여 대가 통행하는 간선도로로 긴급을 요하는 소방차, 구급차, 경찰차가 이용하지 못하면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골드 타임을 지킬 수 없다’는 주장도 대표적인 사실 왜곡이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는 이번에 공주보의 부분 해체 방안을 제안했다. 수문만 해체하고 공도교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공주보는 2010년 착공해 2012년 준공했다. 공주보 공도교는 유지관리 차량이 다니는 다리다. 당시 공주시가 도로 사용을 요청하고 이명박 정부가 수용해서 차량이 다니고 있다. 하지만 2년 만에 해치운 공사로 인해 준공 초기부터 보의 누수, 세굴, 공도교 콘크리트 깨짐 현상 등 부실시공 문제가 불거졌다. 많은 차량이 다니기 때문에 안전 문제까지 발생했다. 공주보 공도교의 안전성 논란에도 기획위원회가 공도교를 살리는 방안을 제시한 것은 주민 불편을 덜기 위한 고육지책 성격이 강하다. 이런데도 철거 반대 투쟁위는 공주보가 통째로 해체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반대 집회에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공산성 앞에 물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강은 갈수기에 모래톱이 생기고 여울이 발달한다. 드러난 모래톱에서 새들과 생물이 살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공주보 담수 후 공산성 앞 강물엔 매일같이 죽은 물고기가 떠다녔다. 여름이면 녹조가 창궐하여 악취까지 진동했다.


공산성 앞 둔치공원을 찾는 시민들은 여름이면 악취에 따른 민원을 제기했고, 공주시는 차량을 이용해 방역을 했다. 공주보 개방 후 강물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모래톱이 생겨나고 물고기가 돌아왔다. 왜가리 백로, 물떼새와 흰꼬리수리, 독수리 등 맹금류까지 찾고 있다. 이를 즐기는 공주시민도 많다. 특히 최근에는 세종보 인근에서 우리나라 고유종인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인 흰수마자가 발견되기도 했다. 


‘유엔이 지정한 물 부족국가’라는 거짓 주장도 제기됐다. UN은 ‘한국이 물 부족국가’라고 지정하기는커녕 이러한 개념을 사용한 적조차 없다. 이 말은 4대강 사업에 찬동했던 학자와 이명박 정부가 했던 말인데, UN이 아니라 미국의 한 사설 인구연구소(PAI, Population Action Institute)가 인구 폭발을 경고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다.


PAI의 분류는 ‘인구 증가에 따라 줄어드는 1인당 이용 가능한 물, 국토, 에너지양 등’을 표시한 단순 지표일 뿐이다. 오히려 유네스코 등 유엔 기구들이 주도한 세계 물 포럼에서 발표한 각국의 물 빈곤지수(WPI, World Poverty Index)에 따르면, 한국의 물 사정은 비교적 양호했다(2006년, 147개국 중 4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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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물 부족


‘물 부족 대책 없는 공주보 철거는 우리 농민 다 죽인다’

‘농사 지을 물도 없고, 가축 먹일 물도 없다’

 

한때 공주지역을 도배한 현수막이다. 자유한국당과 단체에서 내건 것이다. 공주 시민들은 매일 거리를 오가며 이 섬뜩한 문구를 보았다. 자유한국당뿐만 아니라 일부 언론도 현수막 글귀처럼 공주보를 부분 철거하면 농업용수가 고갈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과장되거나 실제 사실과는 달랐다.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공주지역 농가를 현장 취재하면서 직접 확인했다.

 

공주보 부분해체를 반대하는 단체는 첫 번째로 공주시 우성면의 상서뜰의 문제를 지적했다. 대형 축사와 마늘 경작이 이루어지는 이곳에 공주보 수문개방으로 농업용수 부족으로 밭농사도 짓지 못하고 지하수가 부족하고 가축먹일 물도 없다고 했다. 이들은 축사에서 사용하는 지하수는 30~50m 깊이에서 퍼 올린 중형 관정이라고 했다. 


“이건 8m 깊이에서 퍼올리는 지하수입니다.”


상서뜰에서 만난 한 농민의 말이다. 그는 지하수를 뽑아 마늘밭에 물을 주고 있었다. 공주보를 해체하면 지하수가 고갈될 것이라는 우성면 이장단의 주장과는 달리 이곳은 지하수로 농업용수를 사용하는 데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공주보 수문은 2018년 3월부터 활짝 열렸고, 공주보를 부분 해체한다고 해도 수위는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상서뜰을 취재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공사장은 농지에 쌓인 모래를 준설하는 현장이다. 물이 너무 많아서 이를 퍼올리는 데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곳은 우성면 이장단이 35m 깊이로 판 중형 관정의 물이 고갈되고 있다고 주장한 지역과 인접한 곳이다. 하지만 3~4m 정도 파내려간 공사 현장에도 물이 가득 찬 것을 볼 때 이곳 역시 공주보가 없어도 지하수 고갈을 염려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사실 공주보 개방으로 지하수위가 떨어지고 있다는 우성면 이장단의 주장은 처음부터 앞뒤가 맞지 않았다. 우성면은 유구천에 휘돌아가는 곳이고 공주보 아래쪽에 있다. 따라서 이곳은 유구천의 영향권 아래 있으며, 공주보의 수위에 영향을 받기 보다는 하류에 위치한 백제보의 영향권에 있다.


특히 지난해 1월 세종보가 열렸고, 3월부터 공주보도 전면 개방했다. 농업용수와 지하수 고갈이 진행됐다면 이때부터 문제가 발생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장단은 지난해 수문을 전면 개방한 뒤 단 한 건의 민원도 제기하지 않았다. 지하수 전문가들은 수문이 개방되고 1~2달 안에 지하수 고갈 등 모든 피해가 발생한다고 한다. 이는 과학적 검증이다.  


이들은 첫 번째 지역이 검증되자 다른 지역을 선택했다. 공주시 우성면 목천리 오이농가의 비닐하우스 지하수가 부족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 그러나 이 지역은 금강에서 직선거리로 5km정도 떨어진 곳이다. 금강보다 높은 곳으로 물이 거꾸로 흐르지 않는 이상 주민들이 주장하는 논리는 맞지 않다. 주민들의 주장처럼 금강의 지하수가 이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넓은 평야와 암반이 깔린 바위 층을 뚫고 역류해야 한다. 


하지만, 이곳도 검증해 보았다. 최근 금강을 다녀간 MBC PD수첩과 동행하여 찾아간 농가에서는 오이가 자라고 있는 시설하우스로 안내했다. 공주보 개방 이후 지하수가 부족해서 수막재배가 어려워지고 난방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육안으로 보기에도 비닐하우스 안에 오이들의 성장에는 문제가 없었다. 지하수를 사용한다는 관정을 틀자 쏟아져 나온 물이 카메라에 튀길 정도였다. 그래도 이들은 물이 부족하다는 거짓 논리를 굽히지 않았다.


하나를 검증하면 또 다른 곳에 물이 부족하다는 식으로 여론을 몰고 갔다. 대표적인 곳이 조선>에서 보도한 쌍신동 파농가다. 기자가 공주 쌍신동 마을회관 옆 비닐하우스를 찾았을 때에도 대파 밭은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조선>은 당시 기사에서 비닐하우스 주인 김아무개(57)씨의 말을 인용했다. “지난해 3월 보 개방 이후 지하수가 말라 물을 대지 못해 두 달 만에 대파가 말라 죽었다”는 것이다. 그는 기자를 만나서도 <조선>에 했던 말과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주장과는 다르게 이 지역의 몇몇 비닐하우스들은 농사를 짓고 있었다. 지하수를 퍼올려 농사를 짓는 곳과 인근을 지나는 수로에서 물을 공급받고 있었다. 그리고 확인결과 지난해 4월 수확 후 농사를 짓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됐다.


[가짜뉴스] “대통령 위에 있는 기자”?


지난달 19일 공주보철거반대투쟁위원회 홍보위원장이 법정 구속됐다. 석산 개발업체에서 1억1000만 원을 갈취하고 추가로 돈을 더 요구하다가 업체로부터 고발당해 ‘공갈’혐의로 구속된 것이다. 참고로 홍보위원장은 농사를 짓지 않는 석산 브로커다. 


홍보위원장의 구속은 공주보와 관련은 없다. 다만 구속 하루 전날 황교안 대표가 공주보를 방문한 자리에서 홍보위원장이 주민의 대표로 나서 PD수첩과 함께 이날 간담회를 취재하던 기자를 대놓고 비판하는 데 발언 시간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잠깐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나는 가짜뉴스를 진절머리 나게 겪은 사람이다. 이 자리가 만들어지기 전에 가짜뉴스를 만들어 낸 원흉(김종술 기자를 지칭)을 내보내고 이런 기자회견을 가지려고 했다.(중략) 기자라는 사람이 우리 눈과 귀가 되어야 하는데, 그 기자가 똥오줌 못 가리고 아무데나 다 참석한다. 기자는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줘야 하는데, 기자 자격이 없다. 저는 대통령보다도 더 높은 사람이 대한민국 기자라고 생각하고 언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대통령 위에 군림하는 기자가 그 자리에 딱 버티고 그러면 내가 속상하다.”


이날 공주보 앞에서 황교안 대표는 홍보위원장을 불러 자신의 옆자리에 세울 정도로 각별하게 챙겼다. 황 대표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정책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정치로 풀려고 하니까 일이 이렇게 어려워지고 좋은 방향이 아니라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면서 공주보 가짜뉴스를 검증한 “MBC PD수첩 보도 때문에 더 속을 썩이고 계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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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재자연화를 위한 금강 처리방안 발표가 이루어지고 공주보가 철거된다, 지하수가 부족해 농사도 가축도 키울 수 없다, 농업용수가 부족하다는 등등 가짜뉴스가 판을 쳤다. PD수첩은 한 달 반 동안 공주 지역의 가짜 뉴스를 팩트 체크했고, 기자는 지난 10년간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퍼트린 가짜뉴스를 검증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은 가짜뉴스를 생산하지도, 농민들을 조정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누가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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